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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즐겨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공지영이라 하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다. 나 역시 그녀의 책이라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수도원 기행] 2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느냥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ㅎㅎ
단 2권의 책을 통해 그녀의 글은 '침침하다', '어둡다'라는 느낌을 가져 읽기를 꺼렸는데 전공이 전공인지라,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어딘가에서 듣고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에 대한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준 소설이었지만 충분히 우리가 고민해보고,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도가니'의 시작을 한 신문기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말을 보고는 더욱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간단한 스토리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나는 한 복지재단의 비리에 관한 것인데 '픽션일거야'라는 말을 되뇌이며 나의 마음을 다스려야 할 만큼 기함할 내용이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쪽에서 자꾸만 일어서는 것이 '논픽션일거야'라는 것이다. 2009년에는 복지공무원들의 비리가 자주 이슈화되었다. 복지를 하는 사람으로 그리 반가운 소리는 아니다.
한국에서의 사회복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철학이 형성되기 이전 우리나라는 사후 대처의 한 방법으로 복지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 상황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구제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적인 성장과는 다르게 질적인 성장은 제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복지계에서도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행동하는, 실천하는 복지와 함께 이념적·철학적으로도 성장해야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현실적 차원에서 빠른 변화를 가지고 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때로는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복지에 있어 질적인 성장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복지를 실현하기 힘들며, 소설 [도가니]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이 현실에서 끊임없이 반복될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러한 질적 성장을 가지고 오는 것은 복지인들의 생각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한 국가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에게서 시작된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 과연 가능할까... ^^;)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시민의식과 복지의식의 변화도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고 본다. 아래에서 부터의 변화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ㅋㅋㅋ 너무 흥분해서 말하다보니 너무 멀리까지 간 것 같다.
여튼... 자신의 복지까지 버리고 타인의 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들의 수고가 타인을 위한 복지를 위해 주어지는 많은 기금들과 관심들을 자신의 복지로 돌리고 있는 파렴치한 몇 명에 의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좀 더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도가니... 진정 소설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익명의 위선자가 된 나를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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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만이 진실이라는 교만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몸뚱이를 내놓고 어떤 치장도 설득도 하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진실은 가끔 생뚱맞고 대개 비논리적이며 자주 불편하다. 진실 아닌 것들이 부단히 노력하며 모순된 점을 가리고 분을 바르며 부지런을 떠는 동안 진실은 그저 누워서 감이 입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도처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외면당하는 데도 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진실은 말이야, 그걸 지키려고 누군가 몸을 던질 때 비로소 일어나 제 힘을 내는 거야. 우리가 그걸 하찮게 여기고 힘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정말 힘을 잃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뭐지? 그건 거짓말이었다. 거짓말.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 가진 자들이 가진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거짓말의 합창은 그러니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맑은 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부를 정도의 힘을 충분히 가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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