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어 배를 채워야 하는 건 여행에서도 변하지 않는 일이지만 조금 더 특별하게 먹고 싶고, 조금 더 기억에 남기고 싶은 건 이곳이 바로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몇 번의 여행으로 '먹는 것'에 대해 가지게 된 유용한 깨달음 중 하나는 '웬만하면 현지 음식을 파는 곳으로 가라'는 것이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맛보는 타지의 요리는 입에 맞지 않는 경우가 더욱 많았기 때문이다. 몽골의 한식당이 그랬고, 남미의 많은 이탈리아 음식점이 그랬다. 그래서 최근에는 웬만하면 현지 음식을 주메뉴로 하는 곳을 찾는다.
호이안에서 굉장히 유명한 식당 [모닝글로리(Morning Glory)] 을 찾았다. 한국인들에게는 물론 서양인들에게도 꽤 유명한 듯한 이곳은 호이안 구시가지에만 여러 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3대째 영업을 하고 있고, 우리가 참여한 Cooking Class도 모닝글로리에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 Vy's Cooking School: http://kimminsoo.org/1082
주방은 오픈형이었는데 모든 음식을 여기서 하는 것 같진 않았고, 안쪽에도 주방이 있어서 그곳에서 가져오는 음식도 있었다. 베트남 음식은 전반적으로 야채를 많이 사용하는 듯 보였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정통 베트남식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모닝글로리 2호점
호이안 구시가지를 거닐다 무작정 들어간 코코박스(COCOBOX), 들어가자마자 내어놓는 시원한 물수건에 모든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착한 가게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곳이다. 코코넛을 주재료로 하는 찻집인데 오일이나 화장품 같은 물건만 사가는 사람들도 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만한 곳으로 괜찮은 선택이었지만 코코넛 커피 맛은 콩다방보다 훨씬 못했다. 커피 맛도, 코코넛 맛도 아닌 뭐랄까 아무것도 아닌 맛!
돌아오기 전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cocobox의 코코넛 오일을 몇 개 구입했다. 코코넛 오일에 대해 워낙 여러 가지 말들이 있어 먹는 오일보단 바르는 오일 위주로 구입했다.
다낭에 미케비치가 있다면 호이안엔 안방비치가 있다. 미케비치는 도시와 인접해 편하면서도 쉽게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면 안방비치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해변이다.
새하얀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안방비치에서 처음 가고 싶었던 곳은 '소울키친'이었지만 이미 가득찬 사람들로 인해 우리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았고, 손님의 응대하는 첫 인상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굳이 소울키친일 필요는 없다 싶어 주변의 다른 식당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해변과 접해있는 곳이면 좋겠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자리이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을 종합해 찾게 된 곳이 '리엔 카(LIEN CA)'였다.
우리가 원했던 대로 몇 발자국만 내딛으면 새하얀 모래사장이었고, 또 조금만 걸어가면 푸른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곳이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으면서 안방비치의 전경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라 가족 모두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소울키친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고, 시끄럽지 않아서 좋았다.
바닷가 자리는 이미 만석, 앉아있다가 자리가 생기면 옮길 생각이었지만 앉아 먹다 보니 나쁘지 않아 쭈욱~ 그 자리를 지켰다.
바닷가다 보니 주로 해산물 위주의 음식이 많았다. 새우, 조개, 게 등등등...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한 가지씩 코스요리처럼 음식을 주문하고, 해변으로 내려갔다, 식당으로 올라왔다를 반복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모히또는 정말 최고다!
윤식당이 호이안에서 열었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동생이랑 포켓볼도 치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고, 살짝 졸아보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는게 얼마나 좋은지 새삼 느낀다.
만약 호이안을 다시 찾게 된다면 어떤 곳보다 먼저 찾아갈 곳이 안방비치 식당이 아닐까 싶다.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에서 분위기까지 가질 수 있으니 이만하면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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