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어영부영하다보니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가 버렸다. 못내 아쉬운 마음에 가족들과의 늦은 휴가를 계획했고, 베트남, 중국, 대만 등 가까운 나라를 찾아보다 마지막 순간 우리 손에 걸린 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였다.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기에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았다.
일단 날짜와 여행기간이 맞아야 하고,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선호도도 맞출 수 있어야 하고, 그 무엇보다 엄마의 컨디션을 고려해야 했다.
이래저래 고민하던 끝에 엄마께서 평소 꼭 가보고 싶다고 노래하신 앙코르 유적으로 정하고, 적당한 일정을 파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최선의 선택은 패키지 여행!
내가 생각했던 앙코르 여행은 1주일 정도 머무르며 유적을 느껴보는(알고 싶었던 ×) 것이었지만 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가족여행을 준비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은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적잖이 붙는 듯 하다.
동생을 방문했던 도쿄를 제외하고,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 처음이고, 개인적으로는 패키지 여행도 처음, 동남아 여행도 처음이다. 그래서 조금 더 궁금하고, 조금 더 우려되고, 조금 더 설레였다.
온대성 기후인 한국마저도 뜨거운 여름, 열대몬순기후라는 캄보디아로 향하는 것은 그닥 좋은 선택이 아니라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차치하고 이번 여름 휴가의 컨셉을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삼았다. 하지만 여행 내내 우리를 귀찮게했던 것은 뜨거운 태양이 아니라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였다. 물론 예상했던 바였으나 갑자기 마주하는 빗줄기는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주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은 비가 쏟아져도 조금 지나면 다시 화창하게 개일 수 있다는 희망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앙코르 유적으로 향하던 길목에서...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다르게 흐르고 있나보다.
문득 그의 시간으로 넘어가고 싶은 욕구가 내 마음에서 요동친다.
앙코르 유적으로 들어가기 위한 첫번째 관문, 티켓구입!
앙코르 유적의 입장권에는 사진이 들어간다. 줄지어 서서 입장권에 들어갈 사진을 찍는데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진을 원한다면 집중해야 한다. 이곳에서 재촬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가이드 말에 따르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진이 들어간 입장권이 아니었는데 입장권을 매매하거나 양도하는 일이 빈번해져 바뀌었다고 한다.
앙코르유적 입장권
- 1DAY PASS(당일 이용 가능), 3DAY PASS(7일 중 3일 이용 가능), 7DAY PASS(한 달에 7일 이용 가능)
- 티켓OPEN: 오전 5시 30분 ~ 오후 5시 30분
- 가격: 20달러, 40달러, 60달러(2015년 8월 기준)/ 현금만 사용 가능
- 특이사항: 순식간에 지나가는 증명사진
앙코르유적에 대한 캄보디아의 애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폐에 옷, 간판, 기념품... 눈을 돌리면 어딘가에 항상 앙코르유적이 있다. 캄보디아의 가장 찬란했던 역사이고, 현재는 무시할 수 없는 수입원이니 당연하다 싶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만은 아닌 듯 느껴졌다.
▲ 앙코르유적을 관람하기 위한 복장
유럽의 많은 성당들의 복장 규제처럼 앙코르유적도 짧은 바지나 민소매 상의는 입고 들어갈 수 없다. 입구에서 확인!
앙코르유적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앙코르와트!
그 유명세야 말로 한들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수 많은 앙코르유적 가운데 가장 큰 사원이지만 짓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년, 엄청나게 큰 돌들을 씨엡립 주변(40km 떨어진 쿨렌산)에서 가져오는데만도 꽤 긴 시간이 걸렸을텐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거대한 건물들이 지어졌다니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미스테리인가 보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사원'이라는 뜻이다. 편의상 이 일대의 유적을 모두 앙코르와트라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적절하진 않다. '앙코르와트', '앙코르톰', '앙코르유적' 등을 제대로 구분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곳에서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앙코르와트는 물 위에 지어진 사원이란다. 이 주변이 습지였던 탓에 인공 섬을 만들고 그 위에 건물들을 지어 올렸다. 그래서인지 건축을 하던 당시, 자주 무너져 내렸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해자'이다. 물론 적으로 부터의 침략도 막을 수 있는 것이었겠지.
▲ 나가(Naga)상(신성한 뱀? 뱀의 왕? 수호신으로 받아들여짐)
앙코르와트로 들어서면 머리나 꼬리가 없는 조각상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쟁후 캄보디아의 상징인 앙코르와트의 석조 가운데 일부를 전리품으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총 5개의 입구 중 왕의 전용입구였던 중앙통로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양쪽 입구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없어 휴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간간히 볼 수 있다.
▲ 압살라 조각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첫번째로 만나는 것은 '도서관'이다. 사원의 양쪽으로 똑같은 형태의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이 도서관을 복원하고 있는 담당이 달라 두 건물의 모습이 조금 달라졌다. 이 중 하나는 일본이 복원을 담당했다. 지붕 위에는 원숭이들이 여행자들을 구경한다.
▲ 캄보디아의 아픔을 담고 있는 나무란다.
드디어 앙코르와트의 하이라이트 풍경이다.
해가 뜰 무렵 이 연못에 비치는 5개의 첨탑과 일출이 무지 멋지단다.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새벽부터 몰려오는 사람도 적지 않단다.
사원 앞에 있는 이 연못은 하수시설로 만들어졌는데 이곳에서 수영을 하며 노는 아이들도 많단다.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엄마들은 아이가 아플 때 이 물에 목욕을 하면 낫는다는 풍문을 굳게 믿는다.
※ 앙코르와트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오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단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은 시간인 오전에 들렀는데 오전보다는 오후가 훨씬 낫단다. 앙코르와트가 서향사원(다른 유적은 모두 동향사원)이기 때문에 해가 사원의 뒤쪽에 있을 때는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유적의 왼편에는 먹거리와 상점이 즐비하다.
복장 문제때문인지 옷을 파는 곳이 제일 많다. 가격이 저렴하니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캄보디아 바지를 사입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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