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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간토(關東)

하코네 온천의 원류를 찾아가다! (오와쿠다니-아시노코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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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저녁에 본 풍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하코네...

하코네 전역이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고라지역 역시 주택보다 숙박시설들이 더 많은 듯 하다. 골목마다 들어선 료칸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본격적인 하코네 여행의 시작.

어젯밤 정신없어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고라역의 모습과 역주변 상점들을 둘러본다. 아침인데도 일찌감치 하코네 일주를 나선 사람들로 가득하다.

 

 

 

 

 

고라역 앞의 한 상점에서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온천수. 뜨끈뜨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정도면 어디에서든 온천욕은 믿고 해도 되겠다.

고라가 등산열차의 종점이고 하코네 케이블카의 시작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예상 외로 소박하고 단순한 상점이 의아하기만 하다. 지금껏 본 관광지의 기념품점 가운데 가장 소박한 느낌이다.

 

 

 

▲ 스위스 알프스에서 봤던 산악열차처럼 생겼는데 여기선 케이블카라 부른다.

 

 

 

하코네 여행이 다채로운 이유는 로만스카부터 시작해서 등산열차, 케이블카, 로프웨이, 거기다 해적선까지... 무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탈 것들도 한 몫하는 것 같다. 마치 알프스를 여행하듯 구간마다 달라지는 탈 것들과 그에 따른 풍경들이 여기가 일본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한다.

 

 

 

 

 

 

 

 

로프웨이에 올라타면 처음엔 숲으로 우거진 산악지역에 띄엄띄엄 흩어져있는 료칸들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샌가 수증기가 몽글몽글 올라오면서 주위가 자욱해지고, 붉은 흙바닥이 드러난다. 뜨거운 열기와 유황성분으로 식물들이 살아갈 수 없었나 보다. 내가 안개 속을 다니는 것인지, 구름 속을 다니는 것인지, 그저 땅의 열기 속에 다니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후지산도 보이고, 도쿄 스카이트리도 볼 수 있다는데... 이 자욱함이 모두를 삼켜버렸다.

 

 

 

▲ 하늘정거장: 오와쿠다니(최고 높이 1,044m)

 

 

로프웨이를 타면 다다르게 되는 정상은 '오와쿠다니(大涌谷,おおわくだに)'로 하코네 로프웨이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고, 눅눅한 수증기가 몸을 감싼다. 하코네는 사화산(활동을 멈춘 화산)인데도 여전히 유황가스를 뿜어낸다.

 

 

 

 

 

 

오와쿠다니 정거장에 내려 화구의 흔적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계곡을 올랐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라 그런지(이곳 하코네 로프웨이는 유료탑승자가 가장 많기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가는 사람들의 무리에 휩쓸려버리기도 한다. 휴게소 인근에선 푸른 잎들을 만날 수 있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하얀 유황계곡들을 볼 수 있다. 기포가 올라오는 걸 보니 아직 살아있다.

 

 

 

 

 

오와쿠다니의 크고 작은 유황웅덩이는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하지만 몇 곳에서는 퐁퐁 소리를 내며 자기의 생명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오와쿠다니에서 유명한 먹거리가 유황온천수에 익힌 계란이다. 이곳에서 삶은 계란을 1개 먹으면 7년의 생명이 늘어난단다. 장수를 원한다면 오와쿠다니로~~

 

 

 

 

 

 

 

 

이 풍경이 어찌 3,000년 전에 터진 사화산의 흔적이라 할 수 있을까.

산이 숨구멍이라도 가졌는지 군데군데서 땅의 호흡이 느껴진다. 땅의 호흡에 맞춰 하늘도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화산의 흔적을 '지옥'이라 불렀던가.

지옥이라 부르기엔 아름답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아닌 묘한 이곳...

 

이런 상황이라 때때로 폐쇄되기도 한단다. 화산활동은 멈추었지만 지반이 많이 약화되어 산사태가 자주 난다. 그런 위험이 있음을 강조하는 주의간판이 가득한데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사람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그렇지만 여전히 생명은 피어난다.

 

 

 

 

 

 

지옥(?)에 있는 사찰...

어린 꼬마도 지장보살에게 정성스레 물을 끼얹고 무언가를 빌어본다.

너는 무엇을 빌었을까?

 

 

 

 

 

 

 

드디어 오와쿠다니의 별미, 유황에 삶은 계란이다.

맥반석 계란과는 다르게 검은색인데 계란 노른자의 철분과 유황수소가 반응을 일으키면서 껍질을 검게 만든단다.

평소 계란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여기선 하나 먹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낀다. 맛은? 플라시보때문인지 건강에 좋다하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 출출할 때가 되어서 일 수도 있다.

 

이곳에선 검은 계란 말고도 화산 아이스크림도 판매하니 찾아보는 것도 좋다. 줄이 길어 우리는 패스~

 

 

 

 

 

 

잠시 열렸던 하늘은 다시 흐려졌다. 덕의 부족함 때문인지 결국 후지산은 흔적도 보지 못하고, 산 아래로 내려간다. 노란가루로 영역을 표시한 유황지역을 벗어나니 넓은 호수가 나타났다. 지리시간에 들었던 칼데라 호수인 아시노코다. 로프웨이의 끝에서 만난 아시노코 호수 주변은 휴양지가 가진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오리배도 보이고, 그 유명한 해적선도 보이고...

도겐다이항에 가까워 질수록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같다. 아직 하코네 여정의 마지막이 아니기에 완전히 내려놓을 순 없지만 이제부턴 조금 편안하고 부드러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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