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성당>
<야마다 성당의 입구>
전형적인 시골마을 소박한 성당의 모습이다. 이키츠키 출신이면서 16성인 중의 한명인 성 토마스 니시를 기념하여 만든 성당이다. 소박한 모습에 비하면 성당을 세우며 담은 의미는 훨씬 대단한 것이었다. 나가사키 근교 성지순례를 할때 시작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단다. 원래는 벽돌로 만든 성당이었다는데 지금은 그냥 콘트리트 성당이다.
여기에서 조금은 마음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히라도 영주가 기리시탄에게 가혹한 박해정책을 사용하여 가톨릭 신자들이 잠복 기리시탄이 되는데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잠복 기리시탄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나와도 되는데... 아니, 나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단다. 그래서 지금은 자기들만의 신앙의 양식을 지니고 있다. 왜일까? 지금처럼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오랜 시간 목자가 없이 보낸 암흑과 같았을 그들의 시간도 모른척 할 수 없음이 내 마음을 싸~하게 만든다. 이것을 가이드는 '순교의 반전'이라 표현했으니 그 안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으리라.
<야마다 성당의 내부>
외부의 소박한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황홀감을 줄 정도로 화려하다. 나무의 따뜻함 느낌과 고유의 색감이 잘 어우러져 이 곳에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든 마음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제대 앞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학이 걸려있다. 또 시복식에 관련된 현수막도 함께.
<특별한 스테인글라스??>
야마다 성당은 안으로 들어가면 밖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다른 성당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테인글라스가 없는 대신 다른 장식이 성당을 가득채운다.
<비밀이 담겨있는 창>
뭔가 다르다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신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바닥에서 천정까지 둘러싸여있는 나무와도 너무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이 장식은 모두가 나비의 날개로 만든 것이다. 곤충을 좋아하셨던 이곳 신부님이 실제 나비날개를 모아 만드셨다고 하는데 카쿠레기리시탄들이 나비처럼 날아서 하루 빨리 교회로 돌아오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염원을 기리시탄들은 아직까지 듣지 못했는지 돌아올 생각을 안한다. 하지만 기도의 힘으로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도록 만들 수 있겠지.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무늬가 그냥 만들어지거나 모두가 같은 것이 아니라 다 다르고 거기에 담겨있는 의미 또한 7성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성체성사, 성품성사, 고해성사... 의미를 담아 그들을 기다린다.
빨리 돌아오라고...
<나비의 날개>
자세히 보면 나비의 날개가 보인다.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내가 찍은 사진은 다들 너무 흔들려 나비날개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제대 오른쪽 조각>
순교자들의 피로 덮였다는 나까에노지마의 모습. 순교한 사람들의 해골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주 잔인한 것들까지도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일본사람들은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사무라이와 관련된 것일까?
<진짜 스테인글라스와 외관의 모습>
밖의 모습만 보고는 절대로 안의 모습을 예측할 수 없다.
<성당 마당의 백합>
우리나라에선 꽃집이나 가야 볼 수 있는 백합이 지천에 깔렸다. 그래서인지 더 정이 간다. 백합의 단아한 모습과 작은 성모당의 모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2층에서 바라본 모습>
<세번째 미사>
후덥지근한 날씨에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일정으로 많이 지쳐있었지만 이 날의 미사 또한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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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그들보다 자기가 더 소중한 모양이지. 적어도 자기의 구원이 더 중요한 모양이지. 그대가 배교한다고 하면 저 사람들은 구덩이에서 끌어올려진다. 고통에서 구출된다. 그런데도 그대는 배교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대는 그들을 위해 교회를 배반하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다. 나같이 교회의 오점이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 그리스도는 사람들을 위해 확실히 배교했을 것이다."
'밟아도 괜찮다. 너의 발은 지금 아플테지. 오늘날까지 나의 얼굴을 밟은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 발의 아픔만으로 이제는 충분하다. 나는 너희들의 그 아픔과 고통을 나누어 갖겠다. 그 때문에 나는 존재하니까'
'주여, 당신이 언제나 침묵하고 계시는 것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게 아니다, 함께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신부는 발을 올렸다. 발에 둔중한 아픔을 느꼈다. 그것은 형식만의 것이 아니었다. 자기는 지금 자기 생애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 온 것, 가장 성스럽다고 여겨 온 것, 인간의 가장 높은 이상과 꿈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밟는 것이었다. 이 발의 아픔. 이때 밟아도 좋다고 목판 속의 그 분은 신부를 향해 말했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은 바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들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 너희들의 아픔을 나누어 갖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졌던 것이다.
[침묵]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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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본당의 환영>
미사가 끝난 뒤 밖으로 나오니 야마다 성당의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과자와 음료, 과일들을 가지고 나오셔서 대접해주셨다. 특별 서비스라고... 그간 대구교구 신자들이 성지방문을 하며 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으셔서 특별히 대구교구 신자들이 올 때만 이렇게 맛난 간식들을 내어 주신다고 한다. (가이드 말로는 자신이 가이드로 왔을 때만... 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이 성당에서 사랑받는 가이드라고~ ^^) 시골마을 사람들의 넉넉함이랄까, 아니면 국적은 다르지만 그리스도로 통한다는 느낌이었을까... 어찌되었든 따뜻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구로세로즈찌 십자가>
멀리 보이는 십자가가 구로세로즈찌 십자가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박해로 니시겐가와 그의 가족이 함께 처형당한 곳이란다. 히라도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가이드가 찾아보라고 이야기했는데 한참을 가서야 찾을 수 있었다. '설마 저걸 가지고...' 라고 생각했었는데 참말이다. 사위가 장인의 목을 쳤다는데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휴~
<히라도 다리와 고래박물관>
야마다 성당에서 마련해주신 간식 덕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박물관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그래서 그냥 숙소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남는 카쿠레기리시탄의 여운... 동시에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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