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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 이야기(Ocean)/하와이(Hawaii)

무지개 너머에는 서핑의 천국, 할레이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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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나오는 길에 예고에 없던 천상쇼가 펼쳐졌다. 미국 대륙만큼이나 큰 무지개가 생긴 것이다. 와~, 야호~! 내가 내지를 수 있는 소리란 소리는 다 질러본다. ㅎㅎ 이렇게 거대한 무지개를 본건 생애 처음이지만 반쪽짜리 무지개가 서서히 길어지면서 반원형의 완전한 무지개를 만들어가는 장면을 본 것도 처음이다. 이건 사람은 만들 수 없는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환상의 장면이다.


이렇게 생생한 무지개를 보게 되다니...(정말 선명한 무지개였는데 허접한 사진 기술로 이렇게 밖에 못 찍었다)
아~ 저 무지개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한한 상상력이 나를 자극한다.



이렇게 좋은 풍경을 보고 멈출 수 있는 것도 렌터카 여행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게 되었다면 크게 아쉬울 뻔 했다.
무지개는 날더러 먼저 가라하고, 나는 무지개더러 먼저 가라하고...
발길을 떼지 못하고 서로의 등을 떠밀고 있다.
결국... 내가 먼저 떠났다.

<마츠모토 그로서리 스토어 입구>

다시 호놀룰루로 돌아가는 길에 서정적 느낌을 주는 할레이바 마을에 들렀다. 할레이바 마을은 서퍼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서핑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들러 소박한 하와이를 만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꼭 오래된 미국 서부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소박하면서도 유유자적한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잡한 호놀룰루나 와이키키에 질렸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할레이바 마을이다.

할레이바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마츠모토 그로서리 스토어(M. Matsumoto Grocery Store)이다. 마츠모토 쉐이브 아이스크림(shave icecream)은 얼음을 잘게 갈아 팥과 시럽으로 맛을 내는 아이스크림이다. 여름이면 꼭 찾게되는 하와이식? 마츠모토식 빙수다. 1951년 일본인 마츠모토 부부가 서핑을 하러 찾아온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져 지금은 유명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이 찾는 하와이 유명 스팟이다. 문을 닫을 때가 다되어서인지 지금은 한산하지만 평소엔 긴 줄을 기다려 먹어야 하는 유명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시럽의 종류가 머릿 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색을 보고 선택해야 할지, 이름을 보고 선택해야 할지, 맛을 추청하여 선택해야할지 고민스럽게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뒤로 줄지어 서 있는 다른 손님들과 손이 보이지 않을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이곳 점원들을 생각하면 잠시 멈칫하는 것조차 미안하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앉아 먹는 아이스크림, 남편과 부인이 함께 앉아 먹는 아이스크림,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들 맛있게 작은 스푼으로 얼음과자를 퍼먹는다. 흐뭇한 모습... ^^


할레이바 마을은 시간이 멈춘 곳 같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도,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시원스레 들리는 파도소리와 따스한 햇살, 편안한 모습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모든 것들이 하와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하와이보다는 이런 모습의 하와이가 더 좋다!


할레이바 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한가지가 새우다. 이 부근에서 새우가 많이 잡혀 주변에 새우를 파는 트럭이 줄지어 서 있다. 우리로 보면 일종의 새우 덮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살짝 구워진 냄새가 완전 환상이다. 그래서 역시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본능적으로 트럭 앞에 멈춰섰다. 여러대의 트럭이 있어 어디서 먹을 것인지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눈에 딱 들어오는 한글... 두 말할 것도 없이 그 곳으로 향했다. 그저 한국 여행객들을 끌기 위한 일종의 호객행위라 생각했는데 반갑게도 한국분들이 하시는 트럭이었다.  


자매인듯 보이는 여성 두 분이 운영하는 새우집이다. 한국여인의 미모는 하와이에서도 빛을 발한다. ^^ 어디서 왔는지, 어디서 지내는지, 언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이 일을 하시게 되었는지... 짧은 시간에 의외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새우가 나오길 기다렸다. 기다리는 도중, 한 소년이 다가와 따라오라고 손짓을 한다. 왜?

<나무를 삼킨 거미집>

따라오라고 손짓한 그가 가리키는 곳은 거대한 나무를 삼킨 더 거대한 거미가 있는 곳이었다. 나무도 무지하게 큰데 그 나무를 거미줄로 꼼짝달싹도 할 수 없게 묶어 버렸다. 이런 거미줄은 스파이더맨이 아니면 만들 수 없을 것 같다. 거미가 있다면 계속 손짓을 하는데 아무리봐도 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지독하게 이상한 냄새가 난다. 뭐지? 그 소년 말로는 거미가 쏟아내는 냄새란다. 거미도 냄새를 풍기나? 우리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뿜어내는 생존전략인가? 여튼 냄새때문에 더 보기가 힘들어졌다. 갑자기 약속이나 한 듯이 코를 쥐고 소리를 지르며 트럭으로 달려왔다. 순식간에 우리는 십대 소녀가 된 것 같다. ㅎㅎ


<갈릭 쉬림프>

짜잔~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새우요리가 나왔다. 한 시간 뒤 예약되어 있는 저녁식사 때문에 1개만 시켜 나눠먹었는데 양도 적지 않다. 여러 종류 중 마늘이 듬뿍 뿌려진 갈릭 쉬림프로... 매운맛과 살짝 고민했는데 그냥 담백한 걸로 선택했다.
제, 맛은요?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간식으로 그냥 맛만 보자 했는데 의외로 너무 맛있어 주객전도가 될 뻔 했다. 손가락까지 쪽~ 쪽~ 빨면서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댔다. ㅎ


다 먹고나니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공작새가 돌아다니고 있다. 주인 언니께 물어보니 얘는 그냥 여기서 사는 얘란다. 주인이 누군지 모르는 공작새는 지 맘대로 왔다갔다 하다가 금새 사라진단다. 이 무슨... 후훗~ 멋진 부채한번 날려주지.


'이제 진짜로 시내로 갑니다~'했는데 어째... 또 무지개다. 희소성을 위해 좀 쉬어줘야하는데... ㅎㅎ 그래도 자꾸자꾸봐도 멋있다. 또 멈췄다. 이러다가 예약한 시간에 맞춰 가지도 못하겠다. ㅎㅎ 땅과 맞닿은 저 곳에 가면 무지개를 타고 올라갈 수 있을까? 그렇담 신나게 저 곳으로 한번 달려가보고 싶다.


알고보니 하와이에선 무지개를 보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였구나... 하와이의 모든 차들은 무지개를 품고 다닌다. 자동차 번호판에 무지개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 이제 하와이, 너를 기억할 때 무지개로 기억하겠구나. 내가 본 가장 거대한 무지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무지개, 그리고 천국같이 아름다웠던 그 곳으로 너를 기억할께.



<Travie: www.tra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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