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런던 관광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버킹엄 궁전의 위병 교대식을 꼽았다. 나는...
사실 런던은 볼거리가 너무 많아 딱 한가지를 꼽는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굳이 꼽아보자면 최고는 아니더라도 몇 손안에 꼽힐 것 같긴 하다. 그래서인지 하늘에서 봐도 북적북적한 인파의 무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이다.
'그래도 여름 2개월간은 오픈한다는데 왜 문이 잠겨있지?'했는데 연속 2개월간은 아닌가 보다. 아마도 여왕님께서 출타하지 않으시고 이곳에 머무리고 계시나보다. 하긴... 올림픽을 몇 일 앞둔 날이었으니 자리를 비우는 일이 쉽진 않았을 것이다. 아쉽게도 내겐 열려있지 않은 문이었지만 좁은 철창(?) 사이로라도 보고싶은 것이 여행자의 마음인가,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사람들의 무리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도 난 위병 교대식이 보고싶단 말이지.
인지상정이라 했던가... 나만 그런게 아녔다. 어찌보면 한나라 군인들의 그저그런 교대식인데 몸의 방향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만큼 많은 빽빽하게 서있다.
드디어 교대식은 시작되고... 키가 작아 보이지 않지만 울리는 군악대 소리를 들으며 그들의 움직임을 상상해본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방법은 머리 위로 손을 들고 그냥 마구 찍어대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ㅎㅎㅎ 머리 잘리고, 다리 잘리고, 발만 나오고... 그런 사진들 밖에 없다. 에구구...
한참을 그들만의 예식을 진행하더니 드디어 육중한 문이 열리고 인파들 속으로 나왔다. 이곳에서 부터 시작해서 더 몰(The Mall)을 따라 쭈욱 움직였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마무리하게 된다.
위병들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사람들도 움직인다. 그 움직임 속에 행여나 사고가 날까 싶어 경찰들이 줄지어 서 있다. 군데군데에는 말을 타고 있는 경찰들도 보이는데... 영국 여경찰들은 미모순인가? 어찌 모두들 그리 아름다운지~ ^^;
교대식을 마친 위병들이 행진을 위해 빠져나가고 나니 순식간에 사람들도 사라졌다. 하긴... 실내를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위병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모두들 자신이 갈 길을 찾아가는 수 밖에 더 있나. 그냥 바라보기엔 그리 큰 규모로 보이지 않건만 600개가 넘는 방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한번 쯤은 들여다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 방문한 왕궁 중 유일하게 왕실의 생활근거지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곳이라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버킹엄 궁전이다. 이제 곧 200년을 바라보는 왕실 주거지가 얼마나 더 오랫동안 이어질지...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하며 세운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를 돌아나오는 길, 문득 다이아나비가 생각났다. 그래, 비록 이곳에서 살진 않았지만 왕실의 일원이었던 그녀가 있었지.
흐릿한 기억이지만 어렸을 적 '외국인의 결혼식이 왜 TV에서 나오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찰스황태자와 다이아나비의 결혼식이었던 것 같다. 그래... 지금은 없는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엄청 친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내 기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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