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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Book Review

일본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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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광문화심리학자김정운의도쿄일기&읽기
카테고리 역사/문화 > 동양사
지은이 김정운 (프로네시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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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정운이다. '이 정도면 내 독서편식('편독'이라 해야하나?)도 대단하다'라고 하려 했으나 겨우 3권의 책을 읽고 그리 얘기하기엔 무리가 있는 듯 하다. 그래도 어쨌든 그의 대표 저서는 대부분 읽은 듯 하다. 안식년을 떠난 그가 돌아와 또 한 권의 책을 펴내기 전엔 말이다.

늘 그렇듯이 그가 열광하는(?) 주요 심리학 이론으로 일본사회를 읽어내려간다.
주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 피아제의 심리사회이론,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이론('놀이', '여가'에 대한 이전의 책들에서는 많이 언급되었지만 이번 책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등이 언급된다. 간간히 비트겐슈타인도...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정신분석이론이다. 그는 프로이드의 추종자 중 한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ㅎㅎ

그가 가진 심리학 이론을 통해 보는 일본이다. 이제야 내가 그의 책을 재미나게 읽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드라마나 기사, 사회문제 등을 볼 때 나 역시 여러가지 심리이론들을 많이 들먹인다. 그 때마다 동생은 '직업병'이라고 하며 모든 것을 그런 시각을 가지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선다. 처음은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지만 나중엔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리는 우리의 대화... 이와 다르게 그의 책에선 맘 편하게 여러 이론들을 들먹이며 사회현상들을 들쑤실 수 있기에 그를 통해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일본 사람들(그가 말하는 일본 사람들은 주로 그와 비슷한 연령대의 일본 남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반드시는 아니다.)이 가진 특성들을 프로이드의 외디푸스 컴플렉스와 연관시켜 이야기한다거나 현재 일본을 발전시킨 몇 가지 요소(예를 들어 일본의 음식들, 좁은 공간, 인간관계 등)들이 '결핍의 욕구'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서양의 많은 것들을 동경하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것들(그래서 더 이상 그것들은 가져온 것이 아니라 '일본 것'이 된다), 다양한 관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들이 지금의 일본 경쟁력이 되었지만 모성 의존적 사회 심리 구조로 언제나 타인은 의식하며 생활하게 된다는 것, 이것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진 못하더라도 어떤 측면에서는 그들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원래 일본에 대한 편견이 굉장히 심한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전에 가지고 있던 편견과는 조금 다른 형태인 것 같다. 내가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단체 성지순례였다) 가이드가 가장 먼저 이야기 한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생각과 의식을 모두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바라보라'였다. 그러면 상당히 다른 모습의 일본이 보인다고... 진짜로 일본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생각보다 더 지독했다. ㅎㅎ

그 중에서도 타인을 굉장히 의식하는 일본 사람들에 대한 그의 진술은 상당히 흥미롭다. 내가 그저 궁금해하며 '왜 그럴까?'하고 생각하고 뒤돌아서 잊어버린 것들을 그는 끈질기게 자기만의 시선으로, 그렇지만 어느정도는 설득력있게 설명해내고 있다.

모성 의존적 사회심리..... 아자세 컴플렉스
이는 외디푸스 컴플렉스보다 더 일본인의 심층심리를 더 잘 설명한단다. 외디푸스 컴플렉스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아버지를 죽여버리지만 아자세 컴플렉스는 분노를 느끼지만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화해'를 선택한다. 이 화해를 선택하게 하는 기제는 '아마에'라고 하는 것인데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면서 사랑을 얻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사회적 장치들을 통해 충족된다(외디푸스 컴플렉스에서는 어머니가 사랑하는 대상인 아버지를 죽임으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얻거나 아니면 아버지를 똑같이 모방하여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가지면서 어머니의 관심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마에가 집단을 유지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단다. 그래서 많은 일본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굉장히 의식한다. 의식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무지하게 의식한다는 것이다.
일전에 일본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자동차의 겉은 반질반질한데 안은 무척이나 지저분하고 정신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거기에 비해 우리동네 사람들은 '내 차를 내가 이렇게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따지는 스타일?(이건 그저 내가 끼워맞춘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정서감수성, 정서표현성에 맞춰서)
어찌됐건 그를 통해 재미나게 일본을 읽었다. 물론 너무 나갔다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본에 대한 약간의 궁금증은 채운 상태. 그게 정답이라 할 수 없어도 수긍이 가니 적어도 내겐 정답이 된 셈이다.

일본을 다른 각도로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재미난 책이다.
무라카미 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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