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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맞는 all day cruise다. 첫 경험의 설레임과는 조금 다른 편안함과 새로움으로 하루를 채워나갈 기대감이 잠에서 나를 깨웠다. 정말 많이 편안했나보다. 여행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늦잠이다. 10시가 넘어 눈이 떠진 것도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만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다가 점심시간이 다되서야 몸을 일으켰다는 것도 평소와는 다른 일상이다. 일단 어제들어 온 선상신문으로 오늘 내가 꼭 해야할 것을 2가지 정도로 추려보았다. 그 외에 다른 것들은 그저 몸 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기로 하면서 오늘 하루를 연다.
제일 먼저 한 것은 내일 도착하는 일본 기항지 여행을 위해 미리 입국심사를 하는 것이다. 상하이에서의 모습과는 아주 상반된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크루즈 여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 같다. 도착후 입국심사 시간을 줄여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광시간을 확보하고, 도착지마다 저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반기고 있다. 입출국 심사관이 이미 크루즈에 탑승해 있고, 모든 관광객들은 일본에 도착하기 전에 입국심사를 마쳐 내릴땐 다른 과정없이 그냥 내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모습에서 여행자는 상당한 배려를 느끼게 되고, 일본에 대한 이미지로 바로 연결되는 것 같다. 중국에서의 모습과도 상반되지만 우리나라와도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다(우리나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앞으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면 여행에 대한 욕구가 커질 것은 분명한 바, 앞서 말한 점들을 잘 벤치마킹하여 외국인 여행자를 유치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점심식사-로미오 & 줄리엣>
'점심식사는 어디서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무조건 정찬식당이다. 왜 굳이 정찬이냐고 묻는다면,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뷔페보다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싶다고나 할까. 평소에 자주 가지 못하는, 자주 먹지 못하는 것들을 기회가 주어질 때 충분히 맛보고 느끼고 싶은 그런 마음이라면 이해할까. 어쨌든 나는 뷔페보다는 정찬식당이 훨씬 더 맘에 들었다. 그래서 기항지 여행이 있는 날도 다른 사람들은 뷔페식당에서 빨리 먹고 여행준비를 해서 나섰지만 난 빨리 정찬식당으로 향했다. ㅎㅎ
<야채샐러드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점식식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샐러드바이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선택하면 그곳에 있는 웨이터들이 큰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준다. 맘껏 골라먹을 수 있는 것도 좋고,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다. 내가 연어를 선택하니 웨이터가 깜짝 놀란다. '정말? 정말?'이라고 되묻는데 난 오히려 그렇게 묻는 그들이 더 의아하다. 왜일까? 치즈, 치킨과 새우, 거기다 연어까지 내가 너무 고칼로리로만 골라서 그런가? ^^
음...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디저트로 시킨 케익이었는데 꼭 아이스크림처럼 나온다.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이쁜 모양이 오늘 점식식사 메뉴 가운데 가장 나의 마음을 끌어버렸다. 물론 맛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이 두말하면 잔소리. 하마터면 허브 잎까지 먹을 뻔 했다. 아무래도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파게티는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 같고, 샐러드와 케익만으로도 충분한 만찬이 되었을 듯 하다.
음...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디저트로 시킨 케익이었는데 꼭 아이스크림처럼 나온다.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이쁜 모양이 오늘 점식식사 메뉴 가운데 가장 나의 마음을 끌어버렸다. 물론 맛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이 두말하면 잔소리. 하마터면 허브 잎까지 먹을 뻔 했다. 아무래도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파게티는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 같고, 샐러드와 케익만으로도 충분한 만찬이 되었을 듯 하다.
<Wine tasting 경험하기>
오늘 해보기로 결정했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Wine tasting 프로그램이다. 평소에 와인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지라 선상신문을 보는 순간 망설임없이 꼭 해보기로 맘먹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꼭 와인이 아니더라도 '세계 술 맛보기'였어도 참여했을 것이다. ㅋㅋ Seller master가 추천하는 와인 맛보기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와인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 맛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했었다. Wine tasting은 크루즈의 유료 서비스이다(9.95달러에 부가세 15%, 합계 11.44$). 미리 신청을 해야 참여할 수 있으며(선상신문에는 그리 나와있었지만 나는 시간이 되어 바로 참여했다) 와인에 대한 설명은 모두 영어로 이루어진다. 물론 나 역시 그의 설명을 완벽하게 알아듣진 못했지만 일단 와인이 가진 알 수 없는 매력에 온전히 빠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 여러가지 와인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 잘 못 알아들어도 와인에 대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알 수 있다는 점 등이 나를 이곳으로 끌었다.
<와인과 궁합이 잘 맞는 안주거리들>
완벽하게 셋팅된 테이블을 보니 와인을 맛보기도 전에 이미 황홀경에 빠지는 것 같다. 깨끗하게 닦아놓은 와인잔과 개인별로 안주까지 마련해놓은 모습에서 흐뭇함을 느낀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설레임을 볼 수 있다. 15명 남짓한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거의 다 외국인이었고(우리나라 사람은 나 말고 취재차 온 방송인들 3인 외에는 없었다), 그것도 거의 다 남자들이었다. 대만인인 듯 보이는 옆 좌석의 남성이 와인 라벨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찍는 것을 보니 와인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맛을 음미하는 것도 남달라 보였다.
<Seller master의 진지한 설명>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다 진지하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적이 있는지, 아니면 와인스쿨과 같은 곳에 참여해 본적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기본적인 와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전통을 가진 와인산지(이탈리아, 프랑스, 칠레 등지)부터 최근에 관심을 끌고 있는 신생 와인산지(미국, 호주 등지)까지 설명하고 참여자들이 좋아하는 와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묻기도 한다. 설명이 끝난 다음엔 참여자들의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한 아저씨는 질문있냐는 master의 질문에 '방금 맛본 와인은 얼마인지'를 물어 참여한 사람들을 웃음에 빠뜨리기도 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놓는 바람에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너무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땅끝이 보이는 내 영어실력이 너무나 한스럽단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영어도 어렵지만 처음 듣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라 한국어로 해도 어려웠을거라 스스로 위로한다. ㅠ.ㅠ
<Tasting한 와인들>
1시간여 정도 진행된 tasting 프로그램에서는 총 8종류(화이트 와인 3종류, 레드와인 4종류, 스파클링 와인 1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단맛보다는 쌉쌀한 맛이,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 와인이 더 좋은데 첫번째 맛보았던 화이트 와인은 맛이 꽤 괜찮았다. 그런데... 와인을 맛본다는 흥분으로 이름을 알아놓지 못하는 최대의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다. 모두들 살짝 맛만 보는데 난 한 잔씩 쭉~ 다 들이켜 버렸다. 중저가의 와인들이니 큰 부담없이 다시한번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 tasting한 와인들(기억나는 것만)
- Danzante Pinot Grigio, Deller Venezie 2008
- Laboure Roi Beaujolais Villages 2006
- Caliterra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7
- Cline Zinfandel California 2008
- Korbel California Brut
노트를 한권 들고 갔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와인 프로그램을 끝내고 살짝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 갑판으로 올라갔더니 크루즈 뒤켠에서 떠나온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참 좋은 것 같다. 이렇게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면 언제나 함께하고 있어 크게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안타까운건 그 생각이 집으로 돌아오면 희미해진다는 것!!!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아니, 난 너무 심하게 망각의 강에서 허우적거린다.
<암벽등반>
크루즈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의 하나가 스포츠이다. 크루즈 내에는 아주 다양한 스포츠 거리들이 있다. 바다 위에서 즐기는 암벽등반은 땅 위에서 즐기는 그것과는 색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철저하게 안전장치들을 확인해주니 내 마음만 다잡는다면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어찌보면 굉장히 쉬워보이지만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저 끝에서 종을 치면 미션 완료! 이곳에 한국인 승무원이 있어 맘이 더 편해지는 것 같다.
<미니골프장>
미니골프장? 가족골프장? 24시간 개장하는 골프장이며 남녀노소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나야 뭐 골프는 별로 관심이 없어 그냥 지켜보는 정도... 가족들이 함께하고 있는 모습은 참 좋아보인다.
무슨 놀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전통놀이와 비슷한 놀이를 아이들이 하고 있다. 할아버지들도 이곳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찬바람이 부는데도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각양각색으로 자신들만의 여가를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렇게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참 좋을텐데...
<self soft icecream>
내가 하루 하나씩 꼭 즐겨먹던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냥 보기에는 무척이나 쉬워보이는데 실제로 만들어 먹으려니 생각보다 모양이 잘 안만들어 진다.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달콤한 맛도 좋지만 내가 만들어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이 더 특별함을 부여해 준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도 처음엔 균형을 못맞춰 쏟아지니 안타까워도 하시고, 어려워도하셨지만 점차 아이스크림 만들어 먹는 재미에 빠지시는 것 같다. 아이처럼 서로의 아이스크림을 보고 웃으시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좋아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나의 착각이었음을 이곳에서 느끼게 된다. 누구나 아이처럼 즐기고 싶은 마음, 하고 싶은 것들을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을. 내가 나이가 들어도 꼭 잊지 않아야 할 것임을, 그리고 주변 어르신들을 볼때도 꼭 기억해야 할 것임을 알아간다. 어느 누구도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에 넣어 생각하게 되면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Viking crown>
이리저리 쏘다니다보니 벌써 저녁시간이 다가온다. 오늘은 말로만 듣던 캡틴 환영쇼가 있는 날이다. 조금 일찍 내려가 이쁘게 단장(?)하고 난생 처음 참여하는 칵테일 파티를 기다린다. 그 전에 크루즈 내를 어슬렁거리다가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바로 Viking crown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멋진 풍경과 함께 각종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Viking crown의 매력은 가장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즈에서 벌써 4일째인데 아직도 새로운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시원스러운 풍경을 뒤로하고 캡틴 환영파티에 참가하기 위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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