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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마을 이야기(Asia)/중국(China)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에 둘러보는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 & 루쉰(홍커우)공원 윤봉길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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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오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지난 달 다녀온 상하이 임시정부 유적지 생각이 났다. 짧은 일정 중에 꼭 다녀와야 할 곳 1순위로 꼽았던 곳이라 방문하기 전부터 기분이 꽤 들떠 있었다. 상하이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신천지 주변에 있는데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만큼 일상적인 분위기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가 있는 건물은 여전히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삶의 일부였고, 그 덕분에 당시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듯 하다. 방문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던 반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화려한 신천지 쇼핑몰에서 5분여 거리임에도 동네 분위기는 신천지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골목 한 가운데 서서 눈을 감으면 바삐 이 길을 오갔을 독립투사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그들의 무거운 마음과 비장한 결심이 공기를 통해 전해지는 듯 하다. 아니,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자꾸 눈을 감게 된다.

 

 

 

상하이(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을 위한 노력이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이들의 염원을 담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1989년 부터 지금까지(2018년) 4월 13일을 임시정부 수립일로 기념해왔으나 잘못 지정된 기념일이라는 지적에 따라 내년(2019년)부터는 4월 11일로 변경하여 임시정부 수립일을 기념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당시 프랑스 조계지에 위치했던 상하이 임시정부는 일본정부의 감시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고, 덕분에 독립운동의 구심체가 되어 공채발행, 특사파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1932년 윤봉길 선생의 홍커우 의거(폭탄 투척) 이후 항저우를 비롯한 중국 곳곳을 피해다녀야만 했다.

1992년 한국과 중국의 수교가 이루어지고 이후부터 몇 번의 복원공사(최근 2012년)를 거쳐 현재의 유적지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관람시간: 화~일 9:00AM~12:00PM, 13:00~17:00 / 월 12:30~17:00 (break time 확인 필요!)

관람료: 20위안

 

 

비디오 시청을 시작으로 1층, 2층의 임시정부청사를 둘러볼 수 있었고,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관람에 더 집중하여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의 선조들이 이곳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 중국 정부의 도움이 컸다는 새로운 사실(?)을 늦게 나마 알게 되어 조금 고마운 마음도 생긴다. 근대 역사에 대해 좀더 살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가이드북을 읽다가 찾은 아이러니: 이곳이 유적지로 개발되기 전엔 한국정부와 중국정부 모두가 이곳의 존재를 몰랐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집에 살던 사람은 이곳이 과거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양국 정부는 이곳을 찾는데 무지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만 둘러보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았는데 윤봉길 의사의 폭탄투척 장소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말에 이곳을 찾게 되었다. 지금은 루쉰공원이라 불리는 홍커우 공원 내에 '매정'이라는 이름의 소박한 기와건물이 바로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다.

 

 

 

봄기운이 움트기 시작했던 때라 기분좋게 어우러진 꽃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할 수 있었다. 이곳에 와서야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는 관람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실, 큰 볼거리가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관람하는 1시간여 동안 10명도 채 안되는 사람들이 둘러볼 뿐이었다. 그럼에도 이 곳이 좀더 기억되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었음 좋겠단 생각이 든다.

 

 

 

봄인데...

우리의 봄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기념관은 2층 건물인데 1층엔 도시락과 물통 폭탄(복제품), 윤봉길 선생이 가족들에게 쓴 편지가 전시되어 있고, 2층에선 윤봉길 선생과 관련된 일화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 영상이 꽤 잘 구성되어 있어 윤봉길 선생에 대해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 것 같다. 함께 관람했던 대학생 처럼 보이던 학생들 왈 "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아!"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 천왕의 생일에 전승축하기념식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김구선생은 거사를 계획했고, 이때 윤봉길 선생이 거사의 일원으로 선발되었다. 당시 이봉창의 폭탄투척이 실패하고 난 뒤라 더욱 치밀하게 준비를 했고, 폭탄 투척으로 일본 주요 인사가 사망 또는 중상을 입게 되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윤봉길선생은 체포되었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상하이 임시정부는 일본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떠돌아야 했지만 중국정부의 도움을 받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구선생과의 유명한 일화로 알려진 시계 복제품도 있다.

 

 

 

2층 영상실에서는 윤봉길선생의 일화와 폭탄 투척 당시 영상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 야학을 열어 농촌 계몽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사실도 좀더 자세하게 볼 수 있고, 어린 아들에게 쓴 편지의 일부가 낭독될 때는 찡한 울림이 남았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홍커우공원(루쉰공원)은 아큐정전으로 잘 알려진 루쉰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매정만 둘러보기 아쉽다면 루쉰기념관을 비롯한 볼거리를 함께 둘러봐도 좋고, 조용히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상하이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의 흔적은 타국이라 그런지 더욱 가슴 뜨겁게 만드는 것 같다. 과거에 집착하며 현재를 희생해서는 안되겠지만 과거를 모르는 이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듯, 흘러간 시간으로 치부하지 말고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 삶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음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두 곳에서 만난 우리의 역사는 참으로 의미있었던 것 같다.

 

매정

 

관람시간: 7:30~18:00(1-6월/10월-12월) / 7:30~18:30(7-9월)

관람료: 15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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