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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이탈리아(Italy)

[Firenze] 로지아 델 비갈로 & 단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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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아 델 바갈로>

두오모 가까운 곳에 오래되었지만 화려한 건물이 하나 있다. 입구 아치 장식의 섬세한 조각이라던가 건물벽의 흐릿하게 남아있는 벽화를 보면 분명 교회부속 건물이거나 관공서에서 사용했을 것 같은 건물인데 1300년대(1358년)에 고아원으로 사용된 건물이란다. 내가 버린 아이지만 교회의 자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딱 두오모 앞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 많은 아이들이 버려졌는데 부모가 찾아가는 아이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어 가기도 했고, 그것도 여의치 못할 경우엔 이곳에서 생활했었나 보다.


 
<단테의 집(Casa di Dante)>

피렌체가 낳은 또 한명의 위인, 단테 생가다. 몰락한 귀족의 자제로 태어나 대부업과 임대업을 한 아버지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했지만 10대 후반에 부모가 모두 사망하게 되면서 어린 가장이 되었다. 많은 저서들과 업적을 남기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희대의 미인 베아트리체와의 인연일 것이다.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만난건 9살, 10살.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2-3학년의 나이이다. 단테 스스로 "그때부터 사랑이 내 영혼을 압도했네."라는 말을 했단다. 나이가 든다고 세상을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놀랍긴 하다.

<입구>


단테의 집 바로 앞에는 작은 광장이 있다. 아마도 동네 사람들이 모여 삶에 대해,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중요한 논의 거리가 있으면 저 단상에서 한 사람이 큰 소리를 쳤겠지? '시민 여러분! 주목해주십시오~'하면서 말이다.

<단테 두상>

단테의 집 주변 보도블럭을 자세히 살피면 단테 두상이 그려진 블럭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도 여느 곳에서 처럼 여행자들을 홀리는 말을 듣는다. '단테 두상을 찾아 밟으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 단테의 이력을 감안해서일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결실을 얻게끔 해준단다. 그렇담 나도? 좀더 학업에 정진해 올해 안에 논문 한편~ 어떻게 안될까? ^^; 

<단테의 집 주변 골목>

단테의 집은 거미줄처럼 좁은 골목길들 사이에 있어 혼자 지도를 보고 찾을 땐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의외로 굉장히 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한번 헤매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곳은 차들이 다닐 수 없는 골목들로 되어 있으니 더욱 난해하게 느껴진다. 10살 정도에 아름다운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눈에 반해 언제나 그녀를 생각하다가 그녀가 불행하게 세상을 떠나고 난뒤에는 정신이상 증세까지도 느껴졌다고 하니 지고지순한 사랑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병적인 사랑에 더 가까웠단다. 스토커처럼 베아트리체를 따라다니면서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녀가 주로 다니는 길을 미리 체크해두고 그곳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그래서 베아트리체가 곤란해 한 적도 있었다고... 어쨌든 지금 단테의 집은 그가 가진 명성에 비해 조금 초라해 보이기도 하다.


<한국상점>

일요일이라 문은 닫았지만 한국용품을 파는 가게다. 유리너머에 신라면과 기타 식료품, 다른 생활용품들이 보이니 왜 그리 반가운지... 내가 한국을 떠나온지 얼마됐다고 말이야. 거참.. 사람은 언제나 향수를 가지고 살아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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