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행 같았음 배고픔에 지쳐 음식점을 찾았을텐데 이번 여행에선 배고픔을 느낄 겨를이 없다.
미국에 와서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놀란 것은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이었다. 간단한 요깃거리 부터 그럴싸한 레스토랑의 음식까지 일단 양으로 승부를 거는 듯 보였다. 물론 이건 한국인 여행자로 가지는 시선이기에 그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린 또 한번의 식사를 위해 비티(Beatty)에서 잠시 멈춰섰다.
비티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데스밸리(Death Valley)로 가는 길목에 있어 데스밸리의 관문으로 통한다. 다들 목적지를 데스밸리로 두고 있어, 이 작은 마을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겠지만 조금의 여유만 가진다면 여행에서 재미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티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KC's outpost eatery & saloon은 가벼운 스낵과 햄버거, 샐러드 등이 주메뉴인 작은 레스토랑이었다.
우리가 레스토랑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곳을 점령(?)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오래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우보이들이다. 입구부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그들은 카우보이의 용맹함을 자랑하듯 짧은 포퍼먼스를 보여줬다. 펑펑 터지는 총소리는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지만 조금은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더 놀라운건 그 총이 진짜 총이었다는 사실!
우리가 꽤 흥미롭게 반응했었나 보다. 갑자기 카우보이 시대부터 운영했던 오래된 레스토랑이 있다며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Happy Burro Chili & Beer'라는 곳으로 아주 작은 오두막이었다.
꽤나 신경을 썼을텐데 가꾸지 않은듯 느껴지는 무심한 인테리어와 언뜻언뜻 보이는 유머러스한 장식은 한 눈에 이 곳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그냥 둘러보기만 한다는게 이상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질 여유조차 없이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남자 화장실!
남성들의 로망, 할리데이비슨을 형상화하여 변기 장식으로 만들었다. 보는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매니아라면 엄청 좋아할 것 같다.
서부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 내부, 별의별 장식품들이 많아 자리잡고 앉기 조차 어렵다. 그래서 바깥에 자리를 만들어두었구나.
하여튼 재미난 곳이다. 혹여나 데스밸리를 다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이곳에서 식사를 하리라 맘 먹는다.
아침을 먹고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 간단한 샐러드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에선 가능하더라. ㅎ
서양에서 왜 샐러드를 즐겨먹는지 몸소 체험하는 여행이 됐다. 결국, 샐러드 조차도 다 비우지 못했다.
식사를 끝내고 나니 이곳에서 기념품이라며 T셔츠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작년(2015)는 축제때 만든 티셔츠인데 남은 것이 있어 괜찮다면 기념으로 주겠단다. 우리야 땡큐지~
그땐 그저 기념으로 갖기에 참 좋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데스밸리에 도착하는 순간, 이것이 없었다면 어쨌을까 아찔해졌다. 그 이유는 데스밸리에서... ^^
아쉬움을 뒤로 하고 데스밸리로 향하려는데 다 함께 기념촬영을 하잖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도, 그들도 서로에게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나 보다. 그들은 마지막 인사로 정성스러운 손글씨를 남겼다. 그것도 한글로~
곧바로 데스밸리로 향하는가 싶었는데 바로 5분 거리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어 들러보기로 했다.
사막 중간에 있는 야외 미술관 "Goldwell open air museum"이다. 사막이 터전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오히려 이걸 잘 가꿔보자는 생각이었을까? 네바다엔 의외로 사막 곳곳에 볼거리를 잘 만들어둔 것 같다.
이 건조한 사막에 펭귄이 왠말인가 싶은데 어쨌든 이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광부와 펭귄의 조각상이다.
이곳은 네바다에서 꼭 봐야 할 것들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인이 아닌 벨기에와 유럽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들었단다. 1984년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더해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 Red barn art center에 의해 관리되고 있고, 누구든,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곳이다. 24시간 오픈이라는데... 밤에 찾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사막의 꽃"
주변에 고스트타운(ghost town)이 있어서일까. 흰석고로 만든 조각상이 많다. 최고의 작품은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형상화한 것이다. 실제 크기의 석고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이 직접 천을 뒤집어 쓰고, 그 위에 석고를 뿌려 만들었단다.
사람의 얼굴로 둘러싸인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 스페인의 구엘공원이 떠오르는 의자...
참 독특한 구성이다.
▲ 과거 은행(Cook bank)건물이었지만 지금은 뼈대만 남았다.
또 하나의 고스트타운, Rhyolite ghost town!
광산이 한창 번성했을 때 이곳엔 학교도 있고, 은행도 있고, 호텔, 카지노, 교회 등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정말 아무 것도 없다. 규모가 훨씬 작아졌다하지만 토노파(Tonopah)는 여전히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고, 생활의 근거지로의 역할도 했지만 Rhyolite라는 마을은 정말이지 빈 건물만 남아있는 진짜 고스트타운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과거의 모습이 남아있는 사진이 있었다. 1900년대 초반 이런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뼈대만 남은 건물이 됐다. 이런 건물들이 주변에 꽤 남아있다.
이제 정말 데스밸리로 간다!
손미나앤컴퍼니<싹여행연구소>: http://www.ssac.company/
네바다관광청(한국사무소): https://www.facebook.com/TravelNevad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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