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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프랑스(France)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맥도날드 햄버거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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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거리 초입>

드디어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섰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 학교를 졸업하고 조교생활을 할 때 함께 있는 후배 중 하나가 불어를 전공했는데 기분이 좋을 때마다 이 노래를 불렀다. 그때마다 우린 약간의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어떤 때엔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 샹젤리제에 내가 서 있구나. 왠지 여기에선 꼭 그 노래를 불러야만 할 것 같다. 오~ 샹젤리제~~♬

<샹젤리제를 걷고 있던 아랍 여성들>

그녀들의 분위기와 이곳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돌아오고 나서 보는 이 사진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 유럽땅을 밟았던 2007년 여행, 비엔나에서 엄청나게 많은 아랍 여성들을 만났다. 우리 동네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라 너무나 신기하고 재밌기도 했다. 단순히 그들과 내가 다르다는 생각에서만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있었던 히잡 내지는 차도르에 대한 논란이 내게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2004년 프랑스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2006년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령이 제정되었다. 그런데 여성을 억압하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인식되던 히잡과 차도르를 금지하는 법령이 제정되었을 때 이를 반대하며 사회로 나온 사람들은 다름아닌 아랍의 여성들이었다. 너무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그들의 주장은 자신들이 히잡을 쓰는 이유가 종교적 신념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희생양이라 생각했던 아랍권의 여성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여성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말이다. 원래 100%라는건 있을 수 없으니까. 특히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뭐 잘은 모르겠지만 히잡을 쓰는 것이 타인이 아닌 그녀들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 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남성들이 정한 제도에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그러면서 여러가지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일테니까.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다양성과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프랑스에서 왜 히잡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일까? 그 이면에는 어떤 의미가 깔려있는지 궁금하다.

너무 깊이 들어가버렸나? 이젠 샹젤리제 거리를 둘러봐야겠다.

<아가타 매장>

<밥집? 술집?>

붉은색 조명에 끌렸다. ㅎㅎ 이상하게 요즘 빨간색에 자꾸 끌린단 말이지. 나이가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두만 자꾸 나이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ㅠ.ㅠ

<디즈니샵>

샹젤리제 거리에서 나름 인기있다는 디즈니샵이다. 디즈니가 가진 기본적인 인기가 있어서인지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예전엔 이곳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한 적도 있다는데 한국영화 포스터는 볼 수 없었다. 근데 다른 영화관에서는 봤다는... ^^

<퀵버거>

맥도날드와 버금가는 햄버거 집이다. 파리에선 맥도날드보다 퀵버거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알고보니 퀵버거는 맥도날드와 쌍벽을 이루는 유럽발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다. 벨기에에서 생겼지만 맥도날드와 겨루기 위해 파리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다. 퀵버거를 이야기 한 이유는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같은 햄버거를 하나 더 준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너무나 알찬 정보임에 틀림없다. 식사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나왔지만 학생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지 않나.

<명품샵>

샹젤리제 거리가 유명한 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샵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곳 샹젤리제 거리에서 특이한 점은 상점마다 깍두기(?) 아저씨들이 문앞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매장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 조차 불가한 곳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삼엄하게 감시(?)할지는 몰랐는데... 이러면 괜히 주눅들잖아. -.,-

한참 걸어다녔더니 배가 고프다. 퀵버거에서 실패했으니 맥도날드로 가봐야 겠다.

<맥도날드 자동주문 시스템>

설마 샹젤리제 거리라고 해서 맥도날드 햄버거까지 터무니없이 비싸진 않겠지. 파리의 물가를 우리가 생각하는 가격으로 생각할 순 없겠지만 비싼건 사실아닌가. 내가 찾은 곳은 루즈벨트 역 근처, 지하에 위치한 맥도날드이다. 이곳도 퀵버거 못지 않게 사람이 많다. 샹젤리제에 있다고 이곳에도 깍두기 아저씨가 계신다. 한참을 줄서 있다가 옆쪽에 자동주문 시스템을 찾아냈다. 여기는 휑~하지 않은가. 왜 이곳엔 사람이 없지? 내가 먼저 한번 해봐야 겠다. ㅎㅎ 이거 신나는데!



사실 한번에 성공하지 못했다. ㅎㅎ 어떻게 해야하는지, 추가 주문은 어떻게 하는지 알지 못해서. 하지만 나름 절대 기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몇 번을 반복했다. 현지인이 보기엔 그 모습이 조금 멍청해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세트도 주문되고, 단품도 주문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서 주문하고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주문이 넘어가고 번호를 부르면 달려가 햄버거를 받아오면 된다. 한번 써보니 이거 너무 편리하다. 줄도 안 서도 되고... 용감한 사람(?)이 햄버거를 빨리 먹는다!!!

이 사진 찍는데 깍두기 아저씨가 다가와서 사진을 찍지 말란다. 금새 미안하다고 꼬리 내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괜히 반항했다가 잡혀갈까봐. 내가 산업 스파이로 보였나? ㅋㅋ


맥도날드 세트메뉴 하나 주문에 만원이 넘는다. 나름 싼걸로 주문했는데... 하긴 작년 이맘때엔 지금보다 환율이 훨씬 비쌌으니까. 비싼 햄버거 먹고 힘내서 공짜 세느강 유람선 타러 가야지. 생뚱맞게 우리동네(나라) 좋은 동네(나라)라는 생각이 마구 치솟아 오른다.


햄버거 하나 먹고나니 어둠이 샹젤리제 거리에 내려 앉았다. 저 멀리 보이는 개선문이 노을지는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내가 정신차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본 개선문이다. 다음에 파리를 찾을 땐 꼭 저 개선문 위에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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