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달팽이로 만드는 에스카르고와 거위간인 푸아그라가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피자와 파스타가 있다. 완벽한 토종입맛이라 첫 유럽여행에서는 제일 힘든 것이 딱딱하고 건조한 빵과의 싸움이었다. 첫날 하루 먹고 나서 뒤돌아보고 싶지도 않았던 그 빵... 하지만 적응에 익숙한 인간이라 그 빵도 이제는 제법 맛나게 먹는 방법을 터득했다.
여행지마다 그 곳의 전통음식과 대표음식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부분에서 영국은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듯 하다. 오죽하면 "일본의 집에 미국인 아내와 영국음식을 먹는 것이 최악"이라는 유대 속담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전통 음식을 먹고 싶다면 영국식 아침식사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많은 블로그들이 가르쳐 준다. 귀한 조언에 따라 이번 여행에선 English Breakfast를 먹는 것도 wish list에 넣어두었다.
하루 4끼의 식사를 한다는 영국 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먹는 3끼의 식사와 1번의 티타임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것이 아침식사와 티타임!
음식은 색으로, 향기로, 맛으로 먹는다고 하지만 여느 나라들처럼 화려한 색채와 향기로 유혹하는 음식을 기대한다면 글쎄... 영국의 요리들은 그리 화려하지 않고 향기롭지 않다. 자연스러움을 미덕으로 여기는 영국인들은 음식 자체의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여 재료 고유의 맛을 지킬 수 있는 조리법을 주로 선택한단다.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연 식당이 많은 것을 보면 영국사람들은 외식을 즐기는 듯 하다. 이른 아침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 가면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도 많고, 파니니와 같은 샌드위치와 즉석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곳도 많지만 풀세트를 갖춘 정식 아침식사를 판매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서구 속담에 "아침식사는 왕처럼, 점심식사는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라는 것이 있다. 또 "영국에서 좋은 음식을 잘 먹으려면 영국식 아침식사를 3번 먹어라."라고 하는 말도 있을 정도로 그들의 아침식사에 쏟아붓는 정성은 가히 놀라울 만하다.
영국식 아침식사, 즉 Full English Breakfast는 주스나 차로 간단하게 시작한다. 원한다면 시리얼도 조금... 하지만 영국 아침식사를 제대로 즐기려면 조절이 필요하다. 간단해보이는 아침식사가 생각보다 아주 든든하다는 사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Full English Breakfast에는 기본적으로 베이컨, 달걀, 소시지, 버섯, 토마토, 콩과 토스트(Bacon, Egg, Sausage, Mushrooms, Tomato, Beans and Toast)가 포함된다.
달걀은 스크램블로도 먹을 수 있고, 프라이도 가능하며 삶을 수도 있다. 토마토는 살짝 구워내고 버섯은 버터에 구웠다. 마지막으로 콩은... 이건 주로 통조림으로 나오는 콩과 같은 맛이다. 엄청 간단해보이는 메뉴이지만 그들의 자부심이 담겨있어서인지 절대로 부실한 식사는 아니다. ㅎㅎ
그리고 식사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한 가지!
바로 차이다. 아침에 한번, 점심에 한번. 2번의 티타임을 갖는 것이 영국식 티타임이다. 에프터눈티에 비해 유명세는 덜하지만 블랙퍼스트티 역시 영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사메뉴 중 하나이다.
같은 재료로 만드는 영국식 아침식사이지만 조리방식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인 법!
3번의 영국식 아침식사였지만 한번은 같은 곳에서 먹은 것이라 2번이라 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하다. 하지만 맛은 코츠월드에서 먹은 아침식사가 훨씬 더 맛났다. 홈메이드라서 그런가? 역시... 인스턴트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음식이 홈메이드라고 자부했던 코츠월드의 작은 호텔 레스토랑에 더 많은 별점을 주고 싶다.
아~ 런던 올림픽을 보고 있는 지금... 왜 이 아침식사가 먹고싶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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