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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충청도(Chungcheongdo)

[안면도] 겨울의 꽃지해수욕장 & 먹거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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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찾은 해수욕장. 어떤 느낌일까?
동해바다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갯벌이 깔린 서해바다를 본다는 생각에 설레임이 가득했다. 사실 한번 찾아오기도 힘든 길이기에 내 기대를 무너뜨리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컸다. 후훗~ 넓게 펼쳐진 갯벌은 빛으로 반사되어 어디서부터가 바다의 시작인지 알아채지 못할 만큼 눈부시게 나를 맞았다.


<할매, 할아비 바위>

안면도의 전설을 담고 있는 할매, 할아비 바위... 지금은 물이 빠져서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지만 물이 들어차면 멀리서 구경해야 한다. 안면도에서 찍은 다른 분들 사진은 다들 예술이더만 생각만큼 폼이 안나네. 멋진 풍경이었는데 그 맛이 살지 않는 것 같다. 역시 난 사진은 아니야. ㅠ.ㅠ


해변 산책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이 있다. 궁금해서 다가갔더니 뭔가를 잡고 있는 상황. 조개인가 했는데 모래 깊숙히까지 파내는걸 보아 낙지? 쭈꾸미? ... 유심히 보니 개불이다. 해안가에 오면 먹는 것 밖에 생각이 안난다. 이 먹성을 어찌할꼬... 개불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편인데 잡는 광경은 꽤나 볼만했다. 생각보다 넓은 영역을 깊게 파야지만 힘들게, 힘들게 개불 몸체의 일부가 보인다. 우리는 쉽게 앉아서 먹는 해산물이 어떻게 식탁까지 오게되는지 감사한 생각이 든다.


촉촉하게 젖은 갯벌을 다니다 보면 땅 속에서 뭔가가 올라온 것이 보인다. 뭔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아래엔 숨을 쉬고 있는게 있지 않을까 싶다. 오른쪽 처럼 구멍으로 물이 퐁퐁~ 올라오면 힘껏 모래를 파헤치면 된다. 그러면 개불이 나온단다. 많은 사람들이 개불을 잡기 위해 한 손에는 삽을, 한 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찾아 다닌다. 운이 좋으면 잠깐동안 많은 양을 찾을 수 있다.


때로는 큰 놈을, 때로는 작은 놈을 찾을 수 있는데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녀석의 몸부림도 만만찮다. 삽질이 빠른가, 몸짓이 빠른가... 그에 따라 생명이 오가기도 하고, 물질의 쾌감이 오간다. 힘껏 땅을 파서 개불을 잡아내니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환호가 터져나온다. 한 꼬마는 너무 좋아 콩닥콩닥 뛰다가 진흙에 발목이 잡혀 넘어져 버렸다. 그리고는 터트리는 울음! 으앙~~~ 녀석은 울음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작은 웃음이 떠오른다. 아이의 눈은 더 커진채로...


인고의 흔적이다. 그리고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을 봤더니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
촉촉히 젖은 갯벌 위를 첨벙첨벙대면서 걸어다니는 것도 기분이 좋다.



서해는 일몰이 일품이라고, 해질녘 찾아야한다고 모두들 말하지만 해가 뜬 후의 모습도 좋다. 이런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새끼 '게'가 쏜살같이 걸어가고 있다. 사실 쏜살같이 달려본들 얼마나 빠를까. 그래도 저 나름대로는 최대한의 속도가 아닐까 싶다. ㅎㅎ 아직은 조금 더 커야할 새끼'게'가 충분히(?) 클 때까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길 바래본다.

 

 

식후경이라 했나? 반대로 경후식이다. ^^ 실컷봤으니 이제는 배를 채울 차례.
해수욕장 옆으로 방포항으로 가면 조개구이와 대하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이른 아침(?)이라 식당들은 문만 연채 조용한 상태였다. 그 만큼 선택하는데도 어려움이... 그래도 꿋꿋하게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항구에 있는 '대양횟집'이다. 펜션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항구를 바로 마주하고 있어 바다를 바라보는 맛도 음식의 맛에 살짝 가미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물이 다 빠져버렸어... 웅~

 

 

오래 전 안면도에서 먹었던 대하를 잊을 수가 없어 이곳을 다시 찾았는데 지금은 대하철이 아니라 없다고 한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조개구이를 선택. 아침부터 조개를 구워먹는다는게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지 않나.

 


꾸물대는 조개살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신선함을 강조한다. 동네에서 먹는 조개구이와는 차원이 다른 맛...

 


맛은 좋은데 기술이 따라주지 않아 예고없이 튀고, 부서지는 조개조각들을 감당할 수 없다. 조개의 신선함을 말할 필요가 없지만 거기에 딸려 나오는 곁가지 음식들은 사실 동네에서 즐겨가는 조개구이집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익숙해서일 수도 있지만... 아니면 아침이라 신경을 덜 썼던 것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음식은 북적대는 곳에서 먹어야 그 맛도 더하는 법인데 아무리 유명 맛집이라 해도 주변에 아무도 없이 우리끼리 먹으려니 심심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계획상으론 밥까지 든든하게 먹을 예정이었지만 조개구이만 살짝 먹고 나왔다. 저녁에 찾아 소주라도 한잔 하며 먹었어야 했는데...


역시 돌아나오다 출출함에 끌려 태안의 명물 호박고구마집을 찾았다. 군고구마를 사들고 특유의 향에 끌려 호박고구마 한박스를 차에 실어 왔다. 돌아오고 나서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가족모두 제일 맘에 드는게 호박고구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렇다고 다른 것들이 별로라는 것은 결코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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