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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한중일 크루즈(cruise)

[상하이] 예원시장에서 중국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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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시장 입구>


현대적인 화려함을 가진 와이탄을 벗어나 좀더 고전적인 중국을 만나러 간다. 이름조차도 고전스럽다. 상하이 옛거리. 통상 옛거리(old street)로 통하는 모양이다. 좁은 골목길을 돌아나오니 높이 솟은 기와집이 보인다. 우리네 기와집과는 생긴 모양이 다르다. 높은 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하늘을 향해 뽀족히 솟아오른 것도 그렇고, 화려한 색채들로 둘러싸인 것도 그렇다. 기와가 얹혀진 모양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다. 입구에서부터 북적이는 것을 보면 저 안쪽도 와이탄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가건물들>


하늘이 흐릿하니 금방이라도 뭔가가 쏟아질 것만 같은데 잘 참아주고 있다. 이곳은 예원시장, 예원상장, 상해노가 등 아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예원'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아마도 바로 옆에 중국 강남에서도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예원(豫園)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예원으로 향한다면 이곳을 지나치지 않으면 갈 수 없으니까. 어둑한 하늘이 그나마 노랗고 붉은 천에 위로를 받는다.


아주 좁은 골목을 사이로 양 옆에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오간다.

<전통건물의 스타벅스>

이렇게 예스러운 마을에 자본의 상징 스타벅스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마케팅이 이곳까지 자리잡았구나. 굳이 못들어갈 이유도 없지만서도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고 보니 우리네 인사동이 떠오른다. 물론 건물의 형태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전통 공예품이나 전통 차, 전통 음식들을 팔고 있다는 이미지 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서 인사동의 스타벅스가 떠오른다. 인사동 스타벅스는 유일하게 자국언어로 표기된 곳이라 들었다. 인사동 거리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아 허가가 나지 않았을 때 스타벅스에서 영문표기를 포기하겠다고 했고, 지금은 한글로 '스타벅스'라는 간판을 달고 한국적인 인테리어(?)로 꾸며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몇 년전 중국 자금성에 있는 스타벅스는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도 떠오른다. 중국의 전통성을 강조하는 고궁에서 외국계 커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모든 고궁내에 있는 음식점 또는 커피점을 '고궁'이라는 브랜드로 바꾸어야 한다는 결정에 따라 스타벅스는 자금성에서의 운영을 포기했다고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 인사동 스타벅스에 대해서는 찬반의 논란이 많다고 들었다. 양쪽 다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많은 근거들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나의 어설픈 생각으로 어느 한쪽이 맞다고 손 들어줄 수는 없지만 그냥 드는 생각에 '굳이 이곳이 아니어도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상점의 간판>

자신들의 전통성을 강조하면서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도 고려한 모습이 보인다. 모든 간판에는 영어로 표기되어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구곡교와 호심정>

많은 골목들을 지나 예원시장의 중심(?)으로 들어오면 구곡교(九曲橋)와 호심정(湖心亭)이 보인다. 이 두가지는 예원시장의 상징이라해도 될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 주위를 서성이고 있다. 원래 이곳은 예원에 속해있었으나 지금은 밖으로 구분되어 있다. 구곡교는 아홉번 굽어진 다리라고 해서 이름지어 진 것인데 원래 예원을 만든 반윤단의 아버지인 반은의 침실로 향하는 다리였다고 한다. 이 다리에도 재미난 이야기가 내려오는데 귀신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졌단다. 중국의 귀신은 앞으로는 걸어나갈 수 있지만 지그재그로 된 길은 뻣뻣한 시체의 특성 때문에 지나가기가 힘들단다. 그래서 이렇게 굽이지게 만들어 놓으면 귀신이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다가 못으로 빠질 수 밖에 없어서 그리 만들었단다. ㅋㅋ 아마 어렸을 때 많은 인기를 끌었던 강시가 여기서 말하는 귀신인가 보다. 귀신을 걱정할 정도였으면 뭔가 원한을 살 일을 많이 했나보다. 또 다른 말로는 이 아홉굽이의 다리가 포인트마다 각각의 다른 풍경을 담고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도 한다.

호심정은 전통 찻집인데 말 그대로 엄청난 전통이 있는 찻집이다. 1855년 창업한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차관이라고 한다.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엘리자베스 여왕도 이곳에서 차를 마시고, 클링턴 대통령도 이곳에서 차를 마시고 돌아갔단다. 아마도 오래된 역사와 인사들의 유명세를 업고 더욱 유명해졌나보다. 어떤 사람들은 예원을 둘러보는 것보다 이곳에서 차 한잔 하면서 밖을 내다보는 것이 더 좋다고도 하니 단순히 차맛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이 곳에서 꼭 사진을 한장 찍어야 한다는데 보시다시피 엄청난 인파에 밀려 사진은 꿈도 못꾸고 돌아왔다.

<남상만두점>

이곳도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꼽는 곳이다. '샤오룽바오쯔'라는 만두를 파는 곳인데 점심시간에는 1-2시간 기다리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1층에서는 간단하게 take out이 되고, 2층에서는 이곳 정취를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의 만두는 육즙이 잘 배어있어 육즙을 먼저 마시고 난 뒤 만두를 먹어야 한단다. 이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만두에 빨대를 꽂고 있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 지역 자랑거리인가 보다.

이 남상만두 우리나라에도 분점이 있단다. 서울 청계천 옆에 광화문점이라고...

<하늘을 향한 지붕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게 지붕의 모습이다. 층층이 이루어져 있는 모습도 새롭지만 우리 기와지붕이 아래로 단아하게 내려온다면 이곳의 기와지붕은 모두다 하늘로 날카롭게 치솟아 있다. 꼭 '나를 우습게 보면 이 뾰족한 지붕으로 찔러버릴테야'라고 말하는 듯이 말이다. 머털도사에서 왕질악 도사의 눈썹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곱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이 고정관념을 어쩌나...

<예원 쪽에서 바라 본 구곡교>

멀리서 보니 시야가 트인 것 같아 훨씬 보기가 좋다. 곧 있을 엑스포 준비로 이곳도 부산스러운 것 같다. 약간의 공사와 많은 사람이 정신을 빼놓아 이곳의 멋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 ■ ■ 예원시장의 상가들 ■ ■ ■






전통 공예품과 전통이 깃든 많은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일단 색채의 화려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곳도 너무나 사람들이 많아 멈춰서려 해도 인파의 물결 속에서 멈추기란 쉽지가 않다. 이곳에서 물건을 사려면 고도의 흥정 기술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서 물건의 값을 많이 부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예전 칭다오에서 시장에 들렀을 때 물건을 사는데 함께 가신 분이 3분의 1로 물건 값을 깎아 부르는게 아닌가. 설마~ 했는데 실제로는 더 깎아서 살 수 있었다는 것. 물론 그 분은 칭다오에서 사시는 분이라 물건을 파는 분이 속일 수 없었던 것 같지만 말이다. 여튼... 이곳에서도 일단 3분의 1로 깎아서 부르고 흥정이 안되면 미련없이 돌아서서 나와야 한다. 그러면 불러 세워 다시 흥정할테니까. 그땐 우위에서 흥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미련없이 돌아서지 못하고 주삣주삣하다가는 상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10분의 1로 샀다는 사람도 본 적 있다.


■ ■ ■ 예원시장 먹거리들 ■ ■ ■



군것질이나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건 너무 좋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군것질거리다. 과일을 꼬치에 꽂아 설탕물로 입힌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팔고 있던데 여기선 한번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무슨 박람회 같기도 하고... 공터에 부스를 세워놓고 일종의 건강식품처럼 보이는 것들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데 한문은 영어보다 더 취약한 상태인지라 그냥 스쳐지나갈 뿐이다.

지금부터 중국의 먹거리들의 향연. '중국은 못먹을 것이라고는 없는 곳이다'라고 많은 곳에서 중국의 다양한 먹거리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본 것들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특히 길거리 음식으로 우리동네(?)에선 보기 힘든 것들까지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즐기고 있는 중국인들 역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꼭 무슨 새같이 생겼는데 튀겨서 꼬치에 꽂아 먹는다.


위에 보이는 꽃게를 튀긴 것도 이곳에서 유명한 간식거리라 한다. 이건 한번 먹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러질 못했다. 아주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이었다. 이걸 드신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엄청나게 짜다고... 짠맛 밖에는 모르겠다고 하시네. ^^

<열심히 먹거리들을 준비하는 그녀들>



 앞에서 말한 만두이다. 육즙을 빨아먹은 뒤에 만두를 먹으면 된다. 물론 그 유명한 집의 만두는 아니지만... 저 낙지는 생으로 먹나?
 


생선도 생긴 그 모양 그대로 꼬치로 해서 먹는다. 다양한 먹거리들을 볼 수 있는 이곳이 너무 재밌다. 생각 같아선 하나하나 다 먹어보고 싶다. 물론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들의 음식문화를 폄하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음식을 먹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그 광경이 인상깊어 한번 찍어본 사진. 뭘 파나? 맛있나? 이때 엄청나게 배가 고파 더 끌렸던 것 같다. 이미 내 배는 이곳에 줄지어 서서 기다릴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같은 모습, 다른 느낌이랄까? 저녁에 보면 화려함이 극치를 이룰 것 같다. 하늘이라도 맑아주었으면 좋았으련만 아직 내 맘을 모르는가 보다.


예원과 더불어 이곳 예원시장은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시간과 때를 잘 맞춰야 한단다. 되도록이면 이른 시간이 좋을 것 같고, 주말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간 날은 슬프게도 일요일이라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은 것 같다. 정신없이 후루룩~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래도 다른 때에 왔으면 못봤을 중국인들의 여가, 군것질 등을 볼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우리가 휴일 야외로 나가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그들도 그렇게 이곳을 찾았으니 그들에게도 즐길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곳이 인적이 없이 휑했다면 아마 더 아쉬웠을 것 같다. ^^

참고) 예원시장은 옛거리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 모습을 갖춘 것은 1990년 이후라고 한다. 원래 만들어지기는 1920년~1930년 사이로 청나라와 명나라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반영했지만 많은 공사와 보수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약간의 인공미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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