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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하와이(Hawaii)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 생겼다!-하와이 코나 커피 농장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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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루 커피 관광 농원에서 3분~5분(차로) 거리에는 도토루 코나커피의 원산지인 본 농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하얀 대문으로 굳게 닫힌 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농장 안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관광농원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이곳에서는 빽빽하게 서 있는 커피 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마시기만 했지, 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라 제대로 보고싶다는 마음이 너무나 컸다.


먼저 코나커피에 대해...

코나커피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하와이 특산커피다. 세계 3대 커피(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마타리, 하와이 코나)로도 꼽히는 코나커피는 하와이를 품은 커피이다. 우리 고추씨를 가지고 가서 중국에서 뿌리고 키운다고 해서 같은 맛이 나오지 않듯 코나커피도 이 모종을 가져와 우리동네에 심어도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이유는 하와이의 환경적 특성에 있는데 주로 빅아일랜드 서쪽 해안에 있는 농장들에서 성장하는 코나커피는 화산재로 이루어진 토양과 그 토양의 배수조건(화산재로 이루어져 물이 쉽게 잘 빠진다), 강렬한 태양, 일정한 강수량이 결합되어 나오는 결정체이다.

이곳 지형상 특징이 오전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오후가 되면 한바탕 비가 쏟아지는 것이 매일의 일상이란다. 정말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무지하게 맑았던 하늘이 농장을 돌아보고 나올 때에는 저쪽 끝에서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지만 진정한 코나커피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농장에서는 이미 분주한 손길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수확한 커피콩을 선별하는 작업이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귀마개가 없이 하루 종일 이 곳에서 일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커피에 대해 무지하게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공정커피, 착한커피 등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는데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뒤에는 이렇게 수고와 땀이 배여 있다는 것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이 또한 자본주의의 당연한 형태라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서도..).


하나하나 정성들여 수확한 커피콩은 껍질을 벗겨서 이곳에서 세척하고, 깨끗이 씻고 건조한다. 말끔히 건조가 되면 그 다음으로 행해지는 작업이 선별작업이다.


이곳에서는 커피의 선별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크기가 작은 것, 알맹이가 차지 않은 것, 쭉정이... 등 등 커피의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이미 오랜 숙련의 과정을 거친 듯 매의 눈으로 매섭게 콩들을 선별해낸다.



가장 왼쪽부터 상, 중, 하... 이렇게 나눠지게 되는데 코나커피의 등급은 보통 다음과 같이 나누어 진다.

 ★ 코나커피 등급

1. 엑스트라 팬시(Extra Fancy): 원두의 알이 탱탱하고 가장 큰 것으로 최상급의 커피에 해당된다. 때문에 가격도 제일 비싸다. 
                                            대략 20$ 정도. 물론 더 비싼 것도 있다.
2. 팬스(Fancy): 두번째로 품질이 좋은 것으로 17$ 정도
3. 넘버 원(Number 1): 중간 크기의 원두
4. 피베리(Peaberry): 커피열매에는 일반적으로 2개의 커피콩이 들어있는데 1개의 원두가 들어있는 것. 진한 맛과 향기가 특색
5. 프라임(Prime): 가장 작은 원두를 사용한 커피

★ 코나커피 선택의 Tip
전세계적으로 커피 생산량의 0.1%밖에 차지하지 않는 코나커피는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원하는대로 얻을 수는 없다. 너무 귀한 커피라 사실 미국 백악관에도 원하는 만큼 공급해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생기게 된 것이 100% 코나커피가 아니더라도 코나커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단, 반드시 코나커피가 10% 포함된 블랜딩 커피에 한해서 말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와이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는 '코나'라는 이름의 커피는 대부분 10% 커피이다. 100% 코나커피는 하와이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토루에서도 크리스마스 특별 패키지로 한정판으로 밖에 판매하지 않으니 100% 커피를 맛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


순서가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이젠 커피밭으로 가서 커피가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봐야겠다.


커피씨를 뿌리면 커피가 이렇게 싹을 틔우고 자라나게 된다. 한번도 큰 나무들이 이렇게 작은 싹에서 커간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너무 당연한 말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내 무심함이 그들의 존재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점 커가는 커피싹은 무성한 입으로 가득하게 되어 나무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냥 멀리서 보기엔 상추싹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잎이 훨씬 힘이 있고, 두껍게 성장한다. 



조금 더 성장해 이제 혼자서도 커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면 밭으로 옮겨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커피 모종이 되면 말이다. 작은 모종처럼 보이지만 그 줄기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힘이 있다.


작은 모종을 밭에 옮겨심고 해와 바람, 비를 무수히 뿌리면서 사랑을 나눠주면 이렇게 커다란 커피나무가 된다. 이 정도 크기가 되기까지 2~3년이 걸린다고 한다. 보통은 3년 정도가 지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그 때부터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때까진 지긋이~ 기다려줘야만 하는 것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기다린 커피나무에서는 이렇게 하얀 꽃이 피어 오르고 그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요렇게 말이다. 새파란 열매가 조금 더 크고, 조금 더 크면 빨간색으로 익게 되는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빨간 열매에서 채취하는 커피콩이다.



잘익은 커피 열매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씻겨서 선별하고 그리고 로스팅 및 기타 가공처리가 끝나게 되면 우리에게 오게 되는 것이다. 커피를 즐겨마시면서도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과정을 보고 나니 내가 마시는 커피에서 새로운 향이 나는 듯한 느낌이다.


나도 붉은 열매를 살짝 벗겨봤는데... 그러니 하얀 막으로 둘러싸인 커피콩이 나온다. 씹어보니 약간 달달한 느낌도 나고, 무맛인 것 같기도 하고... 여튼 지금은 커피의 향과 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변신하게 되는지 놀라울 뿐이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커피열매에는 2개의 커피콩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서로 딱 붙어서 세상에 나오길 기다렸다가 쌍둥이가 엄마 뱃속에서 나오듯 그렇게 2개의 커피콩이 나온다.


잘 익은 커피콩이 미처 수확되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고 나면 저렇게 새롭게 싹을 틔우게 된다. 그래서 커피나무 주변에는 저렇게 새로운 싹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커피나무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마구잡이로 커버리면 다른 나무들에게 피해를 주니 그냥 뽑아버리는데 것도 모두 확인할 수는 없으니 저절로 생겼다 없어졌다 그러는가 보다.

전 과정을 이렇게 보고 나니 감회가 너무나 새롭다.
역시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을 담은 커피, 공정한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되는 커피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하와이의 커피는 지금이 한창 때라고 한다. 보통 10월~11월 가장 큰 수확기가 되는데 그 시기를 맞추어 코나커피 페스티벌이 시작된다. 올해 41회를 맞는 축제는 커피품평회, 시음회, 설명회 등이 함께 이루어지고 미스 코나커피 선발대회도 열려 선정되는 미스 코나커피는 1년 동안 코나커피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재미난 일이다. 시간적 여유가 가능하다면 딱 지금 이 시기에 빅아일랜드를 방문해 코나커피의 축제에 빠져보는 것도 행복한 여행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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