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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이탈리아(Italy)

[Venezia] 색색이 아름다운 무지개섬, 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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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섬에서 30분 정도 수상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베네치아 초호 가운데서 가장 컬러풀한 곳이 나온다. 조금 여유로워보였던 무라노와는 다르게 빡빡하게 늘어선 가옥들의 모습이 복잡한 도시를 상상하게 만든다. 수상버스에서 내린 여행객들은 세면대에 받아둔 물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듯이 이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버린다. 나도 따라 부라노섬 안으로 들어간다.


부라노섬은 컬러풀한 건물들과 레이스, 린넨 등이 유명한 곳이다. 무지개를 겹겹이 띄워둔 것 같기도 하고, 파레트 한가득 물감을 짜둔 것 같기도 한 작은 마을의 집들이 마치 장난감 마을에 들어온 것 같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니 한집, 한집 다 찍어야만 할 것 같고, 지나치기엔 아깝고... 계속 마음 조리면서 다니게 한다.


잠시 멈췄던 비가 갑자기 또 쏟아진다. '아~ 이 변덕스러운 유럽의 날씨!'


북적할 것 같던 길거리들이 비 때문인지 한산하기만 하다. 조용한 골목길을 거니는 것도 즐겁지만 여행객들이 없으니 상점들도 걸어잠궈둔 곳들이 많다. 저 수로를 오고가는 물들이 정녕 바닷물이란 말인가...


비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 길은 화려한 레이스들로 지천이 되었을텐데 오늘같은 날은 참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우리 생활에 레이스가 이렇게 많이 사용되었던가.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엔 우리 집 곳곳에서도 레이스 장식물들을 꽤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네. 이쁜 것으로 여기저기 꾸미면서 즐거워하던 우리 엄마도 이젠 많이 지쳤나보다. 세상의 무게가, 세월의 무게가 엄마를 생각보다 힘들게 만들었단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친다. 엄마가 이곳에 함께 왔더라면 한참동안 여기서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것인만큼 가격은 좀...


부라노섬의 집들이 여기 다 모여있다. 아~ 모조리 싹~ 쓸어담아 오고 싶다. 그런데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보니 이것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곳에서 서로 어우러져 있어 그런거란 생각이 든다. 모조리 다 가지고 오지 못할바엔 그냥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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