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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트 길겐(St. Gilgen)은 장크트 볼프강(St. Wolfgangsee)호수를 끼고 있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마을?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 뭐든 좋을 것 같다. 아니, 호수든 마을이든 둘 중 어느 하나도 없으면 지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 함께 있어서 조화롭고, 함께 있어서 더욱 보기좋은 풍경이다. 영화에서 보던 동화와 같은 휴양지의 모습을 하고 있어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호수쪽을 향하고 있는 벤치에 조용히 앉아 본다. 하루 종일을 바라보고 앉아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만 같다. 관광객들을 위해 배를 띄워놓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타야하는지를 찾지 못해 결국 배는 못타고 돌아왔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걸어만 다녀도 좋은 곳이 길겐 호숫가이다.
호수인데도 불구하고 파도가 친다. 옥빛 호수 속으로 마구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나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갈아 입을 옷도 없고, 닦을 수 있는 수건 한장도 없고, 다시 버스를 타고 늦지 않게 돌아가야하니... 안되겠다.... 이것저것 따지는 걸보니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한적하게 강아지에게 물을 먹이고 있는 부자가 너무나 여유로워 보인다. 내 여행 프레임 속에서 이 시간의 주인공은 그들이다.
호수같지 않은 호수에서 나도 한번 여유를 부려본다. 언제 또 이런 여유를 부려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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