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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베르사이유 궁전에 들어왔다.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들이 계속해서 붙어오는 바람에 기분은 좀 찜찜했지만 '어떻게 온 내 여행인데...'싶어 무시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 가장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곳은 단연 왕실 예배당(The Royal Chapel)이다.
왕실 예배당은 프랑스의 건축가 망사르에 의해 루이 14세 때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베르사이유 궁전의 대표 트레이드 마크라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예배당은 들어가 볼 수 없었지만 흰 대리석과 금박장식은 입구에서도 그 위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멌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상위일체와 성경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천정화이다. 1층과 2층을 터놓아 모르긴 몰라도 이 곳에서 미사를 드린다면 성가의 소리 또한 천상의 소리가 될 듯 싶다. 2층에선 왕족들이 미사를 드렸고, 1층에선 그외 다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다고 한다.
루이 14세는 매일매일 이 곳에서 미사를 드렸으며, 후에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결혼식도 이곳에서 거행되었다.
<왕실예배당의 천정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왕실 예배당을 살펴보기 위해 줄이 아닌 줄을 서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 차마 입구 바로 앞까지 다가가지는 못하고, 그래도 한번 카메라에 담아 기념해보겠다고 저 멀리에서 손을 들어 셔터를 눌러댄다. 사진은 제대로 나오지 않을지라도 이 때 가졌었던 그들의 마음은 꼭 기억하며 훗날까지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곳은 헤라클레스의 방으로 추정된다. ^^ 왕실 예배당이 지어지기 전에는 이 곳에서 미사를 드렸고, 연회실로도 사용이 되었다.
왕실 예배당 입구에 서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많은 인파들로 더 있는다해도 자세하게 구석구석 살피기은 힘들 것 같아 자리를 옮긴다. 회랑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회랑의 한 쪽은 창으로, 다른 한 쪽은 각종 조각상들로 꾸며져 있다. 각기 다른 조각상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살짝 이름표라도 붙여줬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든다. 중간 중간에는 '정말 실존 인물일까?' 궁금증을 자극하는 조각상들도 있었다.
- 베르사이유 궁전의 회화열전 -
베르사이유 궁전을 다녀온지 6개월이 지나니 이 그림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맨 마지막 사진은 왕비의 방에 있었던 것 같다). 누가 들으면 무식하다할지 모르겠으나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여러 방들이 줄줄이 서 있으며, 방의 구조와 장식들도 비슷한 형태가 많다. 화려한 천정화에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질 것만 같은 화려한 샹젤리제, 유명왕족들의 초상화와 가족화가 벽면에 장식되어 있으며 방마다 그들이 사용했던 장식품들을 한두개 정도 장식하고 있다. 장식물들은 대개 시계, 도자기, 장식장들이다. 물론 침대가 놓여 있는 곳은 설명이 없이도 침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말이다. 하나같이 모두다 화려하고, 거대해 놀라움을 그칠 수가 없다.
<전시된 장식품들>
- 베르사이유 궁전의 샹들리에 열전 -
베르사이유 궁전은 화려함과 사치의 상징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로 본 느낌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루브르박물관의 규모에 놀랐는데 이곳의 규모도 그 못지 않을 정도로 크고 화려했다. 아마도 정원까지 친다면 훨씬 더 큰 규모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잠깐 둘러본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느낀 것은 단순히 화려함과 사치의 상징으로만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이 곳에 있는 많은 것들이 너무나 가치절하되는 것 같다. 그 시절 파리의 백성들은 이것들 때문에 굶주렸지만 지금의 파리 시민들은 이 덕분에 많은 것들을 얻고 있으니 말이다. 과거 백성들의 희생이 당연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그들의 예술적 안목은 정말이지 감탄에 감탄을 더해도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물론 다시는 그런 희생이 생겨서는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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