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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만난 오벨리스크 이 거대한 돌덩이를 배에 실어서 4,000km를 달려 여기까지 가지고 왔단다. 길이: 22m, 무게: 255t 만들어진 시기: 기원전(BC) 1550년, 1600자의 상형문자가 새겨짐 기중기 10대, 300여명의 사람들 이집트를 떠난지 5년이 넘게 걸려 지금 자리에 우뚝 섰다. 무수한 숫자들을 남기고, 무수한 이야기들을 남기고 서 있다. 그 아래 서 있는 내 모습은 너무 조그맣다.
[파리] 어디까지 걸어야 하나? 콩코드 광장에서 샹젤리제까지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조금이라도 더 부여잡고 싶은 심정에 아직 보지 못한 곳을 향해 갈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마음이 발길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파리의 무수한 유료화장실을 거부해왔지만 결국엔 이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사용한 유료 화장실이다. 유료와 무료의 구분, 청결 또는 시설의 우수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유료 화장실이고, 재수가 좋으면 무료 화장실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난 참 운이 좋은 여행자였다. 유럽의 많은 공공 화장실들이 유료인 까닭을 알고 싶다. 그 연유가 무엇인지, 어떤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화장실 사용료: 0.4유로 걷다보니 목도 타고 먹거리가 나를 부르..
[가고시마] 화산섬에서 온천수에 발담그기 사쿠라지마 불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사쿠라지마는 현재도 용암이 들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페리를 타고 15분 정도 달리면 도달할 수 있다. 동서 약 12km, 남북 약 10km 정도 되는 면적으로 트레킹이나 자전거 일주(입구에서 자전거 대여 가능) 등으로 사쿠라지마를 둘러볼 수 있다. 가고시마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가 하루 5회 정도 운항된다. 프로그램에 따라 짧게는 3시간 30분, 길게는 6시간 10분이 걸리고 요금은 성인 4,000엔, 아동 2,000엔(최고) 정도이다. 현재의 사쿠라지마는 왼쪽으로 조금 더 길게 뻗어보이는데 원래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단다. 계속해서 용암이 흘러내려서 지도에는 없던 땅이 생기게 된 것이고, 지금도 계속해서 사쿠라지마는 넓어지고 있다. 하늘은 아직까지 꾸물꾸..
5월엔 장미를 봐주세요!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같아 당신을 부를때 당신을 부를때 장미라고 할래요.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 못 이룬 나를 재우고 가네요. 장미꽃 한송이 가슴에 꽂으면 동화속 왕자가 부럽지 않아요. 장미의 계절이다. 반갑다, 장미야!
[가고시마] 해안에서 또 다시 해안으로 가는 길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어제와는 다르게 하늘이 굉장히 찌푸려져 있다. 하루에서 변할 수 있는 날씨지만 어제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찌푸린 하늘은 여행자들이 그리 반기는 하늘의 모습은 아니지만 꽃으로 환영해주니 그 마음 조금 누그러뜨리려 노력해 본다. 정말 꽃을 사랑하는 일본이다. 어디를 가도, 변함없는 모습이다. 일본이 해외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은 굉장한 환대를 해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들이 지닌 고유성을 100% 발휘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여행자들이 일본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나 역시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진 않았다. 물론 일본 여행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적은 수의 방문이긴 하지만 몇 번의 방문으로 일본은 접하..
[나가사키] 외국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데지마, 신치 차이나타운 이번엔 데지마로 향한다. 17세기 네덜란드 무역관이 있었던 곳, 데지마. 일본에 혁신을 가지고 와 현재의 모습을 이루는데 크게 일조한 서양문물의 양성지 데지마를 바라본다. 그런데 변화를 가지고 온 곳치고는 조금 쓸쓸함도 보이고, 적막함도 보이고... 예전의 그 활발했던 무역의 모습은 지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데지마(出島) 데지마는 1636년 일본의 유일한 무역항으로 만들어진 인공 섬이다. 218년간 일본의 유일한 해외무역 창구로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15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밖에 남지 않았다. 1996년부터 복원공사가 시작되어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원래는 부채꼴 모양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나가사키 시내와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에 둘러싸여 과거의 흔적만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데지..
[나가사키] 세계를 감동시킨 글로버의 사랑이야기 글로버 주택(Glover's house) 1859년 나가사키시에 무역회사(글로버상회)를 설립한 토마스 글로버(Thomas Blake Glover)의 대저택으로 19세기 서양식 건물의 특징들이 남아있다. 그의 당시 나이는 21세였다고 한다. 글로버는 많은 부분에서 일본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중 하나가 이토 히로부미의 영국유학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뒤에서 지원하여 메이지 유신이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였다. 또한 조선, 차 등의 무역업을 통해 경제적 발전도 추구했지만 근대과학기술을 도와 현재의 발전된 일본 모습과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글로버 주택에는 당시 그의 가족이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나가사키] 외국인의 거리, 미나미야마테(南山手) 언덕의 구라바엔(Glover garden) 오우라 성당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올라가면 구라바엔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일본인들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입구부터 물씬 풍긴다. since 1974라는 것은 구라바엔이 만들어진 시기가 아니라 현재의 모습으로 정비된 시점을 말하는 것 같다. 지난번에도 너무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오지 못했다. 맘 속에 담아놓고 눈길만 계속 이곳으로 향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 기쁘다. 나가사키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 하나를 꼽으라면 이번엔 구라바엔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미션 수행 완료! ^^ 나를 환영해주는 안내문들... 돈 내라는 소린데도 좋단다. 일본의 웬만한 관광지에선 한글로 된 안내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홀로하는 여행이라 해도, 초행길이라 해도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 내가..
[나가사키] 나가사키 3대 비극을 만나러 가는 길 나가사키는 유독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일본 3대 야경 중 하나인 나가사키 야경, 나가사키 3대 명물 그리고 이번엔 나가사키 3대 비극이다. 비극을 찾으러가는 길 치고는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다. ☞ 나가사키 3대 명물 보기 유럽식 건물 외관을 한 미술관이다.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라 볼 때마다 눈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정면에 오우라 성당이 보인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틀면 그라바엔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 두 가지가 나가사키 3대 비극의 2가지 이다. 마지막 하나는 앞에서 본 나가사키 원자폭탄이다. 다시 말해서 나가사키 3대 비극은 나가사키 원폭, 천주교 탄압, 나비부인의 비극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가지 비극의 끝이 맞닿아 있다. 일본에 와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이..
[나가사키] 평화공원 원폭자료관, 평화공원, 평화상이 원자폭탄의 폭심지를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일본인만이 피해를 당한 것은 아니다.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온 우리나라 사람도 꽤 많은 수 희생되었는데 그들을 위한 추모비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두번의 아픔을 경험한 우리의 조상이다. 이미 히끗히끗 푸른 빛의 잎이 많이 나와있다. 내가 우리나라를 떠날 때 겨울이었는데 이곳은 여름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벚꽃은 언제봐도 나의 기분을 좋게 한다. 하얀 꽃잎에 수줍게 번지는 붉은 빛이 첫사랑을 마주한 한 소녀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평화공원을 만들어 주변정리를 하면서 원폭이 터졌을 때 당시 이곳의 모습을 요만큼 남겨두었단다. 폭심지... 이 자리 50m상공에서 원자폭탄이 터졌다. 지금은 너무나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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