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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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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 캔버스가 되어버린 스위스 작은마을 퐁듀와 함께 모든 의지가 날아가버린 것 같다. 가야 할 목적지를 잃은 것이다. 생각 외로 빨리 문을 닫는 루체른의 패턴(심지어 대형마트도 문을 닫았다)으로 갈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똑같은 길만 몇 번을 생각없이 돌아다닌다. 무슨 방황하는 청소년도 아니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 이렇게나 헤매다니... 비록 문닫힌 상점이지만 그래도 스위스 전통을 담은 장식품들이 간간히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들어가 볼 수도 없어 성냥팔이 소녀처럼 유리창을 사이로 두고 침만 꿀꺽꿀꺽 삼킨다. 스위스의 상징? 시계하면 스위스, 옛날엔 스위스에 오면 장인의 땀이 스며있는 시계하나 사가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것도 쉽지 않네. 괜찮다 싶은건 너무 비싸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동네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고... 역시 우리는 ..
[루체른] 가벼운 저녁산책 나폴리에서 아침 7시에 탄 기차로 루체른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다되었다. 12시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가볍게 한국에서 가져 간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고작 짐을 들고 기차를 오르내리는 것이 다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한끼도 걸러선 안된다는 굳은 신념때문에 밥은 먹었지만 아직 내 정신은 루체른까지 오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그 정신을 찾아 내가 먼저 나섰다. 민박집에서 나와 3분이면 호수에 닿는다. 간단히 집 주변 호수에서 산책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나왔는데 내 마음은 호수에 빠져버렸나 보다. 자꾸 호수를 따라 집과는 먼 방향으로 나도 모르게 걸어가게 된다. 그냥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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