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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cious Memories/Travel Preview

겨울의 후쿠시마 Preview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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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노천온천 후쿠시마로 무료여행 떠나요!"

여성중앙과 재팬인사이드가 함께하는 이벤트~

이런 이벤트는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넘볼 수 없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이런 행운이...
단번에 저도 '특별한 행운을 가진 사람'들 속에 들어가게 되었네요.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요. ^^

다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아직은 친하지 않은 일본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전통 료칸의 풀옵션 서비스를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는 것.
오랜만에 동생과 재회할 수 있다는 것.
일본으로 간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도쿄를 떠나본 적이 없는 동생에게 '쉼'을 줄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생각과 느낌들을 옷가지와 함께 가방에 싸고
늦지 않게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을 안고 떠납니다.

집결시간 오전 8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시간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시간의 여유를 잡고 새벽 2시 20분 리무진을 타고 올라갔는데
새벽시간이라 한산해서인지 생각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네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도 새벽 6시는 이른 시간이었나봅니다.
하지만 그 한산함도 마음에 드는 날이었습니다.


꼭 6개월 만의 재회, 인천공항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저를 반기네요.
환전 신청한 엔화도 받고, 로밍도 끝내고 빨리 시간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려봅니다.


고민하다 알싸한 커피 한잔을 하기로 맘먹었습니다. 작은 케익도 함께.

동생에게 주려고 가져온 책을 한권 꺼내 '시간 죽이기'를 시작했는데
몇 페이지가 넘어가기도 전에 머릿 속에는 잡생각들이 펼쳐집니다.
몇 달전 TV에서 봤던 다큐멘터리 공항에서의 3일도 생각나고,
지난 파리여행에서 친구가 되어 주었던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도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여행의 시작을 기다리는지도 궁금해집니다.


드디어 인천에도 해가 뜨네요.
예정된 시간이 가까이로 다가오니 괜찮았던 가슴도 콩닥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이젠 촌스럽게 티내지 말아야지'라고 굳게 다짐했건만 설레임은 이런 내 맘을 모른척 해버렸습니다.

재팬인사이드에서 직접 나오신 윌리님도 만나고,
다른 20명의 동행자들도 만나 항공기에 탑승합니다.

<서울>                                                                    <후쿠시마의 어딘가>

눈 깜빡할 사이에 서울을 넘어 바다를 건너고, 후쿠시마로 들어섭니다.
정말 국경을 넘었나봐요. 보이는 모습도 다르네요.
눈으로 덮인 후쿠시마를 보니, 앞으로의 3일이 어떻게 채워질지 너무나 기대됩니다. ^^


드디어 도착입니다. 공항에 전시되어 있는 토산품들과 상징물들이 이 곳이 후쿠시마현임을 알려줍니다.
2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은 견뎠는데, 20분의 입국심사는 왜 그리도 시간이 안가는지...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했나요?
다행히 제 시계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주어 드디어 동생을 만났습니다.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우리 자매는 꼭 어제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하고, 함께 여행길에 오릅니다.


재팬인사이드의 윌리님이 이번 여행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는 것을 열심히 들으려 했지만
눈은 이미 창 밖의 풍경 속에 완전히 파묻혀 버렸습니다.
특히 눈 구경하기 힘든 대구에선 이런 풍경이 너무나 색다르기 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떠나오기 전 습득한 정보에 의하면 후쿠시마현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겨울엔 스키천국이 된다고 들었는데
과연 멀리서도 보이는 스키 슬로프들은 천국으로 전혀 손색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반다이 산 정상에 걸려있는 구름과 스키 슬로프들>

드디어 첫 번째 여정지, 오우치주쿠(大內宿)에 도착했습니다.
에도시대 여인숙과 상점들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오우치주쿠도 다른 곳과 같이 눈으로 하얗게 덮여있었습니다.
오른쪽, 왼쪽, 앞, 뒤 어디를 봐도 가득히 쌓여있는 눈들은 푹신푹신한 솜처럼 발이 닿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를 냅니다.



민속촌 같기도 하고, 어느 사극의 촬영장 같기도 한 이곳은
겨울이라서인지 문을 닫은 곳도 많았지만
일렬로 가지런히 뻗어있는 가옥들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어린 시절, 이제는 언제 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고드름도 볼 수 있었고


이글루 안으로도 들어가봅니다.
꼭 얼음도시 어딘가에 와 있는 느낌도 드네요.


파로 먹는 메밀소바집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우치주쿠에서의 일정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소바를 먹어보겠다고 들렀으나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끝내야해 아쉬움이 컸지만
이곳에 들어가보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습니다. 그러니 들어가봤다는 것으로 위로를 해야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일본에서 유일한 초가집으로 만들어진 기차역 '유노카미(湯野上) 온천역'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간이역]이 주는 아련함은 우리나라나 타국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요.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쌓인 만남의 이야기, 이별의 이야기들이 유노카미 온천역을 더욱 고풍스럽게 만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웃음과 눈물을 머금은 이곳은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을 플랫폼에 써내려갈 것 같습니다.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타기노유(瀧の湯) 료칸에 도착했습니다.
타기노유의 오카미상(将)으로 보이는 연세 지긋한 할머니께서 우리를 맞아주시네요.
너무나 깍듯하게 인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이런 인사를 받아도 되는지...


히가시야마 온천가의 특징은 색색의 유카타를 마음껏 선택해 입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것은 여성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입니다.
모든 유카타들이 고운 색과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며 선택되기를 바라기에 선택하는 사람의 마음도 이리갔다 저리갔다를 반복합니다.


한번 입어본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허리 리본을 매는데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료칸에 계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흉내는 내어 봅니다.

이번 온천여행에서는 적어도 3번은 온천물에 몸을 담궈야한다는 윌리님의 말씀을 적극 수용하여
식사하기 전 간단하게 한번, 식사후 다시 한번, 아침에 눈뜨자마자 한번.
꼭 3번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저녁식사를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접하게 된 전통식이라 더욱 기대만발~
센스 있으신 할머니와 함께한 분들 덕분에 오감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합니다.


우리 일행 중 가장 막둥이었던...(그러고 보니 아직 이름도 몰랐군요. ^^;) 귀여운 아기도 맛나게 식사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공항에서 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하신 후쿠시마현 관계자 분들>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면서 간간히 유머도 날려주시던 관계자 분들.
덕분에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맛난 군것질도 많이했는데 같이 식사라도 했으면 더 좋았을뻔 했습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지니 아쉽네요.


식사가 끝나고 나니 소화가 잘 되게 작은 퍼포먼스도 보여줍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조금 답답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일본 전통 춤과 노래를 들으며 느낌만은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열중해서 보시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후쿠시마에서의 첫날밤이 조용히 저물어 갑니다.
짧은 일정에 넘어가는 해, 달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가 조금은 더 컸나봅니다.
내일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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