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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항지였던 후쿠오카 여행을 마무리 하고 돌아오니 긴 여행의 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채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여행이었기에 기대도 컸고, 기대가 큰만큼 아쉬움도 큰 것 같다. 자고나면 백일몽으로 끝나버리진 않을까 싶어 더 깊게, 더 많이 남기기 위해 처음 크루즈에 탔을 때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된다. 오늘은 마지막이니 수영장에 꼭 한번 몸을 담궈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지금은 휴식시간이다.
방으로 돌아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수영장을 찾았다. 수영장에 들어가긴 좀 그렇고 크루즈에서 내리기 전 여행으로 인한 피로나 풀까해서 자쿠지를 찾았다. 세상에~ 세상에~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진즉에 알았다면 첫날부터 꼬박꼬박 횟수를 헤아려가며 찾았을텐데 말이다. 1시간 정도 자쿠지에 앉아 피로를 확~ 풀고 나니 마지막 저녁시간에 좀 더 힘을 내서 크루즈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매일매일 이곳을 이용하리라 맘먹고 아쉽게 돌아섰다.
지금부터 내가 크루즈에서 하는 모든 것이 마지막 흔적으로 남으리라 생각하니 에휴~ 아쉬움이 크다.
카지노를 지나쳐 간건 수 없이 많았지만 정작 게임은 한번도 못했다. 카지노이지만 내겐 단순한 통로의 역할밖에 못한 것이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보니 선뜻 찾기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기념촬영만 할뿐. 하긴 카지노가 일본에서는 운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그리 많은 시간 운영된 것 같진 않다.
크루즈에 면세점이 있다하니 엄마와 동생이 계속해서 문자를 해댄다. 면세점이 있긴하나 그리 많은 물건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원하는 대로 사줄 수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구색은 맞출 수 있었다.
나도 면세점에서 이번 여행을 기념할 기념품 하나를 손에 들었다. 너무 마음에 드는 내게 주는 선물이다.
중앙 메인홀로 내려오니 '희망 나누기'란 타이틀로 티셔츠 판매를 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으로 제3세계의 아이들을 돕는다고 한다. 여행도 하고, 좋은 일도 하고 일석 이조, 아니 그 이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의 기분마저 좋아진다.
오~~ 오늘 크루즈 내 분위기가 다른 날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도대체 뭐지? ㅎㅎ
저녁을 먹고 나서야 이유를 알았다.
저녁을 먹고 나서야 이유를 알았다.
방으로 돌아오니 하선 준비를 위한 여러가지 물품들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행에 대한 설문조사지와 짐택,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루즈 승무원들에게 제공할 팁을 넣을 수 있는 봉투가 하나하나 마련되어 있다. 한국에서 여행을 준비하는 경우 여행경비에 팁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만족할 만한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추가팁을 조금 더 주는 것도 좋다. 성의껏. 우리나라에선 팁문화가 익숙치 않아서 어색할 수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깨끗하게 방 정리를 해주고 마주치면 반갑게 미소지어 주는 룸메이드에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고 덤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 준 웨이터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처음 크루즈를 타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기억을 스쳐지나간다. 으흐흐~ 이젠 지금까지 흐트러놓았던 옷가지와 소지품들을 정리하여 가방에 넣고 캐빈 밖에 놓아두어야 한다. 이렇게 놓아두면 내일 크루즈에서 내려서 다시 받을 수 있다.
8일동안 너무나 환상적인 식사를 하루 3끼 꼬박꼬박 먹을 수 있었음에 너무나 감사드린다. 언제나 내 삶에서 먹는 즐거움을 제외한다면 반 이상의 즐거움이 사라져버린다고 주장해 왔떤 나이기에 이 곳에서 즐기는 식사시간은 그 자체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런 멋진 식사를 이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프기까지 하다. 흑흑 ㅠ.ㅠ 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늘어난 뱃살을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이다.
내일이면 하선하는 우리나라 승객들을 위해 마지막 인사를 한다. 지난번 상하이에 도착하기 전 보았던 퍼포먼스를 다시한번 즐긴다. 이제는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말이다. 한국인 승무원들이 나와 인사를 하고 모두 다 함께 아리랑을 불러주니 코끝이 찡해진다. 제대로 되지 않는 발음을 종이에 써서 부를 만큼 정성을 들인 그들의 마음이 고맙다. 끝까지 감동이다.
마지막 밤을 보내는 한국인들을 위해 락앤롤 파티가 예정되어 있단다. 그 파티를 위해 조금은 다른 장식과 분위기를 갖추었던 것이다. 환송행사를 해준다니 것도 고맙다. 하나하나가 그저 고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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