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교를 넘어 언덕 위의 프라하 성을 향해 걸어간다. 어쩌면 프라하에 도착한 시간부터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이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정해놓은 목적지말이다. 카렐교에서 보이는 프라하성은 바로 코 앞인데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멀고도 험했다기 보다는 언덕 위에 있어 올라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생각보다 길었단 뜻이다. 그것도 중간엔 계단으로 만들어진 곳들이 있어 2배의 어려움... 차를 타고 좀 더 빨리 갈 수 있었지만 성까지 골목골목 어느 하나 빠뜨리고 싶지 않아 걸어올리가는 것을 선택했다.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산을 오르고, 산을 오르고나면 그때의 힘듦이 저절로 사라지듯이 프라하성 문 앞에 서니 힘들었단 생각이 모두 사라진다.
프라하성문에는 2명의 위병이 지키고 있는데 1시간마다 교대를 한다. 정오에는 특별한 위병 교대식도 한단다. 이 위병들은 교대하러 가는건가?
프라하성 문 입구에는 거인상이 있다(지금은 살짝 잘렸지만). 원래 있던 조각상은 아니고 복제품이라고 하는데 원래 조각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프라하 성의 입장권>
프라하 성의 입장권은 2가지 종류가 있다. 프라하 성내에 관람할 수 있는 곳을 6곳으로 구분해 놓고, 모두 관람하는 것과 반(3곳)만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되어 있다. Long Tour는 6곳(상설전시관, 성이르지 교회, 수도원 국립미술관, 황금소로, 델리버 탑, 프라하 성 회화관)을 볼 수 있고, Short Tour는 3곳(옛왕궁, 성이르지 교회, 황금소로, 델리버 탑)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는 Short Tour를 구입하여 관람하였다. 관람료는 일반은 250코루나이지만 한국에서 준비해 간 국제학생증 덕분에 120코루나로 해결가능했다. 한장 뿐인 학생증으로 표를 사니 2장 모두 학생으로 끊어준다. 성의 정원, 즉 입구 광장은 티켓 구입을 하지 않고도 둘러볼 수 있다.
<성 이르지 교회>
프라하 성의 입구를 지나 성 비투스 성당 측면을 살짝 비켜나가보면 성 이르지 교회라는 빨간색 건물이 보인다. 색감이 너무 이뻐 눈에 띄고, 광장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사진이 선명하게 나와 더 좋다는...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연주회장으로도 사용되고 옆으로는 수도원이다. 10세기 쯤 지어진 곳이 이렇게 멀쩡하고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 현재 수도원은 국립미술관으로도 사용된단다. 프라하 성 티켓을 사면 여러 곳을 들어갈 수 있는데 여기는 제외된다.
이르지 성당의 정면을 보면 하얀 2개의 첨탑이 크기가 다르다. 첨탑은 아담과 이브를 상징하는데 좁은 것이 이브를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체코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프라하의 하늘이 어둑해진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었는데 이렇게 우중충해 질 수가 있나? 프라하성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한여름 장마비처럼 시원스럽게 내린다. 소나기인가 하고 기다렸는데 영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좀 전까지만 해도 시원스럽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청승맞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의 푸른 하늘 때문에 우산은 고이 접어 호텔에 두고 나왔는데 이렇게 굵은 비가 내리면 어쩌란 말인가.
유럽날씨의 변덕스러움을 헝가리에 이어 또 한번 절감하게 했다. 이날도 헝가리에서처럼 선명한 야경은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퍼부어대는걸 보면 '굵고 짧게'라 그런거겠지. 애써 그럴 것이라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날씨의 변덕스러움은 어디서 온 것일까. 사실 비내리는 프라하는 다니는데 힘이 들어서 그렇지 너무나 운치있느 프라하의 모습이었다.
처마끝에는 비를 피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작은 휴게소, 작은 찻집마다 이 비를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곧 그칠거란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눈이 오는 프라하는 어떤 모습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 > 체코(Czech Republ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하에서 보는 마리아테레지아의 흔적 (0) | 2010.01.25 |
---|---|
[프라하] 프라하성의 중심 비투스 성당 (4) | 2010.01.24 |
[프라하] 카렐교에선 무엇을 할까요? (0) | 2010.01.23 |
[프라하] 눈먼 시계공의 마지막 걸작 오를로이 천문시계 (0) | 2010.01.23 |
[프라하] 구시가지의 상징 틴성모교회 (0) | 2010.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