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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물길을 가르는 곤돌라.
아드리아해를 갈라 내마음으로 들어와 버렸다.
곤돌라와 함께 그 곳에 두고 온 한 쪽 마음을 언제 찾을 수 있으려나.
아드리아해를 갈라 내마음으로 들어와 버렸다.
곤돌라와 함께 그 곳에 두고 온 한 쪽 마음을 언제 찾을 수 있으려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네 바퀴를 가진 자동차가 없지만 좁은 골목길 어디든 갈 수 있는 곤돌라가 있다. 인간의 두 다리를 넘어선 자동차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다. 아~ 이 작은 쾌감은 뭐지? ^^ 부드럽게 미끄러져 가는 작은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곤돌라는 원래 귀족들이 타고다니던 배였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본 따 'gondola(흔들리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어서일까. 베네치아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것이 곤돌라인 것 같다. 곤돌라 승강장 뿐만 아니라 작은 섬들을 잇는 꼬마 다리 위에도 곤돌라가 지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얼음'하고 서 있게 된다. 그리고는 부러운듯한 시선으로 곤돌라가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바라본다. 과거 만개가 넘게 존재했던 곤돌라가 지금은 백여척 밖에 남아있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곤돌라가 받는 사랑의 크기는 다르지 않는 것 같다.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이물과 고물이 그 자태를 뽐낸다. 지금도 굉장한 모습이지만 과거엔 곤돌라의 장식이 지금보다 훨씬더 화려하고 다채로웠다고 한다. 일종의 자동차 튜닝이라고 해야할까. 그 모습이 너무 심했는지 정부에서는 1562년 사치금지법을 만들면서 지금처럼 검은색으로만 칠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진짜 멋쟁이는 블랙신사라는 것. 검은색이 곤돌라의 품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아쉽게도 곤돌리에가 불러주는 노래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요즘 곤돌리에들은 노래를 불러주지 않나? 예전 '꽃보다 남자'에서 나온 마카오 곤돌리에들은 노래를 잘도 불러주던데... 하긴, 요즘은 진짜가 아닌 것들이 오히려 더 진짜인것 처럼 완벽한 차림새를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비록 노래를 불러주지 않더라도 곤돌라를 보는 것은 굉장한 재미를 준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곳의 곤돌리에들을 단순히 노를 젓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이 곤돌라를 몰기 위해서는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친단다. 하긴, 공원에 띄워놓은 작은배의 노를 한번이라도 저어본 사람이라면 노를 젓는다는 것이 우습게 볼일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특히 곤돌라는 한쪽에서만 저을 수 있어 배가 약간 기우러져 있다. 그렇기에 많은 연습을 거쳐야만 제대로 몰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시험과정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문화와 역사, 작은 에피소드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곤돌리에가 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이 아닌 이탈리아 문화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곤돌리에들의 트레이드 마크, 줄무늬 셔츠다. 이런 셔츠를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곤돌라가 사양사업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베네치아를 추억할 수 있도록 영원히 남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베네치아의 추억에서 곤돌라를 빼버리면 너무 허전해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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