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요제프 광장(Max-Joseph).
레지덴츠로 들어서기 위한 관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꽤 맘에 들었던 곳인데 신시청사의 인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어쩜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피렌체의 리카르디 궁전이 떠오르는 레지덴츠의 외관. 이 때만 해도 그저 하나의 왕실 박물관 정도로만 생각했다.
오히려 옆에 있는 국립오페라극장이 더 눈길을 끌 정도였으니...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두드리고 깎아 만든 유럽의 많은 조각들과 달리 크고 작은 조개껍데기를 붙여 만든 조각은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그 섬세함이 확실히 남다르다.
Antiquarium.
1385년 부터 짓기 시작해 여러번의 증축을 거쳐 1918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레지덴츠에서 가장 오래된 홀로 조각들이 양쪽 벽으로 줄지어 있는 모습도 장관이지만 고개 들어 마주치는 천정화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한때 연회홀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창과 천정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보다 더 화려할 수 있을까.
이제 막 둘러보기 시작한 레지덴츠는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강렬한 빛을 쏘아댄다. 이렇게 화려한 방들이 자그마치 130개, 당시 바이에른의 힘이 얼마나 막강했는지 어떤 부연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아니, 이를 설명하기엔 내가 가진 언어가 너무 비루하다.
레지덴츠에서 가장 소박했던 방. 그래서 한편으론 방이라기 보다는 방과 방을 잇는 복도처럼 느껴졌다.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았던 곳이다.
막시밀리안 공작과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위한 개인 예배당이다.
화려한 제대도 인상적이지만 누구의 것인지 모를 유해가 시선을 끈다. 레지덴츠를 제대로 보려면 눈을 크게 뜨고 반드시 사방을 둘러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밀스럽게 숨겨둔 스테인드글라스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Kaisersaal (Emperor's Hall)
레지덴츠에서 축제가 열리면 이곳이 메인 홀의 역할을 했다. 언뜻 베르사이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연상케 한다. 거울 대신 화려한 태피스트리가 벽화처럼 걸려있다.
▲ 태피스트리
▲ 동양의 나전칠기 같은 장식장
레지덴츠는 오래된 유럽의 궁전이건만 너무도 오리엔탈하다. 또 많은 궁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화가 거의 없다. 물론 벽화 대신 태피스트리가 있긴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오랫동안 증축한 탓에 딱히 누구의 취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동양을 향한 기대, 선망이 가득했던 누군가가 이곳을 거쳐갔다. 유럽을 향해있는 내 마음이 그의 마음과 조금 닮아있지 않았을까.
▲ 마치 미로처럼 엮인 레지덴츠
레지덴츠 모형의 중간 지점일 듯 하다. 공연장으로 사용되나 보다.
이 정도면 그 화려하다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손님들을 위해 준비된 아파트가 있어 지금까지 많은 왕들과 교황, 귀족들이 방문하기도 해 그들의 이름이 붙는가 하면 용도에 따라 이름을 붙이기도한다. 놀라운 사실은 2차 세계대전때 무너진 것을 재건했다는 거다. 최대한 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였고, 물건들도 원래 있던 자리에 가져다 놓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단다. 이 어마어마한 볼거리들이 어떻게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었을까. 보면 볼수록 궁금증만 커지는데 해결할 길이 없네.
샹들리에, 촛대, 도자기 등 눈여겨 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화려한 것들이 한 곳에 몰려있으면 그 가치가 조금은 떨어져보이기 마련인데 그것도 한계치를 넘어섰나 보다.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길 옮겨가기가 바쁘다.
가장 독특하면서도 마음을 끌었던 방.
사방이 금색 장식으로 가득하고, 그 중간중간엔 대비되듯 도자기들이 얹어져 있다. 도대체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거지?
다시 막스 요제프 광장으로...
우리가 미술시간에 배웠던 미술사조들이 모두 응집되어 있고, '북쪽의 로마', ' 이자르호반의 아테네'로 불릴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레지덴츠는 분명 독일 안에 있지만 독일스럽지 않은, 그러나 독일이 자랑하는 역사적, 예술적 공간이다.
미처 둘러보지 못한 퀴빌리에 극장과 보물관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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