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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하와이(Hawaii)

역동적인 모습의 카일루아 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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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여행잡지 Travie에 제공했던 원문을 그대로 올린 것입니다. 잡지에 실린 내용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지면상 삭제된 내용이 있을 수도... ^^).




넓은 자연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한켠으로는 사람냄새가 그리워진다. 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는 빅 아일랜드 알리이 드라이브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알리이 드라이브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격의 없는 모습으로, 구속하고 있는 틀은 없지만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세상을 즐긴다.



길가 조그만 모래밭에서 검게 그을린 피부의 네 남자가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경합이라 하기엔 어설픈 조합이지만 관객석엔 나름의 응원객도 있으니 그들에겐 엄연한 시합이다. 날렵하고 힘 좋아보이는 젊은이 둘과 근육과 살이 적당히 섞인 장년 둘의 시합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케 하지만 이상하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승부욕이라는 건 참 묘하다. 나와는 아무상관 없는 경기인데 내가 찍어둔 팀이 제 몫을 하지 못하니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 앉아있던 한 여성이 자신있게 경기에 동참한다. 순간 내 맘을 들킨 것 같아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옮긴다.


자리를 옮긴 곳엔 서커스에서나 봤음직한 커다란 투명한 공이 있다. ‘도대체 뭐하는 거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드니 한 여자아이가 호객행위를 한다. 선뜻 끌려드는 사람이 없자 옆에 있던 동료를 공 안으로 밀어넣는게 아닌가.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기다리고 있으니 서서히 공이 움직이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물을 첨벙이며 달리기 시작한 여자아이는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멋지게 긴 머리를 풀어 헤치며 좀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공의 회전속도가 빨라질수록 내 심장박동도 급해진다. 순간 중심을 잃고 휘청이던 여자아이는 공 안에서 나뒹굴기 시작했고, 멋있게 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몸을 주체하지 못한채 널브러졌다. 한바탕 묘기를 끝내고 나온 아이는 물에 흠뻑 젖었지만 당당한 개선장군의 모습이다. 운동신경이 더딘 나는 몇 걸음 떼보지도 못하고 나가떨어질게 분명한데 그녀는 한참을 달렸으니 당당할 만도 하다. 혹시나 그 자리에서 붙잡힐까 겁이나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성당보다는 교회가 많을 것 같은 이곳에서 반갑게도 성당을 만났다. 그런데 성당은 조립식 건물, 준비하고 있는 미사는 외부 텐트에서... 무슨 사연이 있을 듯 싶다. 눈치로는 아마도 이곳에 있던 성당이 지금은 많이 무너진 듯 하다. 그래서 모금도 함께하고 다양한 성물들을 판매하면서 수익금을 모으고 있었다.

 


산호로 만든 성모동산. 신기하다 못해 신비한 모습인 성모동산이다. 이렇게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정성이 쏟어졌어야 할까...


함께 미사를 하고픈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사정상 그러지는 못하고 마음만 두고 빠져 나온다.


여행에서 시장은 중요한 아이템! 카일루아 코나에는 알리이 드라이브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마켓이 마주하고 있다. 하나는 Farmers market으로 신선한 과일들과 전통을 담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가득하다면 다른 하나인 Kona inn shopping village는 각종 레스토랑과 고가의 장식품과 보석류가 가득하다.


이곳은  Farmers market!

 

개인적으로는 번지르~ 한 럭셔리 매장 보다는 이런 상설 시장이 더 좋다. 주말 저녁으로 접어드는 시간이라 두 곳 모두 파장 분위기였지만 그들이 가진 매력은 그대로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을 손으로 만지며 가벼운 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인 파머스 마켓에서 넉넉함과 정(情)스러움을 만끽하고, 눈으로만 봐야하지만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기대와 선망을 가지게 하는 코나 인 쇼핑 빌리지도 한껏 즐겨본다.



바로 이곳이 쇼핑 인 빌리지!



하와이를 상징하는 모형들도 보이고 우크렐레도 보인다. 하와이의 섬들을 담은 우크렐레가 눈에 띠는데 크기도 다른 우크렐레보다 좀 더 큰 것 같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꽃이 생명을 다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많은 여성들이 귀에 꼽고 다니는 꽃모형이 바로 이 꽃이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모형만큼이나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이다. 갑자기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생각나는 구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카일루아 코나의 기념촬영 포인트!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간다. 내가 꽂아준 꽃을 들고 선장 할아버지는 너무 좋아하시는구나. ^^

 

 


이 외에도 카울루아 코나에는 쉴새없이 귓전을 때리는 길거리 밴드들, 하와이가 아니면 볼 수 없을 산호, 벽면을 세계 지폐로 장식한 레스토랑,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그저 그곳을 지나는 것으로도 웃음지을 수 있는 거리들이 너무 많다. 여행의 마지막 날, 언제나 아쉬움으로 가득하기 마련이지만 조금씩 짙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 추억도 점점 더 짙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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