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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마을 이야기(America)/미국(USA)

인디언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 히든 케이브(Hidden Cave) & 그라임즈포인트(Grimes Pi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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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찾아온 곳은 '50번 도로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 처치힐 박물관(Churchill County Museum)이다.

대부분의 박물관이 "월요일 휴관"인지라 처치힐박물관 역시 쉬는 날이었지만 멀리서 찾아온 우리를 위해 잠시 시간을 내어주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 줄이야... 좀더 관심있게, 진지하게 살펴봐야겠단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novelty store? 사실 박물관보다 이 상점에 무엇이 있을지가 더 궁금했다는...)

나중에 알고보니 팔론(Fallon)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란다.

 

 

 

 

쉬는 날임에도 기꺼이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Donna~ 너무나 정성스럽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인디언의 후손임을 자부하는 그녀는 처치힐 박물관의 많은 것들을 꼼꼼하게 설명다. 일단, 둘러보기 전 20분 가량되는 Hidden Cave에 대한 동영상 관람~ 세세하게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사실 이런건 한국어로도 어려움! ^^) 고고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좋은 정보가 될 듯 하다. 

 

 

 

 

 

처치힐 박물관은 아주 작은 규모의 박물관이지만 볼거리는 꽤 다양하다.

네바다 원주민(Paiute인디언)들이 생활했던 가옥과 자연환경, 생활양식을 아주 먼 과거에서 부터 가까운 과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네바다 지역의 겨울은 굉장히 춥기 때문에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 컸다고 한다. 청바지를 덮은 털이 인상적이다.

 

 

 

 

 

1850년대 인디언들이 사막을 건너 정착지를 찾기까지 엄청 험난한 생활을 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손으로 짠 아기 포대기와 그릇들

 

 

▲ 짚으로 만든 오리잡이 미끼 & 그릇

 

 

 

 

상당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개인적으로 "인디언"이라는 용어에 굉장한 친밀감을 느낀다.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내 별명은 줄곧 피부색과 관련된 것들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인디언"은 내 별명에서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때론 내가 정말 인디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 정체성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인디언의 세계를 떠올리며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1880년대 뮤직박스, 1920년대 의상들, 과거 사진과 신문들 등 2,500여개의 전시품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활양식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오래된 뮤직박스, 좀 탐난다. ^^

 

 

 처치힐 박물관(무료관람)

 

 - 매일 10시-5시 개관(동절기 4시 폐관)

 - 매주 월요일 휴관

 - 매월 2, 4주 토요일 Hidden Cave 무료 투어(토요일 오전 9시 처치힐 박물관 입구에서 시작)

 

 

 

 

 

이제 영상에서 본 인디언들의 흔적을 만나러 떠난다. 진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 하니 가슴이 뛴다.

 

 

 

 

 

놀랍게도 우리가 멈춘 곳은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이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기본 조건 조차 찾기 힘든 이곳에서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잔뜩 메마른 땅에도 생명의 힘은 굳건했다.

흙과 바위 사이로 삐죽 솟아오른 세이지브러쉬(Sagebrush)는 삶과 죽음을 반복하며 이곳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세이지브러쉬가 네바다를 상징하는 꽃이란다. 꽃? 이게 꽃이라고?  

 

 

 

 

 

 

히든 케이브(Hidden Cave)로 가기 전 꼭 살펴야할 것이 그라임즈 포인트(Grimes Point)다. 그라임즈 포인트는 고대 암각화를 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 미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대 중 하나다. 비록 시간에 쫓겨 몇 개 밖에 보지 못했지만 수백개가 넘는 암각화가 퍼져 있다고 한다. 자그마치 8000년 전 원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 암각화 중 하나. 동물을 그려놓았다. 열심히 살펴보는 와중 도마뱀 한 마리가... 혹시 니가 이 암각화의 모델이었니?

 

이 암각화들은 종교지도자에 의해 만들어졌고, 주술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암각화 외에도 이곳은 이끼 등 동식물에 관한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들이 산재해있다.

바위의 있는 흰색, 노란색 흔적도 뭔가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은 가물가물~ 곰팡이랬나? ^^;

 

 

 

 

 

▲ Picnic Cave

 

피크닉 케이브는 과거 원주민들이 사냥을 하면서 쉬어갔던 곳 중 하나라 알려져 있다.  

현재의 모습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놀랍게도 이 지역 일대가 호수(Lahontan lake)였다고 한다. 그 흔적이 동굴 천정에 여전히 남아있다. 물이 있었던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계는 눈에 확연하게 드러났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을 이렇게 실제로 볼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런 놀라운 풍경을 앞두고도 불을 피우거나 낙서를 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나보다. 위대한 유산을 잘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널려 있다.

 

 

ⓒ 백상현(Sanghyun Baik)

 

 

 

또 다시 언덕을 올라 저 멀리 보이는 Hidden Cave로 향한다.

그레이트 베이슨 지역을 트레킹 하는 사람들을 위한 휴게소 정도로 생각했는데 저기가 바로 그 숨겨진 동굴이다.

 

 

 

 

ⓒ 백상현(Sanghyun Baik)

 

 

Hidden Cave라는 이름은 동굴 입구가 너무나 작고,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정말이지 동굴 입구는 한껏 몸을 낮추어야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작았다. 원주민들에게 이 동굴은 신성한 곳이라며 일종의 의식을 시작했다. 잘못하면 동굴의 정령이 우리 몸에 붙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그녀의 설명에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이 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Donna의 남편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작은 나뭇잎을 태워 우리 주변을 한 바퀴 돈 후 이제 됐다며 몇 가지 설명을 하고 동굴에 들어가기로 했다. 발전기를 이용해 불을 켜고, 혹시나 불이 꺼지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위험하기도 하고, 박쥐가 살고 있어...) 주의사항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동굴 안은 암모니아 냄새로 가득했다. 냄새와 서늘한 기운이 조금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도록 만들었다.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곳은 아니고, 그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음식과 물건 등을 저장한 곳이라 했다. 여전히 발굴을 위한 작업 중인 듯 보여 눈으로 조심스레 살펴본다.

 

이 동굴은 원래 누구나 와서 관람할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었으나 도난과 문제가 자꾸 생겨 지금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달에 2번, 2주, 4주 토요일 처치힐 박물관에서 출발하는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무료 투어).

 

 

ⓒ 백상현(Sanghyun Baik)

 

 

 

동굴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사실 그 보다 동굴에서 내려다보는 사막의 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래서 평소같이 않게 자꾸 사진을 찍게 되더라는...

 

 

 

 

 

 

갈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에서의 시간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

만화에서, 영화에서 보던 그런 인디언은 만날 수 없었지만 그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충분히 의미있는 여정이었다 생각된다. 여유가 있다면 트래킹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손미나앤컴퍼니<싹여행연구소>: http://www.ssac.company/

네바다관광청(한국사무소): https://www.facebook.com/TravelNevad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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