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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cious Memories/Travel Essay

한 아름의 매력을 가진 로마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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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한 무리의 새로운 친구들과 로마 야경투어를 위해 나섰다. 로마에서 대부분의 야경투어는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로마는 볼거리가 많아 현지투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 대한 여행사의 작은 선물(?)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현지투어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고 이렇게 알맹이만 빼먹는 얌체(?) 여행자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무료 야경투어가 좋았다면 다음 여행에선 충실한 애용자가 되어줄테니 그것도 손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무료로 진행되는데도 배낭여행을 온 친구들은 어느 여행사가 좋은지 서로 정보를 나눈다. 기왕이면 더 좋은 것을 원하는게 인지상정... 야경투어에 참여할 사람들은 현지투어 여행사마다 코스가 조금씩 달라지니 미리 확인하고 참여하시길... 여튼 난 함께 나선 친구들이 가는 곳으로 따라갔다. 이미 정보가 너무 알려진지라 테르미니역(야경투어를 위한 모임장소)엔 한국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여차하면 중간에 다른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본의 아니게 이동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따라다녀야 한다. 우리도 중간에 이산가족이 되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스페인 광장이다. 로마에 도착한 이후로 자의 반, 타의 반 성당들(대부분)만 돌아다닌지라 로마가 가진 다른 매력들을 맛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로 세계에 알려진 스페인 광장, 이곳에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한다는데 또 다른 소식통으로는 여기서 아이스크림은 먹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어대 광장이 굉장히 지저분해졌다고..., 믿거나 말거나... ㅎㅎ)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단순한 이유(교황청 주재 스페인 대사관이 있기 때문에)로 스페인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데 이유가 어찌됐건 이곳에 오는 스페인 사람들은 무지하게 기분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굉장한 번화가였나 보다. 아마 로마에서 본 사람들 중 가장 많이 몰려있었던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 계단을 올라설 엄두도 못냈다. 호기심이 많아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많은 사람들 틈에서 완전 질려버렸나보다.

 

 

 

 

돌아와서 보니 스페인 광장은 광장 자체 말고도 1600년대 초반에 만들었다는 배모양의 분수(로마에 홍수가 나면서 테베레 강이 넘쳐흘러 배가 이곳까지 흘러들어왔다는 것이 모티브가 됐단다, 누구는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가 이것이라고도 했다는데...), 삼위일체 성당, 오벨리스크... 아쉽게도 그냥 패스하고 말았지만 볼 것들이 너무 많았다. 또 하나, 로마 최고급 패션 거리를 그냥 지나쳤다.

 

 

 

 

아~ 그 이름! 얼마나 많이 들었던가. 트레비 분수를 보지 않고서는 로마에 왔다고 얘기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이곳은...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이 순간 트레비 분수를 처음 보았다. 사진으로, 화면으로 한번쯤 봤을 법도 한데 첫 만남이었다. 상상 이상이다. 분수의 형태에 놀라고 가득찬 사람들에 놀라고... 그저 그런 분수일거라 생각했는데 이걸 어찌 그냥 분수라 할 수 있나, 이건 하나의 대형건물이다. 지금은 상상이 안가지만 예전 이 근교에 살던 영국인들은 이 분수의 물을 떠마셨다고 한다.

 

 

 

 

로마가 얼마나 물이 풍부한지를 알려주는 듯 트레비 분수는 흘러내리는 물의 양도 대단하지만 바다의 신 넵툰이 해마와 트리톤을 거느리고 있다. 놀랍게도 트레비 분수의 수원이 되는 물줄기는 2000년 전 만들어놓은 수로를 타고 로마 외곽에서부터 흐른다. 이 수로를 만든 사람이 그 유명한 아그리파. 옛날 미술학원 가면 책장 위에 올려져 있던 그 아그리파가 이걸 만들었단다. 묘령의 처녀가 그의 부하 군사들에게 나타나 손짓을 하며 수원을 가리켰단다. 그래서 일명 '처녀수로'라고 한다고... ㅎㅎ 어쨌든 지금까지 내가 본 분수 가운데서 최고의 분수다.


또 한가지,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돌덩이는 좀 생뚱맞아 보이기도 하는데 트레비 분수를 재건할 때 이 근처에 있는 이발소 주인이 자꾸 찾아와서 잔소리를 해서 그의 시야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잔소리를 해댔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역시 잔소리는  누구든 듣기 싫은 거다. 한때 재개발로 철거이야기도 있었다는데 이걸 철거하겠다고?

 

 

 

 

트레비 분수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대체 뭘까? 아마도 이 분수에 깃든 전설때문이 아닐까, 동전의 갯수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는 말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하나는 다시 로마로 온다는, 둘은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세번째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하게된다는... 그래서 모두들 동전을 하나씩 들고 카메라와 결정적인 순간의 포착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일단 분수와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는 것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자리를 차지하고나면 찍는 사람이 자리를 잡아야하는데 설사 잡는다 하더라도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마지막으로 동전을 던지는 그 순간의 포착! 휴~ ㅠ.ㅡ 동전 하나, 그러나 나는 다시 이곳에 오게 될 것이다!!!!

 

 

 

 

 

새하얀 색으로 번쩍이던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은 어둠이 내린 지금도 하얀 자기색을 벗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도 헐어버리자는 말이 오가는 '로마 최악의 궁전'이라는 오명을 벗어버리려 더 빛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무솔리니가 낮에도 활활~ 타오르고 있던 햇불은 아직까지 타오른다. 하긴 절대 꺼지지 않는 불이라 했으니 꺼지는게 더 이상한 일이지. 중앙에 있는 기마상은 이렇게보니 그리 커보이지 않는데 실제로는 무지하게 큰가 보다. 저 말의 뱃 속에 텅 비어있는데 그 속에서 이곳을 만든 사람들이 파티를 할 정도였다고 하니 말이다. 로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대하다! 이곳에 서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는데 아래의 국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로마에서 가장 많이 찾은 곳이 콜로세움이다. 그러려고 그런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리 되었다. 밤에도 콜로세움은 역시나 빛났다. 어두운 돌은 그냥 두어도 이리 빛난다.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 사이에 있는 3개의 개선문 가운데에 가장 큰 개선문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처럼 너무 멀쩡하게 서 있다(318년인가 만들었다는데...). 이 개선문을 카피해서 만들어진 개선문만 해도 엄청나단다. 중앙에 큰 문은 왕의 길, 나머지는 군사의 길? 언뜻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넘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하다. 말은 승전을 기념하는 개선문이라는데 여기저기서 뜯어온 돌로 만들어졌다하니 아이러니다. 하긴 당시엔 그런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그들 사이에선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리라. ㅎㅎ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하게 된 그 때의 사건이 개선문에 그려져 있단다.

 

어느 곳이든 야경은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묘한 매력을 가졌지만 로마의 야경은 오랜 역사와 함께 유지되었기에 더욱 특별하게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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