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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스위스(Switz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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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 마르크트 거리에서 만난 아인슈타인의 흔적 베른의 메인거리는 알파벳 U자의 중앙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슈피탈 거리, 마르크트 거리, 크람거리이다. 이들은 하나의 길을 따라 가지만 그 이름은 구간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마르크트 거리로 상설 시장이 열리던 감옥탑에서 시계탑까지 이어지는 300m 길이의 거리이다. 베른의 상징인 곰돌이로 장식한 트램이 장난감 기차처럼 지나다니고 거리 중앙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분수대가 스위스를 상징하는 테마파크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베른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사랑받고 있는 시계탑이다. 문득 프라하 구시청사에 있는 오를로이 천문시계가 떠오르기도 한다. 유명세야 오를로이 천문시계가 더 크겠지만 역사로는 베른의 시계탑이 아버지 뻘이다. 방어탑인 동시에 성곽의 출입구..
[베른] 베렌광장에 펼쳐진 열린 장터 모습 루체른 구시가지에서 빼놓은 몇 군데를 둘러보고 난 뒤 일행과 헤어져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가며 스위스의 풍경에 서서히 취해간다. 아무리 찍는대로 엽서고, 달력이라 하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시쳇말로 레알 스위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만 한다. 당장 내려 손을 대면 손 끝에 전해질 스위스인데 꿈이고, 허상인 것만 같다. 베른(Bern) 스위스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베른은 명실공히 스위스의 수도이다. 외유내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베른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흔히들 생각하는 북적북적하고 혼잡한 수도의 모습이 아니라 더 매력적인 것 같다. 1911년 군사요새로 만든 곳이지만..
[루체른] 호프교회 보고, 스위스 용병의 넋을 기리러 간다. 스위스에서의 3번째 날, 오늘은 기차타고 놀러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도시락 싸가지고(oh~ no!), 사가지고(OK!!) 베른으로 가는 날이다. 어제 하루 셋이서 함께한 시간에 푹~ 빠진 나머지 아침에 살짝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서로가 원하는 바가 달라 오늘 하루는 각자가 원하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어제 못다본 호프교회를 들렀다가 서로 원하는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내겐 이른 아침인데 백조떼는 말짱한 정신으로 루체른호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기에 눈이 많이 가기도 했지만 그 하는 짓이 웃겨 눈길을 빼앗기도 한다. 사람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인도인지, 백조들이 오가는 조도(鳥道)에 사람이 끼어든건지 헷갈리게 만든다. 지들이 이곳의 주인인양 고개를 빳빳이 들고 ..
[루체른] 캔버스가 되어버린 스위스 작은마을 퐁듀와 함께 모든 의지가 날아가버린 것 같다. 가야 할 목적지를 잃은 것이다. 생각 외로 빨리 문을 닫는 루체른의 패턴(심지어 대형마트도 문을 닫았다)으로 갈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똑같은 길만 몇 번을 생각없이 돌아다닌다. 무슨 방황하는 청소년도 아니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 이렇게나 헤매다니... 비록 문닫힌 상점이지만 그래도 스위스 전통을 담은 장식품들이 간간히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들어가 볼 수도 없어 성냥팔이 소녀처럼 유리창을 사이로 두고 침만 꿀꺽꿀꺽 삼킨다. 스위스의 상징? 시계하면 스위스, 옛날엔 스위스에 오면 장인의 땀이 스며있는 시계하나 사가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것도 쉽지 않네. 괜찮다 싶은건 너무 비싸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동네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고... 역시 우리는 ..
[루체른] 꽃다리 밟으며 백조의 호수를 지난다. 리기산에서 내려와 루체른에 도착하니 오후 6시이다. 아무래도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긴 아쉬워 루체른 시가지를 제대로 한번 둘러보자면서 구시가지를 향해 거닐기 시작했다. 걸어다니다가 적당한 곳이 있으면 저녁식사까지, 어제의 컵라면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근사하게 먹어보자면서 본토 퐁듀를 저녁식사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쿵짝이 잘 맞는지 한 친구가 이곳에서 유명한 퐁듀집을 하나 알아왔다면서 수첩을 펼친다. '오호~ 드디어 퐁듀를 먹어보는구나.' 기대가 가득하니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듯 하다. 구시가지의 시작은 카펠교에서 부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열심히 카펠교로 가고 있는데 중학교 고학년? 아님 고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학생 둘이 강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갔다 정신없다. 무슨 일인가 싶어 궁금하기도..
[리기산] 알프스 자락에서 걷기여행의 매력에 빠지다. 여기를 봐도 산, 저기를 봐도 산... 사방이 산이다. 8월 초, 한여름에 보는 산의 모습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 알프스의 산은 언제나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푸른 산도 있구나 싶다. 저 멀리 하얀 눈에 덮인 산이 원래 내가 원했던 풍경이지만 지금은 리기의 모습에 푹~ 빠져버렸다. 굳이 흰 눈이 아니어도 좋다. 이 곳에 빠져 있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좋아도 이 곳에서 살 순 없지 않는가. 한번에 내려오기가 아쉬워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를 앞서가던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에게 눈길이 간다. 머리가 허연 호호 할머니, 호호 할아버진데 걸어가시려나 보다. 느릿느릿 속도는 나지 않지만 두 손 꼭 잡고 내려가는 모습에 사랑의 향기가 젖어 있다. 그 향기 흐트릴까봐..
[리기산] 기차를 타고 올라간 하늘엔 이런 세상이 있었다. 높이1,752m의 리기쿨룸, 기차를 타고 올라오긴 했지만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 비행기를 탄 것을 뺀다면 적어도 이 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다. 등산을 즐겨라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편은 아니라 기회가 되면 산으로 향하고, 또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는게 내 등산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내가 오른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이 소백산이었으니 산에 대해 특별하게 이야기할 처지가 못된다. 지리산보다 조금 낮고, 설악산보다는 조금 더 높은 곳이 리기산이다. 구름을 헤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의 무리와 기차들의 혼잡함 속에서 혼자만의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새어나오면 부끄러우니 철저히 맘 속으로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니 일단 주린..
[리기산] 강을 거슬러가는 여행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스위스 투어! 가보고 싶은 곳은 오기 전부터 찍어둔 상태이지만 '어떻게 조합을 하면 좋을까?'하는 생각에 확실한 일정은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숙소에 도착해 미리 여행을 끝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도착하자마자 부터 시작해서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 수 있는 틈을 찾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도착하기 전 몇 일동안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사나운 날씨가 계속되어 인근 산에서의 하이킹이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긴 이탈리아에서부터 스위스는 엄청나게 춥다는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은터였다. 융프라우에서는 비바람인지 눈보라인지 구분할 수 없는 희안한 상황까지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리기산은 날씨가 조금 좋지 않아..
[루체른] 가벼운 저녁산책 나폴리에서 아침 7시에 탄 기차로 루체른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다되었다. 12시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가볍게 한국에서 가져 간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고작 짐을 들고 기차를 오르내리는 것이 다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한끼도 걸러선 안된다는 굳은 신념때문에 밥은 먹었지만 아직 내 정신은 루체른까지 오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그 정신을 찾아 내가 먼저 나섰다. 민박집에서 나와 3분이면 호수에 닿는다. 간단히 집 주변 호수에서 산책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나왔는데 내 마음은 호수에 빠져버렸나 보다. 자꾸 호수를 따라 집과는 먼 방향으로 나도 모르게 걸어가게 된다. 그냥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나와 ..
[스위스] 루체른 쌍둥이 민박 스위스에서 묵었던 호스텔? 민박? 쌍둥이 민박이다. 루체른에서 4박을 하면서 편안하게 묵을 수 있었던 곳. 루체른 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버스에서 길을 건너 5분만 걸으면 도착하게 되는 곳이다. 간판에 한글로 '민박'이라고 적혀있어 찾는데에는 그리 어려움이 없다. 렌트를 해서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주차장도 완비되어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주차장도 상당히 넓고,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주차가 무료다. ^^ 간판을 보지 않고 두리번, 두리번 했더니만 2명의 외국인 아가씨들이 쌍둥이를 찾냐고 물었다. 짐을 들고 낑낑~거리고 있으니(민박집을 찾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긴 기차여행 때문에..) 짐까지 함께 들어주겠다고 한다. 어찌나 고마운지... 자기들도 쌍둥이에서 묵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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