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물고기 나무
벌써 지난 계절이 되었지만 여전히 생생히 기억에 남는 하룻밤 내 안식처였다. 아니, 겨우 하룻밤인게 아쉬웠던 안식처였다.
너무 늦은 밤에 도착해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외관,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여러 개의 컨터이너를 쌓아 만든 듯 한데 실내는 하나로 연결되어 오픈된 공간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 하룻밤 사이에 이 궁금증을 풀수는 없었지만 상당히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자칫 딱딱하고 차가워보일 수 있는 컨테이너 하우스의 내부를 따뜻하고 아늑한 목재로 마감하니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됐다.
알고보니 이곳 주인언니(이곳 주인장을 언니와 삼촌으로 부르라는 공지에 따라...)가 목공예를 업으로 하신단다. 그래서 손수 하나하나 만들었다는... 그래서인지 더 대단해보인다.
근데 언니와 오빠가 아니라, 이모와 삼촌이 아니라 언니와 삼촌이 됐을까? 두 분은 부부였는데 이 또한 궁금~
물고기 나무 게스트하우스의 메인룸인 '언니네'방!
여성전용 도미토리로 6명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지만 침대가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어 어느정도의 독립성을 지켜준다(공간도 넉넉). 그래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최적인 듯 하다. 때때로 도미토리 침대가 마주보고 있어 민망한 적이 있기도 했는데 한쪽 벽을 향해 있어 조금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성수기가 지난 때라 6인실에 2명이 묵었다.
무엇보다 독립된 침실 내에는 넉넉한 콘센트와 스탠드가 마련되어 있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개별난방도 사용할 수 있다.
물고기 나무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곳곳에 경치를 관람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있다는 사실!
룸과 연결된 경우도 있고, 외부 테라스인 경우도 있어서 취향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이 공간 너무 마음에 들었다. 혼자여서 담소는 나누지 못했지만...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테라스에서 마신 맥주 한잔의 여운이 지금도 느껴지는 듯 하다. 꼭 다시한번 여기서 맥주를 들이키리라...
게스트하우스의 1층은 공동 공간, 2층은 여러 개의 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1층에서 간단하게 조리를 할수도 있고,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을 수 있다. 생각보다 책도 많아서 선택의 폭이 꽤나 넓다.
아침식사는 빵과 시리얼 등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다.
난 간단히 시리얼과 토스트, 그리고 달걀 후라이로 한 끼 해결!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언니가 만든 감귤 퓨레~
직접 만들었다는데 달지 않으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못먹을 것은 절대 넣지 않았다!"는 유머 넘치는 안내문에 시선고정!
그래서 집으로 3통을 사왔다는... 가족들 모두 한동안 행복한 토스트를 맛봤다. ^^
갑작스럽게 내린 비를 바라보기에도 일품인 장소다. 여행자에겐 불청객일 수 있는 비가 좋은 공간을 만나니 낭만이 되었다.
2층 화장실 겸 샤워실
1층 화장실과 샤워실은 남성용, 2층은 여성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2층 화장실엔 커다란 창이 있는데 반사경으로 만들어 낮에는 푸른 풍경을 바라보며 샤워를 할 수 있다. 밤에는 빛으로 커튼을 사용해야 하지만 낮엔 걱정없다는 친절한 안내문~
살짝 열린 문틈으로 바라봤던 3인실(기본 2인실이지만 3인까지 묵을 수 있단다).
물고기 나무는 게스트하우스 뿐만 아니라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굳이 하룻밤이 아니더라도 잠시 들러 향기로운 차 한잔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페에서는 언니가 제작한 공예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으니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이 재미는 하룻밤을 함께하며 쌓인 추억 때문에 더 크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지만 내겐 아쉬운 발걸음을 위로하는 것이 되기도 했다.
밤 늦게 달려와 겨우 하룻밤을 묵고 가지만 꼭 다시한번 가고 싶은 곳으로 기억할 만큼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이번엔 하지 못했지만 다음번엔 물고기나무의 특별한 이벤트인 1년 우체통*도 이용해봐야겠다.
*1년 후 이곳에서의 추억을 담은 엽서를 보내주는 물고기 나무 게스트하우스만의 이벤트
▶ 물고기 나무 게스트하우스: blog.naver.com/fishtre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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