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요새를 찾았을 때 빼놓아서는 안될 것이 다뉴브강과 그 너머에 보이는 부다페스트 전경을 관람하는 것이다. 멀리까지 왔으니, 그리고 언제 또 이곳을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 포인트를 콕콕 찝어 빼놓지 않고 살펴봐야 한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의 모습>
20년의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이곳은 우리가 갔을 때도 공사중이었다. 이 공사도 18년째 진행중이란다. 만든 년수와 맞먹는 수리 년수. 도대체 무엇을 위한 공사인지... 국회의사당 건물의 규모와 위용은 어떤 곳에도 뒤지지 않게 거대했다. 건물 내 방만 691개, 근 700여개가 있다하니 말한들 뭣하리오. 헝가리인들이 스스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건축 자재와 건축인력, 기술 모두 그들 민족만으로 채우기 위해 엄청난노력을 한 기념적 건축물이다.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은 첨탑들이 예사롭지 않다. 영국의 웨스터민스터궁을 벤치마킹했다고 하는데 웨스터민스터궁을 보진 못했지만 아주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사당을 보는 것은 이것으로 마무리. 거대한 실내를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헝가리에서 봐야할 것이 너무나 많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여 할 수 없이 내부를 포기했다.
내가 본 지점과 거의 같은 곳에서 촬영한 것 같다. ^^
다리 하나가 건축물에 뒤지지 않는 관광상품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체니 다리이다. 다리의 모양도 멋지지만 다리에 담겨있는 전설이 신비함을 더해주는 것 같다.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헝가리 영화 글루미선데이의 한 장면이다. 글루미선데이는 아름다운 음악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아름다운 배경을 보여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 어부의 요새를 중심으로 다뉴브 강 주변이다. 그래서 세체니 다리도 종종 나오고, 국회의사당도 나온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을 내가 거닐고 있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게만 느껴진다.
(세체니 다리는 왕궁을 둘러보고 건너게 된다.)
지금부터 찬찬히 왕궁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부의 요새에서 왕궁, 미술관은 일자로 줄지어 서있다. 거리가 있긴하지만 충분히 걸어서 볼 수 있는 거리이다. 위의 사진은 요새에서 왕궁으로 가는 길 중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뒷골목이다. 산책길로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다. 관광객들 보다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사실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연히 찾게 된 길인데 뜻밖의 좋은 경치에 너무 놀라게 되었던 길. 옛왕궁의 산책길이란다. 사실 우린 사람이 많은 유명 관광지보단 이런 길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여기서 넘 오랜시간을 보내 버렸다.
여기에 흐르는 물이 먹을 수 있는 식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산책길에는 군데군데 식수대가 있다.
아직은 문을 열지 않은 한 상점. 추측해보건데 인테리어 소품점과 같은 분위기인 것 같다. 사진을 찍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유리에 비친다. 동생과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은 거의 다 이런 식이다. 유리에 비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다.
이른 아침에 도착했을 때에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더니 조금씩 관광객과 주민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진다.
이날 하루는 교통수단없이 부다페스트의 부다지구와 페스트지구를 정신없어 걸어다녔다. 피곤하긴했지만 슬쩍슬쩍보는 것이 아닌 구석구석을 살펴보겠다는 우리의 여행계획은 충실히 지켜진 것 같았다. 다리가 아프긴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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