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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서울(Seoul)

휴일 가족 나들이 추천: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보는 서울의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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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을 보면 "사대문"이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서울의 4대문. 

동쪽의 흥인지문, 남쪽의 숭례문, 북쪽의 숙정문, 그리고 서쪽의 돈의문...

그중 하나인 돈의문의 이름을 걸고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어 서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


돈의문은 서울 도성을 축조할 때 사대문과 함께 세워졌지만 여러 가지 설로 옮겨졌다 전해지고, 일제강점기에 도로 건설을 이유로 완전히 철거되면서 사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사라진 문이 되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돈의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인근을 묶어 마을로 조성되었다. 2003년 돈의문 뉴타운 사업으로 철거될 뻔한 건물들이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아 근현대 서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일명 서울형 도시재생의 대표 모델로 볼 수 있다.

상설전시, 기획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中

 

 

돈의문 박물관마을 안내소 및 마당(Information Center & Village Yard)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마을안내소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을박물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고, 지도와 브로셔 등 각종 안내 자료를 얻을 수도 있다.

 

▶ 도슨트 투어

  소요시간 40분 내외, 매일 오후 2시, 4시(주말 오후 2시, 3시, 4시 30분)

  홈페이지 예약 가능(https://dmvillage.info/docent), 현장 신청 가능

 

 

돈의문 박물관마을 지도(출처: 돈의문 박물관마을 홈페이지)

 

 

돈의문역사관(Donutimun History Museum)


 

1960년대 가정집이었다가 2000년대 후반까지 식당으로 운영되었던 건물에 보강공사를 거쳐 역사를 담은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돈의문 주변 마을의 특징, 주택의 형태 등을 설명하고 있어, 역사적으로, 건축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레스토랑으로 운영되었다더니 뷰맛집으로도 한 몫했을 듯하다. 

최대한 옛모습을 보존하면서 안전성을 고려하여 재건했고, 옛 설계도와 공사 당시 발굴되었던 소소한 물건들도 전시되어 있다. 

 

1900년대 중반까지 가정집으로 조성되었던 동네가 1960-70년을 거치면서 비밀과외방으로 사용되다가 강남으로 많은 학교들이 옮겨진 후 고층빌딩과 회사들이 들어오면서 식당 골목으로 유명해져 지금까지 이어졌다.

 

 

경희궁 궁장터

 

돈의문역사관에서는 조선시대 당시 돈의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주변은 어땠는지 기록과 영상으로 설명한다. 1396년 세워진 돈의문은 중국 사신들이 한양을 오갈 때 이용했고, 개항 후에는 외국인과 서양문물, 전차도 지나다녔다. 처음 만들어졌던 돈의문이 옮겨 지어지면서 '새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이 주변을 새문안 동네라고 부르기도 했다.

 

공사 당시 땅 속에서 발견된 경희궁 궁장터를 보존하여 관람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이라 깜짝 놀람! 이걸 모르고 재개발했다면 어쩔 뻔 했나 싶다.

 

 

 

1956년 건축되어 3대가 살았다고 삼대가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60-80년대 과외방으로 재현되었고, 지금은 주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오밀조밀 작은 방들이 비밀과외를 하기에 딱 좋은 곳으로 보인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좁은 골목 사이를 걷다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겐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가 되고, 어른들에겐 옛 추억의 모티브가 되는 포토스팟도 군데군데 있다.

 

 

 

돈의문구락부((Donuimun Gurakbu)

 

 

 

'구락부가 뭐지?' 싶어서 찾아보니 클럽(club)을 일본식 발음으로 하면 구락부가 된단다. 사교모임을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분위기가 근대 시대극에서 봤던 Bar나 커피숍 같은 유흥업소쯤 되는 것 같다. 새하얀 양복에 중절모를 쓴 모던 보이와 세련된 모자와 장갑으로 무장한 신여성이 가득했을 그 옛날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패티김, 이미자, ○○시스터즈... TV에서 보고 들었던 옛 가수들과 잘 어울릴법한 무대에 꼬마 숙녀들이 섰다. 꽤나 잘 어울리는 듯 하다. 2층에선 보드게임, 영화감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테일러 상회는 1910년부터 해방되기 전까지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종합무역상사로 앨버트 W. 테일러가 운영했다. 처음엔 자동차, 악기, 가구, 생활잡화 등을 수입하여 조선에 살던 외국인들에게 물건을 판매하다가 점차 전통 가구를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으로 확장했다. 아버지를 따라 조선에 입국했고, 사업가였지만 조선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3.1 운동을 외국에 알리기도 했다. 일본에 의해 추방당했다가 결국 조선에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테일러 상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의외로 논문도 몇 편 있고... 그들이 살던 집도 남아있어 관람이 가능하다 한다. 다음에 꼭 찾아가 봐야지.

 

 

 

생활사전시관(Hall of Life History)

 

 

아마도 우리 부모님이 살았던 옛 집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부뚜막이 있는 부엌, 자개로 된 가구와 재봉틀 등 일반 가정에서 갖추고 있을 법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이곳에서 연신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추억의 한 모퉁이를 찾으셨나 보다.

 

 

 

요강이라니... 요즘 아이들은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일지 알라나?

 

 

 

지금이야 남녀 모두 미용실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어릴 때만 해도 아빠는 이발소라는 곳을 찾으셨다. 참... 최근 바버샵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새로 생기기도 하던데 가격이 어마무시... 포르투갈 여행에서 이런 이발소를 만났을 때 한참 서서 구경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정면의 벽에 걸린 태극기는 참 생뚱맞다.

 

 

박물관마을 골목 어딘가의 조형물

 

꼭 시대를 박제한 듯한 조형물이다. 생활필수품들인데 어쩌면 몇 년 지나면 볼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마치 타임캡슐 같은 느낌...

 

 

 

단관으로 운영되던 극장이 멀티 플랙스로 바뀌고, 지금은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 밀려 옛 명성을 잃고 있는 영화관.

이렇게 보니 극장도 참 우여곡절 많은 날들을 보낸 것 같다. 그럼에도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가 있으니 극장이 사라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1층에선 영화 필름을 전시하고, 2층에선 진짜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비록 옛날 영화라 화면도 음향도 어색하지만 추억여행이 필요하다면 이곳만큼 적격인 곳은 없을 듯하다.

 

 

스코필드기념관(F. W. Schofield Memorial)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illiam Schofield)... 한국 이름 석호필

영국 태생의 외국인이 한국독립운동 인명사전에 올라 있다. 세브란스 의학 전문학교 교수로 한국에 오게 되어 3.1 운동을 목격한 뒤 일제강점기 일본의 비인도적 행위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독립 후에는 한국사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기도 하고, 고아와 가난한 학생들을 보살피는 일을 했다. 진정한 인류애가 이런 것이 아닐까... 그의 유언에 따라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한옥 체험관(Hanok Experience Center)

 

 

 

박물관마을 안내소 오른편은 한옥 체험관이 이어진다.

카페도 있고, 학당도 있고... 다양한 체험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해도 좋을 듯하다.

 

 

 

마을에 들어설 땐 산책하듯 한번 둘러봐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너무 많았다.

둘러볼 수 있는 전시관만 무료 39곳, 물론 분식점, 카페 등도 포함한 것이지만 알차게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채워 나도 모르게 시간여행에 빠지게 된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즐거웠던 분들...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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