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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프랑스(France)

[파리] 진정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곳 튈르리 정원(jardin des Tull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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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정원>

루브르 박물관은 휴관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하기야... 나도 휴관일인줄 알면서도 이곳을 찾지 않았는가. 파리 시민들에게 루브르 박물관은 유물들을 모아놓은 그냥 박물관이 아닌듯 보였다. 그들의 모습에서 나도 평화를 느낀다.



다시봐도 거대한 루브르의 모습이다. 낮게 떠있는 구름들도 잘 어울리고... 그냥 슬슬~ 걸어다녀도 기분 좋은 날이다.


<카루젤 개선문>

약간 무지한 말이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파리에 개선문이 두개인줄 몰랐었다. 그래서 카루젤 개선문을 처음 보았을 때 '명성에 비해서는 좀 작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신개선문까지 해서 파리엔 총 3개의 개선문이 있단다. 그것도 일직선상으로 쭈욱~. 1808년에 카루젤 개선문이 처음 만들어졌고, 신개선문은 1989년에 만들어졌으니 거의 200년이라는 시간의 거리가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투알 개선문에 비하면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풍긴다고들 하는데 약간의 핑크빛이 여성스러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카루젤 개선문]

나폴레옹 1세가 1808년(1806년 착공) 아우스테리츠 전투의 승리후 당시 전승을 기념해서 만든 것으로 로마에 있는 개선문을 본딴 것이라 한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나폴레옹 동상도 함께 세워졌지만 나폴레옹은 개선문이 프랑스군 전체를 상징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동상을 철거하게 했다고 한다. 지금은 늠름한 병사의 모습과 여신상이 개선문의 가장 위쪽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렇다고 나폴레옹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부조 조각들 한가운데에서 나폴레옹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무수한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나폴레옹은 많은 전리품들을 가져왔는데 베니스 생 마르크 사원에서 훔쳐온 검투사 조각상이 이곳에 장식되어 있다. 높이가 15m정도 밖에 안되서 나폴레옹도 많은 실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투알 개선문을 만들게 된다.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 개선문과 오벨리스크>

카루젤 개선문과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에투알 개선문, 신개선문까지 파리시내를 관통하여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 그 모습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대하고 멋들어진다. 내게 파리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곳을 꼽으라 한다면 두말 않고 이곳을 꼽을 것이다. 이 일직선상의 거리 안에 들어있는 많은 풍경들 또한 파리를 상징하는 모습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튈르리 정원>

개선문을 넘어서면 파리시민들의 안식처 튈르리 정원이 나온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카펫 한장이 깔려 '이곳에 누워보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위에 누워있는 사람들의 모습 덕분에 내 마음도 확~ 풀어진다. 지금까지 봤었던 거대함과 화려함이 아닌 파리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돌아온 뒤 1년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이 이곳에서 봤었던 모습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휴식과 일광욕을 즐기던 그들의 모습과 약간의 햇빛에도 노출되기 싫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조각으로 감고다니는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되니 자꾸만 혼자서 실실 웃게 된다. 여기 누워버리면 모든 일정을 포기해야할 것 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쉽진 않을 것 같다.

프랑스혁명 때 도망가던 루이 16세와 그 가족들이 잡힌 곳이 이 곳이라 하니 그들은 지금의 평온한 모습을 상상도 못했겠지. 아니, 어쩌면 자신들이 이곳에서 그리 쫓기게 될줄 몰랐겠지. 온전한 자기들의 영토에서...




아~ 여기 김밥싸가지고 와서 앉아서 먹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갑자기 다른 곳에 있을 일행들이 생각난다. 함께했다면 좀 더 이 느낌을 잘 즐길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아~ 저멀리 에펠탑도 보이고... 이곳의 풍경, 너무 멋지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웅성되며 둘러싸인 곳이 있다. 가까이 가보니 한 아저씨가 새와 함께 놀고(?) 있다. 많은 참새들이 그 아저씨의 손 위에서 날았다, 앉았다를 번갈아가며 움직이고 있고,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함성과 함께 뚫어질 듯 쳐다보고 있다. 동물과는 그리 친한 편이 못되서 나는 멀찌감치서 바라볼 뿐이다.

<오벨리스크와 개선문>

장대한 개선문과 오벨리스크가 점점 내게 다가온다. 그 모습을 좀 더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인가, 주변의 조각상들도 개선문을 향해 정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정말 여기서 멈쳐버리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조각상들>

콩코드 광장 가까이로 갈수록 조각공원인가 싶을 정도로 조각상들이 많아진다.

<음수대>

휴식을 취하다 목이 마르면 여기서 물을 마실 수 있다. 음수대 모습마저 색달라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손을 씻을 수도 있고, 발을 씻을 수도 있다.

 
<휴식>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각종 모양의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다. 앉을 수도 있고, 두개를 붙이면 살짝 누울 수도 있다. 맘같아선 저 의자 집까지 들고 오고 싶었다. ㅎㅎ 저들과 똑같이 흉내내어 보겠다고 의자 두개를 붙여놓고 누웠는데 나도 모르게 이곳에서 1시간 가까운 시간을 보내버렸다. 살짝 불어오는 바람이 완전한 휴식으로 나를 데리고 가버렸다.



지친 내 두 다리도 이쯤에서 한번 쉬어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다녔으니 이 정도 휴식은 누릴만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불쌍한 내 다리... 고지식한 주인을 만나서 여행때 마다 이렇게 고생이다. 그래도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고 불평하지 않고 견뎌내는 튼튼한 내 다리가 대견하다. 내가 이렇게 좋은 것들을 보며 즐길 수 있는건 다 네 덕분이야! ^^


약속시간이 다가와 나도 이제 일행을 만나러 간다. 여행은 함께해야 하는 것임을 마음 깊이 담고.
콩코드광장 입구에는 유료 화장실이 있다. 무료인데도 무쟈게 깨끗한 일본 화장실과 엄청나게 비교된다. 화장실은 일본이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시골 어디를 가도 누워도 될 만큼 깨끗하니 말이다(물론 내가 본 곳에 비교해서 하는 말이니 혹시 더 깨끗한 곳을 보시는 분이 있으시면 신고해주시길... ^^). 화장실 사용만 좀 편했어도 다시없을 곳으로 꼽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렇게 멋진 곳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어 자꾸 가슴만 친다. 정말이지 멋진 이곳으로 꼭 한번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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