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여행에선 비싼 영국의 물가를 생각해야 했기에(런던 올림픽 때문에 시즌동안 물가가 더 올랐던 걸로 기억한다) 최대한 홍콩에서의 비용은 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찾게된 것이 원룸형 숙소인 Panda였다).
헌데... 홍콩 호텔들의 리뷰를 보며 룸크기에 대한 불만들을 봤기에 감안은 했지만 작아도 너~무~ 작다! 싼가격이니 그럴 수 있다하지만 어쨌든 작은 방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 안에 있는 것이라곤 한쪽 벽면을 완전히 장악한 침대와 벽걸이 TV, 에어콘, 작은 탁자, 침대 아래 서랍장이 전부인 곳이다. 하긴...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뭐... 크게 빠지는 것도 없는 것 같긴 하다. 숙소에서 오래 머무를 것도 아니고 밤에 들어와 잠만 잔다 생각하면 크게 아쉬울 것도 없다. 아~ WIFI는 무지하게 빵빵하다.
사실 홍콩에 와서 가장 놀란 건 방의 크기가 아니다. 홍콩의 여름이 그렇게 습한지 미리 파악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숨이 막힐 정도의 습하고 더운 공기는 대구 더위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상당히 견디기 힘들었다. 밖으로 나가 5분이면 주루룩~ 흐르는 땀은 주체할 수 없었지만 다행인건 숙소가 침사추이 중앙에 있어 침사추이 주변을 이곳저곳 둘러보다 들어와 샤워하고 다시 나가고 하기엔 좋았던 것 같다.
숙소의 모든 불평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 바로 창을 통해 바라보는 시티뷰(city view)였다.
건물 건너편엔 마천루를 배경으로 삼은 침사추이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있다. 이 이슬람 사원의 옆 계단을 통하면 구룡공원으로 이어진다. 모스크의 규모가 생각보다 큰 듯 하다.
멀리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고층빌딩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면서 봤던 와글와글한 빌딩들과는 꽤나 달라보인다. 이 빌딩들의 최고 묘미는 해가 진 저녁의 모습이다.
홍콩의 야경은 너무도 유명하지만 대표적인 야경 포인트에 가지 않아도 방 안에서 이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여행자에겐 엄청난 행운이고 혜택이다. 방에 불을 끄고 바라보면 한참을 앉아 있어도 지겹지 않은 모습이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삼아 찾은 구룡공원. 길만 하나 건너면 바로 공원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른 아침이라 운동하는 홍콩시민들도 만나고, 아침식사하러 나온 새들도 만나고...
홍콩영화에서나 봐왔던 그런 제스추어를 취하는 사람들을 한참 바라보고 슬쩍 따라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늘 이곳에서 이렇게 운동하는 그들과 내가 어찌 같을 수 있을까. 삐걱거리는 몸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다시 공원 산책.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볼거리는 조류원과 조류연못이다. 처음 만나는 플라맹고. 부러질 듯 가느다란 다리에 온 몸을 맡기고 서 있으면서도 자기들 맘대로 할 건 다 하는 것 겉다. 녹지와 스포츠센터로 생각보다 넓은 크기를 가져 바쁜 여행자들은 패스하고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구룡공원은 지나친다면 이곳 조류원과 조류연못은 꼭 한번 보고 지나가길 기원한다.
비록 방은 작고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도 그리 넉넉하진 않았지만 이 넓은 구룡공원을 앞마당으로 가지고 있었던 곳이라 만족감은 생각보다 높았다. 저녁엔 인근 발마사지 샵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다. 홀로 여행 온 여행자에게 적합한 숙소였다.
※ 따로 간판이 없기에 찾아가기에 어려움이 있다. 만약 이곳을 숙소로 정했다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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