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들뜨는 것은 나이나 성별, 지위에 상관없이 같은 마음이리라.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 아래에서도 오픈된 2층 버스에 타고 싶은 마음, 슬쩍 일어서 멋지게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팔 벌려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은 마음... 누구나 같지 않을까.
빅토리아역에서 버스를 타고 트라팔가 광장까지 가노라면 꽤 많은 볼거리들을 지나치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벤, 다우닝 거리(Downing Street), 호스 가드(Horse Guards), 화이트홀(Whitehall)과 더 몰(The Mall), 애드미럴티 아치(Admirality Arch) 등 런던의 짱짱한 볼거리들을 지나게 된다. 꽤 복잡한 이 거리에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었는데 조촐한 기마병들의 움직임이 있었는데 인파의 물결은 거대하기만 하다. 숙련된 솜씨로 주변을 정리하던 경찰도 이 거리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바로 이 길이 워털루 플레이스인데 각종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줄지어 서있다.
위병들은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그들의 무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행운이 있어 흔들렸지만 한 장 남겼다.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로 향하면서 만난 영국의 대배우 Henry Irving.
영국에서 최초로 기사작위(Sir)를 받은 배우로 Irving은 예명이다. 본명은 John Henry Brodribb. 누구나 그렇듯 처음에는 대사 한마디 없는 단역배우로 무대에 섰지만 1864년 햄릿으로 무대에 서면서 맥베스, 오셀로 등에도 출연했고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연극과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의 중심지에서 멋진 배우를 만났다.
드디어 도착이다. 런던의 대표적인 광장인 이곳. 이름만 수도 없이 들어왔던 그곳이 바로 트라팔가 광장이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승리한 넬슨 제독을 기념하여 만든 곳인데... 이곳을 보고 있으니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는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이라니. ㅎㅎ
51m의 원기둥 위에 넬슨 제독의 동상이 있다. 지금은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날이 있으리라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 그는 알기나 할까.
광장을 한 바퀴 돌고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을 찾았다. 이 때부터 저녁까지 본의 아니게 이날 하루는 '미술관의 날'이 되어 버렸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은 초상화만을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튜더왕조 시대의 초상화부터 현대화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중세 왕실을 재현한 영화에서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초상화들의 원본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물론 왕실 초상화 뿐 아니라 저명인사, 최근 유명 배우들의 초상화까지 소장하고 있으니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큰 초상화 미술관이지 않을까.
매일 오전 10시~6시(목, 금은 9시까지 야간개장) 오픈하며 무료 입장이다.
안타깝게도 사진촬영이 되지 않으니 두 눈에 가득히 담아와야 한다. ^^
내친김에 내셔널 갤러리까지 한번에... 사실 조금 힘든 일정이긴 했지만 평소 만나고 싶었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으니 포기할 순 없는 일이었다.
떠나기 전 주보에서 봤던 다빈치의 성가정을 비롯하여 렘브란트의 자화상, 고흐의 해바라기, 컨스터블의 건초마차 등 마음에 담고 올 수 있었던 최고의 작품들이 있어 다리 아픔도 잊고 돌아볼 수 있었다. 다만 너무도 보고 싶었던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를 만나지 못한게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매일 오전 10시~6시(금은 9시까지 야간개장) 오픈하며 무료 입장이다.
이곳 역시 사진촬영이 되지 않으니 두 눈에 가득히~ ^^
강력한 관람 Tip!!!
- 입구에 들어서면 국가별 안내도를 1£에 판매한다. 결코 아깝지 않은 가격이니 구입하시길 권한다.
- 예전에 오디오 가이드를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 다운받았는데 지금은 그 출처가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두 곳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밖은 비가 오다 말다, 오다 말다를 반복했나 보다.
런던올림픽 2주 전을 알려주는 전광판! 올림픽 분위기를 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또 다시 넬슨의 동상... 그를 지키고 있는 4마리의 사자의 기개가 장군을 능가하는 것 같다.
애드미럴티 아치(Admirality Arch: 에드워드 7세가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해 만든 아치다)는 내셔널 갤러리를 마주보고 서 있으며 버킹엄 궁전으로 이르는 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한 런던의 다운타운이 이 아치를 넘어서면 길게 늘어선 가로수로 새 옷을 갈아입는데 바로 그 길이 더 몰(The Mall)이다. 대표적인 왕실 행렬인 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는 최적의 길이기도 하다.
이 주변만 보더라도 런던의 주요 볼거리는 다 볼 수 있으니 시간이 짧다면 이곳을 중심으로 버킹엄 궁전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다음은... 식! 후! 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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