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말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해적'이다. 하지만 지금 생 말로는 '에메랄드 코스트의 보석'이라 불리며 프랑스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휴가지 중 하나이다. 그림같은 풍경과 거친 바위절벽, 이와 대조되는 부드러운 모래사장, 그리고 신비로 싸여있는 듯한 작은 섬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설레임 이상을 가지게 한다. 특히 생 말로 해안은 프랑스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곳(최대 13m)이라고 한다. 그 때문일까? 하늘도 잠시가 아쉬울까 그 모습을 자꾸만 바꾼다. 엄청난 바람과 빗방울이 떨어지다가 갑자기 햇빛을 보이기도 하고, 멀쩡하다가도 우두둑~ 비가 쏟아진다. 많은 탐험가들의 발자취도 함께 볼 수 있는 곳, 한번에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 바로 생 말로이다.
[성벽을 보호하기 위한 나무 방파제]
구 시가지 구경을 어느정도 했으면 이제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나오면 된다. 아주 견고한 돌들로 이루어진 성벽임에도 불구하고, 이 성벽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방파제(?)를 하나 더 만들었다. 참나무(오크나무)로 만든 방파제는 오래된 성벽을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9세기경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엄청난 세기를 가진 파도가 나무에 부딪혀 그 강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이미 성벽의 어떤 부분은 마모되어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그 정도도 심각하다고 한다. 그런 곳일수록 더 많은 나무들로 두께를 두껍게하여 보호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정도 물이 빠진 상태라 사람들이 모래사장에서 놀 수 있다. 하지만 물이 차면 성벽까지도 차 오른다.
[비명을 지르는 듯한 오크나무: 사진출처 EBS 세계테마기행]
신비한 나무문양. 파도의 세기가 커서일까? 파도에 맞선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울부짖는 것 같다. 나무모양이 꼭 사람이 소리지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랑베 돌섬과 프티 베 요새]
저 멀리 보이는건 요새이다. 생 말로가 치열한 전투도시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예전엔 감옥으로도 사용된 바가 있다고 한다. 물이 빠지고 난 뒤 산책삼아 걸어갔다가 자칫 정신없이 있다가보면 오늘 안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되기도 한다. 순식간에 내가 걸어온 길이 없어지는 곳이 여기이다. 그러면... 야외취침을 할 수 밖에 없다. ^^
그랑베 섬에는 샤또 브리앙의 무덤이 있다. 멋진 생 말로의 해안선을 죽어서도 계속 보고싶다고 하며 자신을 선채로 묻어달라고 해 지금까지도 이 해안선을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사랑하면 그럴 수 있을까?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
성벽 안쪽으로는 아까 둘러보았던 구 시가지 건물들이 보인다. 이 성벽과 건물들은 대개 12세기~15세기에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을만큼 어마어마하게 오래된 것들이다. 고작 100년 정도밖에 안된 우리의 문화유산도 지키지 못하는데 이들은 몇 백년을 이대로 유지해 왔다. 물론 우리의 가옥구조는 '목조'중심이고, 그들은 '돌'중심이라 차이는 나지만 단순히 건축재료의 차이로만 치부해버리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생 말로만과 영국해협]
생 말로만에서 쭉~ 직진해서 나가면 영국해협이 나오고 영국땅에 다다르게 된다.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한 50km정도... 과거 나폴레옹은 이곳을 넘어 영국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한다. 현재는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대형페리가 있다. 1875년에는 헤엄쳐 영국까지 횡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럽판 조오련 선수? 지금은 50km정도의 해저 유로터널이 개통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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