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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Culture Review

[콘서트] 쎄시봉(C'est si bon)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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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4.
대구 EXCO


작년부터 쉴새 없이 휘몰아치는 열풍의 주인공, '쎄시봉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잔잔한 호수에 던진 조약돌이 몇 번의 튀어 멀리 날아가듯 잊혀진 듯 보였던 그 옛날 쎄시봉 친구들이 생각지도 못한 큰 물결이 되어 대중 앞에 서게 되었다. 아~ 얼마만의 콘서트던가. 한동안 뮤지컬에 심취했었던 터라 2년 전 이은미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음악공연과 조금 멀어진 듯 해 보였는데 모처럼만의 좋은 기회로 다시 다가갔다.

예상치 못했던 쎄시봉의 열풍으로 각종 매스컴에서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부단히 뛰어 다니고 있다. 내가 보았던 공연에서도 중앙지 중 한 곳에서 취재를 왔다. 그리고 오늘 아침 신문에 커다랗게 나왔다. 이유야 뭐 여러가지 아니겠는가. 분석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공연장을 찾은 나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을지 상상도 못했다. 나도 처음에는 어머니께 끊어드린다고 시작한 것이 어찌하다보니 나도, 동생도 함께가게 되었는데,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이 콘서트를 위해 이렇게 많이 찾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5400여개의 관객석에 머리가 히끗히끗한 분들이 앉아계신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고, 지금까지의 많은 공연 중에서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한켠으론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까지 10대, 20대의 전유물인 것처럼 느껴졌던 공연문화가 좀 더 확장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노년기에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조금씩 생겨나는 것 같아서이다(개인적으로 복지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문화복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화를 어떻게 개념화하느냐에 따라 의견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좀더 넓은 의미에서)...). 또 각기 다른 연령대가 모여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는 것도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 생각한다.

쎄시봉 콘서트의 백미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개성있는 목소리와 노련한 창법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다른 많은 것들이 쎄시봉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똑같은 노래를 들어도 그건 똑같은 이야기도, 똑같은 노래도 아닌 늘 신선함으로 다가오게 된다. '야~ 니가 쎄시봉을 즐기기엔 너무한 것 아니냐? 아직은 아니지...'라고 한 사람도 있지만 노래를 즐기고 함께 어울리는데 나이가 무슨 필요가 있나. 이런 공연들이 자주자주 열렸으면 하는 바램이 커진다. 내가 늘 습관처럼 말하던 '요즘 노래에는 철학이 없어!'라는 말이 쏙~ 들어갈 만큼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듣고, 함께 즐기고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

나이가 들어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고, 그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그들 쎄시봉은 너무나 행복한 사람들이다. 과연 나도 그들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내 친구들과 그렇게 웃으며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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