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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내리는 교토를 산책하는 법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무리.. 그들을 흔들어대며 억지인사를 건네게 만드는 봄바람에 고마워하며 교토를 거닐 수 있길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봄 같지 않던 날씨는 나를 따라 교토까지 왔나보다. 심술궂은 날씨를 탓했지만 이내 봄비를 친구삼아 옛골목을 사부자기 걷기 시작했다. 여행을 계획한 것은 오래 전이었지만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도발이었기 때문에 준비한 것은 하늘길과 잠잘 곳이 고작이었다. 그 이상의 기대와 설렘을 가진다는 건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겨우 비행기에서야 책을 펼쳐들고 고민하던 끝에 교토의 색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기온을 교토여행의 시작점으로 잡았다. 이렇게 멋진 풍경 앞에선 날씨에 대한 원망도 비와 함께 씻겨져 나갔다...
반나절에 둘러보는 옛 동독 대표도시, 드레스덴(Dresden)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과 첫 인사를 나누고, 쾰른, 뮌헨, 아우크스부르크를 지나 드레스덴에 다다랐다. 드레스덴은 지금까지 거쳐왔던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지닌 도시였다. 깔끔하게 정리된 신도시 같으면서도 정리되지 않은 어수선함이 있고, 세련된듯 하지만 여기저기서 촌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드레스덴은 가장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꼭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유럽의 낡고 오래됨,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항상 내 마음을 빼앗아 갔다. 하지만 독일은 좀 달랐다. 너무 번성했고, 현대적이면서 복잡한 이곳은 도착하는 도시마다 약간의 아쉬움을 쌓게 만들었다. 그에 비해 드레스덴은 그간 쌓여있었던 아쉬움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만큼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품었다. 이탈리아, 프랑스에선 그리 흔했던 거..
여행지가 된 복지시설, 푸거라이(Fuggerei)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유럽은 조금 더 특별한 여행지다. 유럽은 '사회복지의 발상지'이며 그 누적된 시간만큼 복지가 일상화되어 우리가 말하는 복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흐름은 복지국가라 불리는 스칸디나비아 지역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만큼 복지가 일상화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짧은 기간 독일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여행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세계 최초의 복지시설 푸거라이(Fuggerei)가 있다는 이유였다. "복지시설이 여행지라고?" 푸거라이는 1521년 푸거가(Fugger family)에 의해 설립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복지주택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지..
[제주도] 표선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금데기 횟집 저녁식사를 위해 찾은 제주 표선의 맛집 푸짐한 먹거리와 맛은 당연, 바닷가에 위치해 표선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더해져 유명하다는데 컴컴한 밤에 찾으니 풍광은 포기할 수 밖에... 입맛 돋구는 상큼한 소스의 샐러드. 사진이 없지만 전복죽, 다양한 해산물이 시간차를 두고 식탁을 가득 채운다. 갈치회, 산낙지, 멍게, 새우,오징어, 한치, 게불, 문어숙회, 전복 아님 오분자기인가? ... 본식이 나오기 전에 너무 많은 해산물들이 나와 깜놀~ 늘 느끼는 거지만 난 맛집 블로거는 어려울듯... 늘 사진보다는 젓가락이 먼저~ ^^; 조절하지 않으면 회와 매운탕, 밥까지 먹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 기억하세요! ^^ 역시 메인 먹거리는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횟거리.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나 많은(사실은 더 많은...
산책하기 좋은 독일의 운하 도시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짧은 기간동안 독일을 여행한다면 아우크스부르크는 그리 반가운 여행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작은 도시를 찾은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세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이라 불리는 '푸게라이(Fuggerei)'를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 이미 바이에른의 작은 도시 아우크스부르크에 흠뻑 빠져버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우리에게 '축구'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한때 구자철선수가 있기도 했고, 지금은 지동원, 홍정호선수가 뛰고 있는 구단이라 한국인들에게도 꽤 익숙한 이름이다. 기차역에서 숙소로 향하던 길 곳곳이 공사로 험난했지만 무거운 짐의 무게마져 견뎌낼 수 있을만큼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좁은 골목의 코너를 돌아설 때마다 변화무쌍하게 펼쳐진 풍경은 익..
전세대가 함께 떠나는 대구 향촌문화관의 근대여행 4년만에 가장 긴 연휴라는 2015년 설연휴. 설날은 지났지만 아직 남아있는 연휴 중 이틀은 말 그대로 휴일로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싫어질법도 한 명절 음식 대신 외식도 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거리가 가득한 대구 향촌문화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향촌문화관은 개관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역사박물관이다. 개관 초기 무료로 운영되다가 지난 달부터 유료로 전환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성인 1,0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입장료라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대구를 가득 채운 '근대여행'의 정점이 될 것 같은 은 근대역사 골목투어 2코스와도 그리 멀지 않다. 골목투어 1코스 또는 2코스와 연계해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구 최초의 대중교통인 부영버스가 1..
여행에서 만난 우연한 기쁨, 유럽의 오픈마켓 여행 중 만나는 우연은 언제나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철저한 계획 속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것들보다 생각도 못한 것들의 우연한 어울림에서 긴 여운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예컨데.. 길을 걷다 만난 정체불명의 조형물에서 우연히 만난 태극기는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한다. 또 하나.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어느 길에서 만난 오픈 마켓은 '잠깐 멈춤'이라는 큰 선물을 내게 던져주기도 한다. 여행이 가진 한계가 보이는 단면만으로 그 장소를 평가한다는 점이지만 사람냄새 나는 시장에선 그런 한계도 초월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작은 시장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게 여행자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진정 오감을 자극하는 곳을 찾으라면 시장만한 곳이 있을까 싶다. 먹을 것, 입..
[대구골목투어 2코스] 동산 청라언덕에서 시작된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 대구골목투어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모든 코스가 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골목투어 2코스를 마주하는 기분은 사뭇 다르다. 라는 이름에 가장 걸맞는 2코스는 짧지만 가장 많은 볼거리를 품고 있다 삭막한 겨울의 기운도 조금씩 스며드는 봄기운을 이겨낼 순 없겠지. 아직 봄을 이야기하기엔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매서운 바람이 조금 빨리 물러나줬으면 하는 마음에 애써 봄이 오고 있음을 되뇌이며 한 걸음씩 내딛는다. 대구근대문화골목 2코스는 일명 '동산'이라 불리기도 하고, '청라언덕'이라 불리기도 하는 나즈막한 언덕에서 시작된다. 한 계절을 꼬박 이곳에서 보내야했던 그 때, 이 곳은 내게 적잖은 스산함을 주었던 곳인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런적이 있었나 ..
남산 100년 향수길을 거닐며...(대구 근대골목투어 5코스) 걸어서 골목기행, 5코스 어린 시절, 골목은 자랑할만한 놀이터였다. 변변한 놀이기구 하나 없었지만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다이나믹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현대화라는 이름을 걸고 골목을 잠식한 아파트는 좁은 골목 대신 광장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어느새 그 모습에 익숙해져 갔다. 나만 그랬을까. 넓은 공간이 오히려 갑갑하게 느껴지던 그 때, 대한민국 걷기 열풍을 타고 다가온 골목과 다시 만났다. 덕분에 아련한 추억을 곱씹는 장소로 새로 태어난 골목길... 대구 도심을 거미줄처럼 엮어 만든 중구 골목투어의 다섯 코스는 이제 대구를 너머 전국에서 찾아오는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총길이 14.61km, 곧게 뻗은 신작로와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이 짧은 길이지만 그 속에 자리잡은 볼거리는 하나의 박물관을 능가한..
베르사이유 궁전과 견줄만한 화려함, 뮌헨 레지덴츠(Residenz) 막스 요제프 광장(Max-Joseph). 레지덴츠로 들어서기 위한 관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꽤 맘에 들었던 곳인데 신시청사의 인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어쩜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피렌체의 리카르디 궁전이 떠오르는 레지덴츠의 외관. 이 때만 해도 그저 하나의 왕실 박물관 정도로만 생각했다. 오히려 옆에 있는 국립오페라극장이 더 눈길을 끌 정도였으니...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두드리고 깎아 만든 유럽의 많은 조각들과 달리 크고 작은 조개껍데기를 붙여 만든 조각은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그 섬세함이 확실히 남다르다. Antiquarium. 1385년 부터 짓기 시작해 여러번의 증축을 거쳐 1918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레지덴츠에서 가장 오래된 홀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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