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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마을 이야기(America)/쿠바(Cuba)

쿠바 트리니다드의 보석, 얀꼰비치(Playa An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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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푸른 그 날,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루를 해안가에서 보내기로 했다. 트리니다드를 찾은 이유의 60%는 이 비치 때문이었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내린 결정이다.

 

트리니다드 마을에서 12km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걸어가긴 어려울 것 같아 이런저런 생각 끝에 택시를 타기로 했다. 처음엔 자전거로 가자 했는데 막상 자전거를 보니(자전거 대여점은 간판없이 가정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확신이 서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타는 것이기도 했고, 왕복 약 25km를 오가야한다는데 약간 부담이 생겼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운좋게 얻어걸린 화이트 올드카.

아바나의 택시는 일반차들이 많고, 조금 더 돈을 줘야만 멋진 올드카를 탈 수 있었는데 트리니다드에선 차이가 없었다. 앞좌석에 3명, 뒷자석에 3명. 할 수 있는 만큼 가득채운 택시는 도심을 벗어나 몇 분 후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안길에 들어섰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백사장, 그라데이션된 바다색은 어디 내놓아도 아깝지 않은 최고의 풍경이다.

요즘 같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따가운 햇살도 감수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아침부터 컴컴해진 밤까지 있어본 결과 바다색이 가장 예쁜 때는 오전인 듯 하다. 햇볕이 그리 강하지 않으면서 바닷물을 잘 반사시켜 천연 바다색을 유감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천연의 바다는 한 없이 나를 끌어들인다.

 

 

 

아침부터 큰 나무 밑 그늘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미 좋은 자리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선점했고,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었다. 그래서 찾은 이 바다를 가장 잘 만끽 할 수 있는 방법! 우선 모히또부터 한잔 하고 시작하자. 이런, 아침부터 모히또라니... 하지만 쿠바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히또 한잔에 정신을 차리고, 적당한 위치에 있는 파라솔 하나를 차지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관리인이 다가와 이용료를 내야 한단다. 기억으론 10CUC정도 한 듯... 기분 좋게 이용하자는 생각에 돈을 지불하고, 드디어 오매불망하던 카리브해에 몸을 던졌다.

 

 

 

어느새 배에서 꼬르륵 거리기 시작했고, 해변 앞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역시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다른 곳보단 조금 비싼 느낌이 들지만 어쩔 도리가 없지 않나.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소박한 식사는 궁시렁하던 내 마음을 말끔히 씻어내렸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뜨거운 햇살 아래서 살사를 추고 있다. 그들은 이미 무아지경, 누가 보던 아니던 상관없이 오직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신나게 댄스 삼매경이다.

관광객들을 위한 살사 클래스가 시간에 따라 열리는 듯 했다. 노을이 어슴프레지는 저녁까지 이 행렬이 계속되었으니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워낙 몸치라 포기했는데 다음에 쿠바를 찾게 된다면 꼭 살사 음률에 몸을 맡기리라 다짐했다.

 

 

 

 

다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이 바다와,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떠나기 전 미처 끝내지 못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꺼내 들고 저 멀리 한 척의 작은 배를 떠올리며 시간을 보낸다. 평화로운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끝나지 않을 듯 이글거리던 태양 빛도 이제는 서서히 사그라 들고, 해변에 가득했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얀꼰비치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 시작인 것을... 돌아오는 차가 없어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 때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얀꼰비치의 일몰 때문인 것을.

 

 

 

 

 

 

 

다시 사진을 봐도 가슴 뛰는 풍경이다. 안타까운 건 그 때 그 느낌을 사진에 완전히 담을 수 없다는 것. ㅠ

 

 

이 기억 하나로 몇 일쯤은 거뜬히 견뎌낼 즐거움이 생겼다.

트리니다드에 간다면 꼭 둘러봐야 할, 트리니다드의 보석, 얀꼰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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