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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은 여러개의 건물을 이어 시대적 또는 예술적 조류에 따라 분리하여 콜렉션(24개의 박물관)을 만들었다. 길을 찾다가 제일 먼저 들어서게 된 이집트 박물관에는 기원전 2400년 이집트 무덤에서 찾아낸 벽화 부조(입체도 아닌 것이, 입체가 아닌 것도 아닌 것이...)와 미이라(죽음의 서도 있다), 대리석 조각상, 도자기와 같은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피나코테카 입구>
다시 나와서 오디어 가이드가 시작하는 지점인 피나코테카로 찾아갔다. 그래야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피나코테카는 회회관으로 15세기~19세기의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가득하다.
<성 제롬-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 빈치의 미완성작 [성 제롬]은 발에 박힌 가시때문에 힘들어하는 사자의 가시를 빼주고 친구가 된 것을 그렸다. 제노 성인은 히브리어로 된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이 들 때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돌로 자신의 가슴을 때렸다고 한다. 피골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그림이 인상적이고, 절망적이기까지 한 모습이 그의 고뇌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이 그림은 다 빈치의 그림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발견되었는데 발견된 당시 2부분으로 갈라져 하나는 골동품 상점의 장식장 문으로, 하나는 구둣방의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에 있는 유일한 다 빈치의 작품이며, 세상에 없을뻔한 그런 그림이다. 참고로, 바티칸 박물관은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단, 시스티나 경당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찬찬히 피나코데카의 작품들을 관람하시기를...
라파엘로의 마지막 작품으로 꼽히는 그리스도의 변모는 보는 순간 놀라움으로 뛰어가게 만든 작품이다. 은은하게 번져나가는 색감과 부드럽게 마무리된 그림이 나를 빨아당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지막 작품이라 하지만 그가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미완의 작품이었다가 그의 제자들이 마무리한 그림이다. 라파엘로 관의 머리맡에 놓여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겼단다. 그 스승의 그 제자들이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든 환상적인 조합의 작품이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벤젤피터>
에덴동산을 표현하고 있는데 오른쪽 나무 기둥에 있는 아담과 이브를 중심으로 가까이에 있는 동물들은 인간과 가까운 동물, 거리가 멀어질 수록 인간과의 거리가 먼 동물을 표현하고 있다.
<바티칸 우체국>
자체 우표를 발행하면서 세계 각국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국이다. 이 작은 나라에 우체국이 두 군데나 있다. 바티칸 박물관 내에 하나, 베드로 광장 왼편에 하나. 여행의 추억을 그대로 친구에게,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바티칸 우체국을 찾고 있다. 바티칸 소인이 찍힌 우편물이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수신인에게 전달된단다. 아~ 나도 한통 보내고 올 걸 그랬나?
<벨베데레의 안뜰>
8각형으로 만들어진 작은 정원으로 벨베데레, 즉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말이다. 벽쪽으로 여러 개의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고대 그리스 조각을 고대 로마인들이 따라 만든 모사품이라 한다. 모사품이라 해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서 부터는 어느 새 박물관을 가득채운 사람들이 곳곳마다 자리하고 있다. 어떤 곳은 출근길 지하철역처럼 인파에 떠밀려 다녀야 해서 제대로 된 관람을 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역시... 유럽의 박물관 구경은 겨울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름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겨울에도 많을라나? ㅎㅎ
<페르세우스의 메두사>
<라오쿤군상, 아폴로, 다이아나여신상(다산의 여신)>
<네로 욕장>
네로 황제가 목욕을 했다는 욕조다.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생각보다 깊이는 얕다. 이 위로 올라갈 때 노예의 등을 밟고 올라가 욕장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다시 나왔단다. 네로의 궁전에서 발견되었다 한다. 뒤에 보이는 청동 조각상은 헤라클레스이다.
<천연 대리석 바닥재>
네로 황제의 욕장이 있는 컬렉션에는 헤레나 황후(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모친)의 석관과 그녀 딸의 석관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로마시대에는 모든 것을 크게 만들었나 보다. 당시 사람들의 신장은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텐데 상당히 큰 석관이다. 이 보다 더 놀라운 것은 바닥에 천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장식재이다.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장식재인데 돌에 색을 입힌 것이 아니라 대리석 자체가 가진 색 그대로 쓴 것이라 한다. 대리석이라 하면 하얀색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붉은색, 분홍색, 파란색, 녹색....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색들이 존재한다. 바닥재를 이렇게 화려하게 해 놓는다니 그들의 예술성이란...
<지도의 방>
16세기의 이탈리아 지도를 벽화로 그려놓은 곳이다. 40여 개의 지도가 전시되어 있는데 지도가 지금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만큼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이탈리아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을 표시하기 위해서 그린 것들이 많단다. 산등성이도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 걸 보니 구글어스로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걸 어떻게 그렸을까... 우리나라 대동여지도보다 100년 정도 먼저 만들어진 지도이다.
<교황의 화장대>
상당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장대인데 교황님의 화장대라고 한다. 교황님이 왜 화장대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여튼 너무 아름다워 가지고 오고 싶은 마음이... ㅎㅎ
<공개하지 않은 어느 전시관>
바티칸 박물관의 소장품은 너무 방대하여 한번에 모두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공개한다고 해도 다 볼 수도 없겠지만... 그래서 출입통제를 해 놓은 곳이다. 한번 다녀온 박물관은 다시 갈 일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바꿔가며 공개한다면 갈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는 행운도 있겠다. 저 전시관 한 가운데 혼자 서서 구경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바티칸 박물관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가치있는 소장품들이 많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바티칸이라는 특별함과 건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장엄함 때문이기도 하단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복도 한 곳 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 없고, 화려한 벽화들과 장식들로 우리나라에서 특별전을 한다고 해도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일게다.
바티칸 박물관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가치있는 소장품들이 많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바티칸이라는 특별함과 건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장엄함 때문이기도 하단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복도 한 곳 빈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 없고, 화려한 벽화들과 장식들로 우리나라에서 특별전을 한다고 해도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일게다.
<시스티나 경당의 천정화>
바티칸 박물관 관람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시스티나 경당이지만 콩나물 시루같이 빡빡하게 들어찬 사람들의 모습과 조명도 없는 어두 컴컴한 예배당의 모습이 처음부터 감동을 주진 못했다. 경당을 들어서는 순간 정복을 입은 관리인들이 카메라를 끄라고 하고, 나 같은 DSLR을 가진 사람들은 가방에 넣어야지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지라 가방을 풀고 넣고 하는 상황이 너무 번거롭고 조금은 짜증이 났다. 속으로 '난 안찍는다고...'라고 소리쳤지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을테니 혼잣말에 불과할 뿐이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 조금 지나니 천정화의 색이 조금씩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정가운데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니 목이 부러질 것만 같다. 그렇다고 바닥에 주저앉지도 못하고(시스티나 경당에선 바닥에 아무렇게 주저앉거나 소리지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두리번 두리번 하다가 벽쪽에 마련된 의자에 한 무리의 단체 관광객이 일어서 나간다. 재빨리 그 자리에 앉아 조금 쉬어가자 생각했는데, 이만하면 됐다하여 일어서니 이곳에서만 1시간이 넘게 앉아 있었다. 의자에 기대 하늘을 쳐다보면 볼 수록 미켈란젤로의 천정화가 두드러져 튀어나오는 것만 같고, 갑자기 마음에서 감동이 물결치며 눈물까지 나오려 한다. 아마 이런 것을 보고 울컥한다고 하겠지. 이런 걸 보고 어떻게 그냥 일어설 수가 있을까. 어차피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면 확실하게 마음에 담아놓자고 생각하고 부담 팍~ 내려놓고 앉아 있었다. 나의 옆에, 앞에 있는 사람들이 가방 속에 카메라를 놓고 셔터를 눌러대는 바람에 약간의 방해가 되긴 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 나도 슬쩍 웃고 만다. 살짝 충동이 일기도 했지만 '안돼!' ㅎㅎ 한 작가가 눈이 머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자신의 혼을 담아 만들어낸 위대한 예술품은 보면 볼 수록 그 위대함이 강렬하고도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은은하게 번지는 감동이 있다면 미켈란 젤로의 천장화는 강하게 무르익는 감동(복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너무 진한 색으로 어떤 사람들은 '베네통 미켈란젤로'라고 하기도 한단다)을 준다. 그래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약속시간이 다가와 하는 수 없이 발길을 옮긴다. 원래 모두 나체로 그려졌다는 그림은 교황의 불호령으로 옷을 입게 되었다는 일화를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참고로 시스티나 경당은 미켈란젤로의 벽화도 있지만 세계 추기경단의 회의가 이곳에서 열린다는데 의미가 있고, 또한 새로운 교황 선출시 추기경단이 모여 이곳에서 선거를 하게 된다. 지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 지금의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이 선출되었을 때에도 '콘클라베'라고 불리는 추기경단의 선거가 이곳에서 열렸다.
(위 사진의 출처가 된 책.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을 모아 놓은 책으로 상당히 볼만하다.)
<박물관 로비>
오후 4시가 넘어가는데 아직까지 입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짧은시간에 박물관 관람을 하려면 상당히 조바심 나겠다. 가장 보고 싶었던 바티칸 도서관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바티칸 도서관은 수리로 통제되었다가 작년 10월인가 다시 재오픈했다고 한다) 다음번엔 꼭 보리라 다짐하고 베드로 대성당을 향해 간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러 간다. ^^
여긴 없지만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도 빼놓지 말고 보고 돌아오세요. 교과서에서 만난 그림을 본다는 감동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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