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맛집을 찾아나서는 것도 재미가 쏠쏠한 일이지만 대부분 혼자다녔던 여행인 탓에 음식은 늘 뒷전이었다. 아무래도 혼자 있으면 간단하고 쉽게 해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동생과 함께할 수 있어 음식은 원없이 먹고 왔다. 새로운 재미를 알게되어 다음 여행이 걱정(?)이긴 하지만 원없이 먹을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여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The Red Lion은 낮부터 북적이는 Pub이다. 의례히 저녁부터 북적이는 호프집을 상상하게 되지만 영국인들의 맥주사랑은 상상초월이다. 날씨 탓일 수도 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나라도 나가기 싫을 정도로 먹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야 처음엔 비도 좀 피하고, 푹~ 꺼져버린 배도 좀 채우고... 그런 맘으로 들어왔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이 자리도 잡을 수 없었겟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들어오는 인파의 무리로 가슴을 쓸어내렸으니 말이다.
이곳에서는 Beer보다는 Ale이 더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Ale이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이곳은 우리네가 커피 한잔 시켜놓고 이런저런 수다를 떨듯이 맥주 한잔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영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짜잔, 드디어 우리의 만찬이 등장~
간단하게 먹을거리로 선택한 음식에서 의외의 맛을 찾았을 때의 기쁨이란...
굵게 튀긴 포테이토와 햄버거야 늘 먹던 것이기에 새로울 것이 별반 없었지만
(Beef Burger, 9.75£)
또 다른 음식인 Hand raised steak & ale pie(9.95£)는 우리의 마음을 쏙~ 빼앗아 버렸다.
'에게... 메뉴판에 적혀있던 재료들은 다 어디간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 폭신폭신한 빵에 포크를 가져다 대는 순간 흥부 손에서 박이 터지듯이 푹~ 꺼지며 드러나는 알토란 같이 쏟아져나오는 재료들의 향연~
고소한 냄새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여기에 맘이 흔들려 사진은 완전히 X판이 되어버렸지만 지금 생각해도 침이 도는 그 맛을 어찌 잊으리오.
고기도 어찌나 연하고 부드럽게 조리했는데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우리가 이 오묘한 맛에 빠져 정신을 잃었던 사이 옆 테이블의 손님도 바뀌고, 레스토랑은 종소리를 울리며 들어오는 단체 일행으로 가득찼다. 뭔가 주변에서 행사를 담당했던 사람들 같은데 한 손에는 악기를, 다른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호탕하게 웃으며 휴식시간을 가진다.
비만 내리지 않았다면 바깥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먹는 맛도 좋았을 텐데 날씨도 차고 비도 내리고...
그래도 두둑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는 길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가득한 마음으로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한다.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 > 영국(United kingdo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을 대표하는 성당들이 한 자리에~ (6) | 2012.09.14 |
---|---|
[영국] 런던 아파트에서 런더너처럼 지내기! (10) | 2012.09.10 |
영국 예술의 힘은 트라팔가에서 시작된다! (2) | 2012.08.31 |
흔들리는 런던 야경 (6) | 2012.08.27 |
런던여행의 Must Do It No.1 뮤지컬 관람(라이언 킹) (4) | 2012.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