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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도호쿠(東北)

[후쿠시마] 고리야마의 먹거리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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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야마 시내의 모습>

고리야마는 음악의 도시인가? 음표, 오르간 파이프, 피아노... 이런 음악을 표현하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군데군데 있으니 괜스레 덩달아 기분이 업되는 것 같다. 저녁끼니를 떼우기 위해 고리야마의 먹거리를 탐색하러 나간다. 이곳에서는 본의 아니게 먹거리 탐색이 주요 테마가 되었는데 이것도 나름 매력있는 여행의 테마인 것 같다.



보는 것 마다 모조리 먹고 싶으니 원...



고리야마는 회가 유명한 도시란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초밥이나 회를 파는 곳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물론 그것들 말고도 많은 먹거리들이 있다. 일본식 덮밥, 돈까스...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 선택권이 많아지니 그것도 새로운 고민을 만들어 낸다. 적어도 고민, 많아도 고민... 사람들은 사서 고민거리를 만드는게 확실하다.


늦은 저녁을 위해 선택한 것은 메밀소바다. 그 많은 것들 가운데서 어찌보면 너무 일상적인 것이지만 이상하게 이게 땡긴다. 사실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멋진 약속을 해두었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살짝 떼우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엔 이 메밀 소바가 제격이다.


먹고싶은 소바의 종류를 정하고, 자판기를 통해서 티켓을 구입하면 소바를 먹을 수 있다. 일본은 가까운 곳이다보니 정확한 여행자료도 많고, 곳곳마다 한글로 된 설명이 많아 처음 여행을 하는 사람도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지만 단 한가지 어려움이 있다면 음식을 주문할 때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메뉴판에는 모조리 일본어로만 쓰여져 있어 도대체 뭐가뭔지 알 수가 없다. 그림이 함께 나와 있는 메뉴판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어 그럴 땐 머리 속에서 윙~윙~ 소리가 난다. 물어볼 수도 없으니 원... 어쨌든 이번엔 동생 덕분에 어려움 하나 없이 편하게 여행한다.


우리가 선택한 덴뿌라 메밀 소바다. 사실 먹고싶은 소바는 새우와 해산물이 들어있는 것이었지만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건 안된단다. 품절... 어째 먹고싶은 것조차도 맘대로 못하나. 그래도... 너무 맛있다. ^__^


우리나라 역에서 파는 우동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쉴새없이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와서 소바를 먹고 간다. 늦은 시간인데도 우리처럼 밥을 못먹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주로 혼자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리저리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밥도 먹었는데 약속시간이 한 20분 정도 남았다. 그래서 후식을 먹으러 맥도널드로 향한다.


맥도널드에서 100엔짜리 커피를 두잔 시켜놓고 사진찍기 놀이를 한다. 동생과 둘이 다니다보면 서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정작 둘이서 함께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은 거울 보고 사진찍기이다. 여기 맥도널드는 천정이 모두 거울이라 우리가 사진찍기 놀이를 하기엔 금상첨화인 곳이다. 웃긴 사진들이 많이 나온다.

좌석이 독서실처럼 만들어져 있어 물어봤더니 이런 패스트푸드점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아 그렇게 자리를 마련해놓았단다. 자리마다 전기코드가 있어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동생도 맥도널드를 자기만의 독서실로 이용하고 있단다. 집에 있으면 자꾸만 TV를 틀게 되고, 딴짓을 하게되서 대안적인 방법으로 찾게 되었단다. 다행히 집 근처에 맥도널드가 있어 100엔 커피 한잔 시켜놓고 밤 12시까지 공부하다가 들어오곤 한단다. 어째 맘이 짠해진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런 독서실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이제 약속장소로 향한다. 이 곳이 고리야마에서 맛있기로 유명한 회집이란다. 이번엔 가지 못했지만... 다음에 이곳을 드르게 된다면 꼭 가봐야지.


우리 약속의 장소이다. 1400엔 정도 내면 2시간 동안 술을 맘대로 실컷 먹을 수 있다. 물론 안주는 따로 시켜야 하지만. 술을 즐기는 사람은 안주 하나정도 시켜놓고 스피드 있게 술을 마신다면 기분 좋게 2시간 즐길 수 있다. 여기 오면 좋아할 사람들 얼굴이 눈 앞에 지나간다. 우리 모임을 여기서 하면 이 식당 거덜나겠지? 후훗~ 




선술집에서 잔을 기울이며 우리의 여행도 조금씩 저물어 간다.


안주가 대개 300엔 부터 시작이다. 한 접시 양은 얼마 안되지만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고리야마에서 회 먹어봤어요?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마!" 난 이렇게 여러 종류의 회를 먹어봤으니 조금은 자랑해도 되겠지? 이미 preview에서 말했지만 다시 말해도 혀 끝에서 녹아내리는 생선 살의 맛을 있는 그대로 다 설명할 수가 없다.

이미 먼저와 있던 일행이 고등어회와 방어회를 시켜뒀다. 고등어를 회로 먹는다는 것도 처음 듣는 말이지만 일본식 홍어회라 할 수 있는 고등어회라 더 신기하다. 입안에 넣는 순간 톡~ 쏘는 맛이 입맛을 깨우고 살을 씹으면 고등어가 가진 맛이 살아난다. 홍어를 먹어본 기억이 없어 같은 맛인지는 알수 없지만 여튼... 삭힌 회라고 하니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홍어만큼 역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건 후쿠시마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생선이라 했다. 안주를 하나 더 시킬까 하고 있던 중에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점원이 추천해주는 이 안주를 시켰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고... 빙어처럼 고기 하나를 통째로 튀겨 놓았다. 고소한 맛이 회와는 다른 느낌을 주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옆에 있는 유자를 살짝 얹어 한입에 쏙~ 넣으면 된다. 음.... 다시 입에 침이 고인다. 큰일났다. ^^


명태회다. 명태는 살이 매우 부드럽다. 회로 먹은 적은 없지만 제사때 마다 전을 구우면서 엄마의 잔소리가 빠지지 않은 재료이다. 살이 너무 부드러우니 조심조심해야 한다, 살이 부러지면 안된다, 노릇노릇 잘 구워야 한다 등등... 괜한 심술이 나서 한입에 털어넣었는데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마음까지 녹아내린다. 진짜 부드럽다. 그 느낌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가진다.



이건 2시간 동안 먹은 술이다. 소주를 물 마시듯 마구 들이붓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소주보다는 맥주가 훨씬 더 좋다. 쥬스처럼 마시면서 서서히 달아오르는 와인도 좋다. 사실 요즘은 왕창 들이붙는 것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친구를 만났다. 일본사람들이 즐기는 술이라는데 음료수를 마시는 것 같지만 잔 끝에서 알콜의 향이 지긋이 올라온다. 일본 사람들은 독한 술을 좋아하지 않고, 부어라~ 마셔라~ 하지도 않는단다. 그래서 조금은 약한 느낌이 드는 (과실주+탄산)주를 즐긴다. 레몬에 탄산을 넣은 술, 매실에 탄산을 넣은 술, 유자, 오렌지... 그 재료는 무엇이든 가지고 오기만 하면 될 것 같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하나하나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시간 제한의 문턱에 걸려버렸다. 너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던 것 같다. 모두다 맛있었지만 마지막 잔은 매실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아~ 이제 정말 마지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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